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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r 11. 2024

이건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강사 이동영)

당신이 독보적인 작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말을 잘하고 싶다면 목소리가 꼭 좋아야만 할까?
얼굴만 잘 생겨도 말할 때 신뢰도는 확 상승한다. 베컴처럼 목소리가 얼굴과 상이해도 사람들은 기울인다. 베컴이니까. 베컴은 예외로 두고. 


역시 말하기에 있어선 목소리 하나 면 집중도와 신뢰도 배가 되는 장점이 다. 주요 스피치 학원에서 목소리 발성법을 메인으로 가르쳐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겠다.

박경림 인스타그램

그러나 MC 박경림, 조세호 씨가 목소리가 좋은 스피커(화자)인가? 그들은 유명인들을 인터뷰하는 행사 MC로 국내에선 TOP인 사람들인데, 쉰 목소리를 가졌다. 그걸 '색깔'로 승화했다. 그들이 엄청난 미녀미남으로 손꼽히는 MC도 아니다. 어쩌면 평범한 외모에 목소리는 쉬어 있지만 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드는 데 있어선 최고인 이들 아닌가. 그녀가 무대 위에 선 홍보작품 출연자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내공을 가졌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게다가 조세호 씨는 가끔 주술호응 엉망이지만 그가 이끄는 위트 넘치는 분위기로 상쇄되는 효과를 본다.

조세호

오히려 말하기에서 전달력은 아나운서급 딕션이나 차은우급 외모나 성우급 목소리가 아니어도 캐릭터와 분위기로 압도하여 끌어가는 게 핵심이라는 말이다. 글쓰기는 고치고 다듬는 시간이 허락되지만 말하기는 즉흥성이 강하기에 더 고난도라고 생각한다. 관점에 따라선 반대이기도 하고.


목소리 하나로만 말하기의 실력이 좌우되는 게 아니듯, 글쓰기도 어느 하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표현하고 전달하는 도구로써 예술의 선상에 말하기와 글쓰기가 놓여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결국 말하기와 마찬가지로 자기 '깔'을 가지기 위한 노력부터 기울여야 한다. 어떻게 분위기를 이끌어 독자를 사로잡을 것인지에 따라 문법을 초월한 실력으로 독자에게 받아들여질 수가 있다는 말이다. 말하는 목소리 이야기로 시작하여 글쓰기 동기부여로 마무리를 하자면. 각 개인의 목소리는 고유하다는 걸 기억하자. 정답이 있는 듯 누군가와 비교하지 말고 내 색깔로 나답게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히 하면 그게 실력이 된다.


유일한 목소리 보유자인 개인이 청자나 독자에게 어떻게 비치는 삶을 살아온 지에 따라 그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글 잘 쓴다는 작가, 베스트셀러 작가와 굳이 비교하면서까지 글 쓰지 말아야 할 변명을 보태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셰익스피어 / 괴테

압도적인 분위기를 가질 때까지 독보적인 색깔을 만들어 가는 데 힘쓰자. 이건 나 스스로 다짐하는 말이기도 하다. 궁극적인 글쓰기 목표가 나만의 색깔로 승부하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게 필자로서 화자로서 매력으로 남기 때문이다. 내가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라는 걸 알면 내 글도 내 목소리도 하나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감히 비교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것이 글쓰기이며 말하기가 아닐까.


특히 글은 소통의 도구인 동시에 '우선' 일방적으로 주장을 펴나갈 수 있다. 말은 청자의 즉각적 반응과 말대답에 강제적 통제(입틀막)가 필요하겠지만 글은 공개하기 전까진 쓰는 사람(필)만의 자유로운 세상에 있기 때문이다. 공개하는 순간까지도 필자의 권한이다. 공개 후 읽는 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자유는 끝이 난다.


글쓰기는 액션이다. 독자의 리액션이 내가 쓰는 실시간에 보이지 않는 액션. 글쓰기가 어려우면서도 짜릿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을 믿되, 눈치껏 센스있게'가 독보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삼아야 할 캐치프레이즈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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