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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r 07. 2024

책을 쓰고 싶나요?

일단 나부터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해야 해요.

 쓰고 싶은 욕망있는 분들 주목.


단군이래 책 쓰기와 책 읽기가 가장 쉬운 세상을 살고 있는데, 왜 출판시장, 서점·책방은 늘 사양사업의 장이라 평가는 걸까요?


간단합니다.

사람들이
책을 찾아서 보려는 노력을
안 해서 그렇습니다.


저는 그동안 구입한 책을 다 읽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사 보고, 독서모임도 매달 나가고, 주위에 출판사 종사자 분들이나 작가 분들도 많이 있다 보니 책 읽는 사람이 많다는 '착각'에 빠져 살았습니다.


네, 아니더라고요. 저는 그냥 책과 관련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은 작가이자 글쓰기 강사였던 겁니다.


막상 책을 내 보면 그제야 깨닫습니다. 비로소 뚜렷하게 보입니다. 나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책이 잘 안 팔리는구나! 굳이 내 책 안 찾는 건 어쩌면 당연하구나. 나부터 그동안 책을 안 찾아봤구나... 하고 말입니다.

실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년에 한 번씩 조사하는 최근 독서 실태조사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1년에 성인(19세 이상) 절반 이상이 책을 단 1권도 읽지 않는다니까요.


책을 쓰고 싶다면
일단 돈을 내고 사서 보세요.

출판시장이 활성화되어야
출판사에서도 신진작가를
적극적으로 발굴합니다.


브런치스토리를 자주 들여다보는 분들은 그나마 글쓰기에 관심이 있고, 책 이야기도 좋아하는 분들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런치 작가로서 활동하거나 출간작가를 꿈꾸거나 심지어 자신의 책을 출간하는 이들 조차도 책을 돈 내고 그리 자주 사보지 않는다는 건 부정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나마 다른 그룹보다는 여기에서 이 글을 보는 분들이 책을 는 분들이겠지만요.


실제 글쓰기 강의를 수강하거나 책을 쓰고 싶다고 말하는 분들의 대부분이 책을 별로 안 사봅니다. 아마 브런치스토리에서 공모전에 응모해 봤던 분들조차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을 직접 서점에 찾아가 내돈내산 해 본 경험이 많지 않을 겁니다.


아, 오해하지 마세요. 도서관에서 대여해 보는 것까지 뭐라 하는 게 아닙니다. 도서관에서 대여하는 것만으로도 작가와 출판사에게 큰 도움이 되니까요. 네, 핵심은 구매여부보다 더 본질적으로 작가와 출판사에 도움이 되는 독자들의 '책 찾기'행위라는 겁니다.


왜 작가와 출판사에 도움이 되어야 하냐고요?


그래야 '다음' 책이 나오거든요. 그래야 그 작가 '다운' 책이 나오거든요. 그래야 유명 작가에게만 쏠리지 않거든요.


독자들이 다양한 책을 많이 찾을수록 출판사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할 수 있는 여지와 여력이 생기고요. 무명작가나 작가지망생은 도전할 수 있는 여지와 여력이 깁니다.

작가를 꿈꾸는 이라면 먼저 독자로서 좋은 책, 다양한 책, 새로운 저자를 자꾸 찾아줘야 합니다. 괜찮은 책인데 사람들이 잘 모르면 자꾸 소문내줘야 하고요. 독서모임에서 책 이야기도 나누고요. 책 선물도 하면서, 온라인에도 리뷰나 서평을 올리고요. 각자의 방식을 취해보는 겁니다.


미디어에 노출된 유명작가도 좋고 엄청 팔린 베스트셀러 책좋아요. 잘 나가는 데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근데 새로운 책, 빛을 보지 못한 책 중에서 괜찮은 책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서점이나 책방에 가서 돈 주고 사고, 도서관에서 대여하고, 모임 하고, 인증하면 출판시장이 바뀝니다.


그래야 더 다양한 책이, 더 좋은 책이 세상에 나옵니다.


그리고 그래야.. 더 다양한 글, 좋은 글을 쓸 수도 있습니다. 상식적인 말이라 그리 놀랍지도 않지요.


책을 내겠다는 사람, 내 글을 봐줬으면 하고 온라인에 올리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책은 안 읽는 사람들이 수두룩 합니다. 그렇게 자기 책을 내고 무반응에 현실을 깨닫는 악순환이 반복되요. 그전에 책을 낼 만한 역량이라도 있으면 다행이겠습니다. 책을 내고자 한다면 일단 책을 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얼마나 사 보았? 얼마나 읽어 보았? 얼마나 찾아보았. '얼마나'는 책의 '양'보다 노력(태도)여부를 말하는 겁니다.

돌아보셔야 합니다.


내가 글을 못 쓰는 이유. 아니 내가 글을 못 쓰는 게 아닌데 막상 책을 내기 어려운 이유. 아니 책을 막상 냈는데 책이 안 팔리는 이유.


출간작가가 되고 싶나요? 그럼 팔겠다는 욕심을 내야 합니다. 그냥 사람들이 안 봐도 좋으니 내 책 한 권..? 그럼 출판사는 어찌합니까. 종이를 만들기 위해 베어진 몇십몇 백 그루의 나무는요. 잉크값은요.

종이책 뿐만 아니라, e-Book 전자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와 잉크값 만큼이나 스마트 기기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전기와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기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책을 내고 싶다면 내 글을 쓰는 동시에, 서점이나 책방에 가 책을 꾸준히 구입하세요. 책값이 부담스럽다면 적극적으로 도서관에 책을 신청하고 대여해 보세요.


정말로 내 책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내 글을 쓰고 공개하는 열정도 중요하지만 냉정하게 부터 시작하셔야 할 겁니다.


부디 다양한 책을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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