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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Aug 26. 2023

대학원 휴학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

더 나은 선택을 위해 유연한 멈춤과 포기도 필요하니까.

요즘 SNS 피드에 석사졸업 인증샷이 꽤 보인다. 끈기를 가지고 30대 40대에도 끝까지 대학원 과정을 마친 이들을 리스펙 한다. 이런 와중에 나는 대학원을 잠정 휴학했다. 여전히 변함없는 '석사과정'이지만, 9월 개강부터는 공식적으로 수업을 들으러 가지 않는다. 다들 의아해하는데, 내가 휴학 결정을 내린 이유는 명확하다.


'시간이 아까워서'


아깝다는 건 투자 대비 보상의 효율값이 맞지 않을 때 쓰는 말이 아닌가. 우리 학교가 어쩌고.. 가 아니라, 순전히 내 사정이다. 주간에 강의하고 야간에 수업을 듣는 시간이 빠듯하다 보니 미래를 준비하는 데, 다만 석사졸업장 하나만 보고 달려가는 형국이 되었다는 데에 불현듯 현타가 찾아왔다.

여기서 네트워킹을 해서 내 미래가 준비된다면 석사학위에 더하여 뭔가 든든함이 있을 것 같은데, 교대학원 평생교육 전공의 특성상 내 관련 분야 네트워킹이 상대적으로 약해 각자도생이 불가피하다고 나는 보았다. 내가 가진 것을 다 주어도 얻을 것이 크게 보이지가 않았다.

당장 석사졸업을 한 번에 끝내면 내 나이 마흔 살인데, 이 중요한 시기에 한 학기 600만 원 이상씩 내면서 석사졸업장 하나를 위해서만 달리는 것보다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해야 했다. 꼭 지금 시기에 졸업을 한 방에 해야 하나? 내 30대 끝자락의 시간에 주요 저녁 시간을 올인할 만큼 급한가? 중요한가? 1년을 다녀보니, 둘 다 아니었다.

결국, 40대 도약을 위한 30대 후반의 시기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돈을 벌며 더 많은 세상을 경험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에 나는 휴학을 결단했다.

내가 투자한 시간 대비 내가 얻을 것이 더 큰 것에 집중해야 나은 시기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남은 1년 반 이상을 꼼짝없이 집중해야 하는 석사학위는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1년 뒤, 2년 뒤에도 취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학교나 전공엔 문제가 전혀 없다. 그랬다면 자퇴를 했겠지. 내게 중요한 건 '지금'이었다. 챗바퀴를 돌리는 야간대학원 생활은 오히려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린 후에 해도 그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결혼은 다른 문제라 그와 무관하게 일찍 복학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멀티가 안 된다느니 이런 건 다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쪼개 내 정신과 체력을 갈아 넣으면 불가능은 없다. 2학기를 보내는 1년 내내 질문했다. 의문이었다.


그만한 가치가
정말로 있는가?


내 지금을 투자할 만큼 소중한가? 이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이? 나는 아니다. 방학 중 휴학을 결심하고 휴학신청을 한 이후 내가 많이 달라졌다는 건 스스로 잘 안다.

누구든 나를 보면 인스타그램만 보아도 '꾸준하다. 성실하다. 열정적이다'라고 평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나에겐 '지금'의 성과를 쌓아 꿈을 이룬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 그 과정 중 하나로 택한 석사는 내 '지금' 인생의 우선순위에서 잠시 뒤로 밀렸을 뿐. 다시 재개할 때가 오면 또 열심히 마무리에 임할 생각이다. 솔직한 목표는 석사보다 수백 배 큰 성과를 내는 것이라, 복학과 졸업이 아직 가까운 플랜에 있진 않지만.

이동영은 추진력과 집중력이 좋은 만큼 멈춤이나 포기도 빠른 사람이다. 늘 내가 무언가를 할 거면 제대로 해왔다. 더 제대로 할 것이 있으면 실행순위를 즉각 재배치한다.

이미 이뤄진 미래를 향한 지금을 살 것이라는 데에 나는 변함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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