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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Oct 22. 2023

작가 출신 강사가 알려주는 '말 잘하는 방법'

'말 잘하려면 경청하세요'라는 말은 이제 식상하잖아요?

네, 말을 잘하고 싶다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글쓰기를 당장 시작하세요."입니다.


말을 잘하고 싶다는데 대뜸 왜 글쓰기를 하냐고요? 제가 말을 잘하게 된 1등 비법이 '글쓰기'였기 때문입니다. 작가 출신이고 글쓰기 강사 10년 차(2023년)이기 때문에 글쓰기를 언급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진짜 말을 잘하고 싶은 분이라면 한 번 속는 셈 치고 끝까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MBTI로 말하자면 IIII, 내향형 of 내향형 인간인지라 제가 대중 앞에서 강의를 한다는 건 사실 제 성향과는 그렇게 맞지 않지요. 다만 관심받는 걸 좋아하는 내향형 인간이다 보니 사람들 앞에서 존재를 인정받는 그 자체를 '내심' 즐기는 성향입니다. 꼭 저와 비슷하지 않더라도 내 생각을 오해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매끄럽게(스무스하게) 전달하고 싶은 사람이 이 글을 볼 확률도 높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걸 상대에게 전달하고 싶다! 이게 말하기를 잘하고 싶은 근본이겠죠.


저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말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였습니다. 생각이 너무 많았고 정리가 되지 않았던 탓이었죠. 근데 글쓰기가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요. 말해야만 하는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그 정리된 생각은 정제된 문장으로 제 입에서 술술 나왔습니다. 그 말해야만 하는 환경이 저에겐 독서모임이었어요.


말을 정말 잘하고 싶다고 생각한 결정적 계기 = 독서모임

글만 써서 올릴 때엔 비대면이라 사실 말까지 '굳이' 잘할 필요가 없었는데요. 독서모임을 처음 시작(참여)하고서 말 한마디 입을 떼지 못한 이후에 말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해졌습니다. 독서모임에 예쁜 여성분들이 많.. 그때부터 말하기에 진심이 되니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고요. 스피치 아카데미 같은 곳에선 발성법이니 목소리 관리, 논리적 구성 짜는 법, 발음 잘하는 법 같은 걸 배우기도 하는데요.


사실 저는 그것보다 앞서 말하기(스피치)에 '더 중요한 것'이 '정제된 문장을 구사해 내느냐'하는 지점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제 경험상으로는 일상 속 글쓰기가 그 역량 높이는 작업 도움이 되었으니까요.


말하기는 즉흥성이 있고 휘발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실수'에도 매우 취약하죠. 그에 반해 미치는 영향력은 또 강합니다. 글쓰기의 퇴고(글을 고치고 다듬는 과정)처럼 말하기 역시 자기 안에서 순간적으로 몇 번이고 고치고 다듬어내는 '감' 내지는 '센스'가 몸에 밴 사람만이 말을 잘하는 인상을 줍니다.


글쓰기를 평소에 반복하다 보면 말하기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글쓰기는 다양한 주제에 정제된 논리와 문장을 정확하게 구사해야 전달이 됩니다. 평소 일상에서 글쓰기를 해두면 멘털적으로도 든든합니다. 이미 몇 번이고 고치고 다듬어내어 문장을 완성하는 훈련을 글쓰기를 통해 했기 때문에 말을 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식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쓰지 않더라도 정제된 문장이 술술 나오게 되는 거죠. 글쓰기 덕분입니다.

 

그렇게 되면 말하기보다 글쓰기 실력을 높여야 하는 게 더 문제 같다고요? 맞는 말입니다. 글 한 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비대면으로 깨져봐야 합니다. 근데 말을 해서 깨지는 건 가까운 관계나 가까워지고 싶은 관계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지만, 글쓰기는 편지를 쓰는 게 아니라면 가깝지 않은 관계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자신의 세계가 깨져보는 경험을 겪는 것이 핵심입니다.


글쓰기와 달리 말을 잘하려면 비언어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말하기(스피치)에서 우선순위를 표정, 말투, 톤, 제스처 등(비언어)에 두지 않고 1순위로 우리가 갖추어야 하는 '언어적 역량'에 주목해 보기를 바랍니다.


상황적 맥락을 읽고 센스 있게 내 생각을 내 언어로 정제하여 정확한 문장을 구사해 내는 것.

이것을 우선 목표로 삼으면 글쓰기가 말하기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저는 강조하고 싶습니다.


주술호응으로 단련하기

평소에 글 쓰는 습관이 몸에 배면 내 생각을 문장으로 치환하여 구사할 때 '주술호응(주어와 서술어가 맞는 문장)'으로 완결된 말을 하게 됩니다. 이게 먼저 되어야 합니다. 내가 상대에게 임팩트 있는 메시지 전달을 지금보다 정확하게 하고 싶다면 (가능하면 짧고 간결하게) '주술호응'이 된 문장이 연상될 수 있도록 글을 써보는 게 좋겠죠. 모호하게 끝을 흐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자신감 있는 말하기가 가능합니다.


