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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Sep 16. 2023

두 번째 시

이동영

내 사랑은 사랑인 적 없었으니
착각 속에 피었다가
현실 속에 시든다

향기는 늘 존재했고 가짜였다
이별은 영원히 부재했을 것이나 진짜였다

행동 하나 없는 상대에게

자기 말을 선택 기억하는 상대에게
무한히 인정받으려 나를 납작이도 엎드렸다
무의식은 분노하는데 의식의 나는 웃겨주

웃었고 내내 잔망스러웠다

사랑한다는 말의

무게
흔한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실감하기 전까진 모두 막연한

깃털 같은 나열에 불과할 뿐

내 사랑은 한 번도 사랑인 적 없었으니
착각 속에서 피어났다가
현실 속에서 시든다


허공에서 쇠잔한 채 짓밟힌다

맥없이

처참히.


아픈 줄모르고



커버 이미지 출처: 고요 속의 타오름(안희진 작가)

https://www.instagram.com/p/CMuHYDJpTMn/?igshid=MzRlODBiNWF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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