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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r 19. 2024

이동영 작가가 브런치에 글을 안 올리는 날

1. 라디오 방송 대본 쓰는 날.

이동영 작가는 거의 매일 글을 쓴다. 글쓰기 강사로서 글쓰기를 제대로 시작하려는 여러분께는 일단 꾸준히라도 쓰길 바란다며 힘주어 강조한다.


근데, 브런치에 매일 안 올라오는데??? 이동영 작가 매일 글 쓰는 거 맞아? 에 대한 안물안궁이지만 답변.

KBS 라디오 고정출연 중인 이동영 작가 오늘 스튜디오 녹음 부스에서 안팎에서 인증샷
1. 라디오 대본 작성 때문에.


- 어제는 KBS라디오 고정출연 중인 글쓰기 코너의 방송대본을 작성했다. 3주에 한 번씩 총 3회분 녹음을 한 번에 하기 때문에, A4 5페이지씩 총 15페이지를 작성해야 한다.

방송작가님은 방송적으로 어색하거나 톤 앤 매너를 맞춰야 하는 몇 글자 다듬어 주시는 정도로만 개입하며 내가 쓴 방송 원고를 전적으로 존중해 준다. 미리미리 구상은 하지만 집중해서 고치고 완성하고 새로 엎어 쓰기도 하는 날은 방송 전 이튿날부터가 대부분이다.




2. 다른 플랫폼에 이미 썼기 때문에.


- 블로그나 스레드 등에 글을 일정분량 쓴 상황이라면 굳이 또 브런치에 새롭게 남기지 않는 편이다. 후에 타 플랫폼에 썼던 글을 브런치스토리 플랫폼에 맞게 편집해 올리곤 한다.




3. 쓰긴 썼으나 비공개했기 때문에.


- 고치고 다듬을 여지가 남았거나 시의적으로 예민해서 논쟁이 벌어질 수 있거나 써놓고 감정이  너무 많이 담긴 것 같거나, 나 말고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톤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거나, 더 자료조사를 해서 보충 혹은 빼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비공개처리를 하는 편이다. 다음에 올려도 무관한 내용 역시 임시저장을 한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글을 함부로 남기는 사람은 작가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4. 강의하느라 메모장에만 쓰고 발행을 못해서


전국으로 글쓰기 강의를 나가는데, 강의하고 나면 완전히 녹초가 되어 버리곤 한다. 그래도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지친 몸에도 강의 모니터링을 꼭 한다. 예전에는 음성으로만 모니터링했다가 요즘은 영상으로 유튜브에 업로드하기 위해 나만 녹화하는데,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평균 2시간~3시간 강의를 복기하며 메모한다.


이때도 강의 이외에 에세이 글감이 떠오르면 바로 메모장을 켜고 글을 기록해 둔다. 발행버튼만 안 눌렀을 뿐이다.




5. 최근에 많이 올려서 공개 발행 잠시 쉬는 중


독자들도 알림이 많이 뜨면 피로도가 쌓일 수 있다는 배려.. 는 개뿔 그냥 도배하는 거 같아서 조회수 분산되지 않으려는 전략이다.

이동영 작가의 글이 안 올라오는 날은 위 4가지 이유가 아니면 최근 며칠 동안 폭풍 업로드를 한 행적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6. 가족 여행, 데이트 등 개인 일정


개인 일정 중에도 글을 안 쓰진 않는다. 하지만 업로드를 안 할 때는 많다. 새로운 영감을 주는 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공개 발행 주기보다 더 우선순위는 개인 일정, 그중에서도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다.

그중에 친구는 없어서 패스.



나는 군대에서 얻은 허리디스크가 재발 또 재발하여 수술까지 했던 지라 오래 앉거나 서 있지 못해 집에 있을 때 누워서도 글을 많이 쓴다(지금도 누워서 쓰는 중).


가끔 오타가 있는 건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놓고도 또 퇴고하는 과정에서 안경을 안 쓰고 누워 글을 쓰는 탓에 실수를 놓치는 경우이다.(참고로 나는 'ㄱ'자 중간이 끊겨서 보이는 시력을 가지고 있다.)


굳이 누워서 쓴다는 사실을 밝히는 이유가 있다. 난 아무리 아파도 누워서도 글을 쓴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단지 발행을 누르지 않거나 딴 곳에 올려놓았거나 비공개 전환을 하는 경우가 있을 뿐.


그러니 매일 쓰는 건 거짓이 아니다. 글쓰기에는 자격증이 따로 없다. 강사도 마찬가지이다. 근본이 없다고? 그래서 독보적이다. 꾸준히 쓰고 꾸준히 강의하는 게 내 유일한 글쓰기 재능이자, 자격이므로.

https://brunch.co.kr/@dong02/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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