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소한 에피소드는 짧은 글로 스레드라는 어플에 남긴다. 어제 글쓰기 강의에서 "에세이를 쓰고 싶은데 쓰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주제 선정을 어떤 걸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수강생 질문에 답변으로 "저는 쓰고 싶은 글이 많을 땐 다양한 글쓰기 플랫폼을 활용해요."라고 말했다. 다른 답변도 곁들여했지만, 그건 생략하고, '브런치 스토리, 네이버 블로그, 메타 스레드'에 남기는 글 주제가 플랫폼 색깔별로 다 다르거나 분량 형식을 달리한다고 말했다.
부지런하면 10에 9는 성공한다.
글쓰기 팁 중 하나로 나는 다양한 글쓰기 플랫폼을 개설하여 여러 버전으로 써보길 권장한다. 나는 작가이니까 글쓰기만 생각하니 가능한 거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직장인 시절에도 똑같이 했다. 브런치에만 10년 가까이 글을 꾸준히 올려왔고, 블로그엔 10년 넘게 글을 써 왔다. 전에는 미니홈피, 빙글, 씀, 페이스북 등등 지금은 사용자 열기가 식어버린 앱에도 글쓰기를 계속했었다. 내 글도 그렇게 많이 사라졌다. 정리를 한다고 한 것이 책으로 묶어 나온 것이었으니 모두 생산적인 활동이었다고 자평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 스레드에 올린 글 중 짧은 글 한 편을 브런치 스토리, 이곳에 옮겨 본다.
오래전에 대학에서 만났던 친구는 집안사정이 어려웠다. 원무과에 장학금 신청을 해야 하는데 하루가 지나서 서류를 겨우 준비했다고 했다. 이미 끝났다며 기간을 잘못 확인한 자신을 자책하고 있길래, "가자, 원무과"하며 원무과로 향했다. 소용없을 거라던 친구의 말에 "일단 부딪혀 봐야지. 사람이 하는 일이야. 이것도 결국." 하며 무작정 원무과 문을 열고선 말했다.
"이게, 하루 지났다고 하는데 혹시 방법이 있을까요?"
원무과 직원은 아이고 기한이 하루 넘었네요 하며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방법을 찾아볼 테니 잠시만 기다리라 하고는 약 5분 정도 흘렀을까. 처리가 됐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미소를 보였다. 친구는 연신 감사하다고 했고, 나에게도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했다. 세상에는 끝났어도 끝나지 않은 것이 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