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이일수록 사랑보다 이것.

이동영 작가 인간관계론

가족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비즈니스관계이든 친밀한 사이라고 해서 매일 매 순간 사랑까진 안 보여줘도 돼.

그러나 '예의'는 갖춰야지.

반복해서 마주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최소한의 예의로 관계를 노력하며 지속해 가야지. 다시 안 볼 사람이라면 빈말 가득한 가면으로 완곡하게 대하고서 헤어지면 그만이지만 가까운 사이는 다르잖아. 관계적 맥락 속에서 내 진짜를 보여줘도 되는 사이라면 말이야.

매번 사랑하지 않아도 좋아. 사랑한다 말하는 것도 공허할 때가 있으니까. 대신 예의 있게 행동한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나는 생각했어. 그게 때로는 사랑보다 깊은 태도로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하고. 어쩌면 그 자체가 의리이자 또 다른 각도의 사랑이 아닐까.

인간관계라는 거. 뭐 별 거 있는지 모르겠어. 나를 분노케 하는 극소수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예의가 없었고, 나를 행복하게 만든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예의가 있었어. 후자는 예의를 갖춰서 웃음과 눈물과 그리움을 내게 선사했어. 전자는 예의 따위 없었기에 나에게 쓴웃음만을 남겼고. 그러면 이제 정답에 가까워진 거 아닌가.

가까운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면 돼.

사랑? 우정? 존경? 이런 추상명사보다 '예의를 갖추다'라는 동사 하나만 새기고 존중하는 관계를 맺자.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관계를 유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