다양한 주제로 습작해 보기

여기에서 한 단계 말 잘하는 스킬을 레벨업 하고 싶다면, 평소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써보는 것부터 하면 가장 좋습니다.


어떤 주제로 말을 하게 되어도 '맥락에 맞는 할 말이 바로 연상되도록' 평소 다양한 화두를 가지고 글을 써보는 게 좋다는 겁니다. 그럼 '뚜렷한 문장'이 비슷한 주제로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 번쩍하고 떠오릅니다.


여유를 가지는 경청하기

또한 내 생각을 말했을 때 상대가 '반박'했을 때에도 그 논리를 살펴보고 허용하는 여유까지 갖게 되지요. 모두 동의하지 않더라도 상대의 말을 넓은 품으로 허용하는 여유는 생산적 대화를 이끌어냅니다. 내 말이 무조건 옳은 게 아니라는 여유와 내 생각을 완결된 문장으로 구사해 낼 수 있다는 여유. 이 두 가지가 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비결입니다.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정제된 문장을 구사하는 여유가 말하기 실력이 좋아 보이는 핵심인 거죠.


여기서 이제 드. 디. 어. 흔하디 흔한 '경청'에 대한 스킬이 들어갑니다.


말을 잘하는 방법은 '일단 잘 들어라'하는 말 질리도록 들어보셨죠? 많이 듣고 결정적 한마디를 임팩트 있게 해내면 되니까요. 전후 상황의 맥락적 흐름에 맞는 적절한 질문과 맞장구만 더해지면 '와 말 잘한다'하고 상대가 느끼게 된다는 겁니다. 이  모든 건 글을 쓰고 독자가 내 글에 대해 평하는 기다림에 익숙한 작가들이 과연 말을 잘하는 이유와도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이유

또한 글을 잘 쓰는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책을 많이 읽습니다. 책을 단순히 많이 읽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의 문장을 보고도 관점을 가진 사유를 했기에 자기 언어로 소화해 낼 수 있는 훈련이 평소에 된 것이고요. 다양한 어휘를 섭렵했기 때문에 자신의 세계가 확장된 상태에서 그 어휘를 적시에 재구성할 수 있는 겁니다.


깨져 보기

그걸 말로 옮겼을 때, 당장 성공하지 못해도 좌절하지 마세요. 몇 번의 실패를 통해 '깨져 보면서' 말하기 스킬을 늘려가는 건 좋은 기회입니다. 많이 깨져보세요. 처음부터 말을 잘하는 사람은 없고요. 그건 역시 독서모임과 같은 곳에서 티키타카를 하면서 가장 많이 늡니다. 건전한 독서토론을 할 때 말하기 실력과 사유하는 실력, 상대를 존중하는 실력은 확 늡니다. 한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는 건 메타인지가 높지 않으면 불가능하거든요. 같은 책을 읽고 왔을 때 나와 다른 다양한 관점을 나누는 사람들로부터 통찰력을 기르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자, 말하기 실력을 높이는 방법. 요약해 볼까요?


1. 글쓰기를 하면 정제된 문장을 구사한다.

- 평소 글을 쓰면 완성하는 문장 습작이 되기에 말로 구사할 때 상황적 맥락에 따라 뚜렷한 문장으로 연상할 수가 있다.

- 주술호응이 되는 완결된 문장 글쓰기를 단련하면 말할 때 끝을 흐리지 않고 내 생각을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다.


2. 여유로운 멘털을 탑재하고 상대의 말을 경청한다.

- 내 말이 무조건 옳은 게 아니라는 여유와 내 생각을 완결된 문장으로 구사해 낼 수 있다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3. 다양한 주제로 습작해 본다.

- 어떤 주제로 말을 하게 되어도 '맥락에 맞는 할 말이 바로 연상되도록' 평소 다양한 화두를 가지고 글을 써보는 게 좋다는 겁니다.


4. 책을 읽는다.

- 다양한 어휘를 섭렵했기 때문에 자신의 세계가 확장된 상태에서 그 어휘를 적시에 재구성할 수 있다.


5. 실패-깨져본다.

글쓰기를 통해 내 생각을 표현하고 독자로부터 미리 깨져보는 경험은 말하기 역량을 높이기에 소중한 자양분이 된다. 말하기는 다양한 관점이 오가는 독서토론 모임에서 해보고 건강하게 깨져보는 경험이 좋다.


이따금씩 '스피치 강의' 의뢰가 심심치 않게 들어오는데 지금껏 정중히 거절해 왔으나, 10년 차 강사로서 이젠 스피치(말하기) 특강 출강도 수락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KBS 라디오에 고정출연 중이고, 10년 차 강사라면 스피치 강의할 자격은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나운서 같은 발성·발음에 특화되어 있는 스피치 스킬 강의는 전공이 아니고요. '글쓰기로 시작하는 스피치 역량 높이기' 정도가 되겠네요. 강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나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대화 소통 스킬을 높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글쓰기 강사'로서 알려드릴 수 있는 전부를 전수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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