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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ul 07. 2024

글쓰기는 돈이 될까? (현실 Ver.)

글 써서 먹고사는 게 가능?

글쓰기는 돈이 될까? 질문에 관한 현실적 조언이다.

실제 겪어본 것 중심으로만 말하겠다.


1. 책을 팔면 된다(근데 사람들이 안 사는 게 현실).

- 원고료를 받고 글을 신문·잡지·온라인 미디어에 게재하는 이들도 있다. 원고료가 적다. 감사한 금액이지만 그래도 생계수단 정도의 '돈이 된다'라고 하기엔 터무니없이 적다. 청탁을 받아 기고를 해봤는데 이걸 업으로 삼는 사람 정도가 되려면  유명 칼럼니스트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았다. 어쩌면 나를 알리는 수단 정도로는 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결국, 책을 파는 게 더 낫다.


책을 팔기 전에 돈이 되는 책을 내려면 출판사와 계약을 하면 되는데, 이때 출판사에게 저자는 돈을 얼마 내야 할까? 정답은 0원이다. 오히려 저자가 계약금을 먼저 받고, 책이 팔릴 때마다 인세가 쌓여서 정산으로 받는 게 정상이다. 출판사에서 계약 명목으로 돈을 요구한다면 100% 사기라고 봐도 다. 자비 출판사와 같은 특수사례를 제외하고는.


저자 수익은 8 ~ 10% 정도 출판사와 계약이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 몇 만 부가 팔린다면 돈이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책을 잘 사지 않는다. 도서전에 아무리 많은 인파가 몰려도 출판사와 책방 등은 줄줄이 폐업 수순을 맞거나 위기를 맞곤 한다. 대형 출판사나 대형서점도 모든 책으로 수익을 얻는 게 아니다. 몇 권의 초베스트셀러나 꾸준한 스테디셀러가 효자 상품이다. 대형서점도 광고매대 사업(!)이 책 판매 수익률보다 크다.


개인 저자로서 '책을 팔아서 돈을 번다' 건 어느 정도여야 할까. 책을 내지도 않았는데 20~30억 원을 국내 출판사에서 선인세로 계약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정도나 20여 권 시리즈로 펴내고 있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1권만 작년 기준 150만 부 판매고를 올라누유홍준 교수, 마니아층이 강한 유시민 작가, «언어의 온도» 이기주 작가 정도 되어야 가능한 현실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진짜 직장을 때려치울 만큼 전업작가로만 살려면 그 정도가 팔려야 책으로 먹고산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나는 그런 점에서 전업 작가라고 하고 다니진 않는다. 실제 작가로서 버는 것보다 강사로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비단 이동영 작가 개인의 현실이 아니라, 대부분 작가가 상위 1% 미만을 제외하곤 비슷한 사정이다. 직장 때려치우고 유튜브나 할까? 하는 것과 매한가지다. 유튜브 수익이 나는 기준선이 있는 것처럼. 또 그 기준선을 돌파해도 출근이나 아르바이트를 안 해도 될 정도의 수익은 결코 쉬운 현실이 아니다. 


출간 작가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은 유튜브(+쇼츠)나 릴스 1인 크리에이터를 누구나 할 수 있는 접근성과 같다. 열려 있지만 정기적 수익과 연결되는 건 다른 문제란 거다. 전자책으로 월 1000 벌었어요. 하는 사람도 실상은 반짝 수익에 불과할 공산이 크다. 지속가능성이 없다.


출간 작가 역시 꾸준한 활동이 수반되어야 수익의 확률을 높이고 지속할 수가 있다.

2. 블로그에 구글애드 광고를 단다(근데 번거로운 게 현실).

- 워드프레스니 니 하면 구글 애드센스 광고수익으로 어디 고급아파트에 산다더라 하는데, 아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챗GPT나 클로드와 같은 AI를 활용하면 블로그 하나 작성하는 시스템 구축하고 파이프라인 만드는 건 2년 전에 비해 누워서 유튜브 보기보다 쉬운 일이 되었다.


하지만 번거롭다. 수익이 될 만한 스테디 주제의 글을 꾸준히 올려서 블로그 최적화를 하고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는 게 말이 쉽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하지만 몸 쓰는 노동보단 몸이 편 선택이다.


또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난 흥미를 못 느꼈다. 다수가 유입해서 읽고 광고를 클릭하거나 머물러야 수익이 나기 때문인데, 진짜 돈이 궁하면 나중에 다시 해볼 순 있겠지만 지금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게 나는 더 좋다. 광고수익을 얻는 글쓰기는 내가 말하는 글쓰기의 영역과는 거리가 있다. 창작이라기보단 기계적인 정보제공이라, 자연스럽게 AI가 대체할 일들이기 때문이다.


이 번거로움과 무료함을 타파하고 오직 수익성 글쓰기만을 노린다 했을 때 해볼 만하다.


참고로 네이버 블로그는 글쓰기 그 자체로 돈이 되지 않는다. 난 네이버 블로그 애드포스트로 한 달에 치킨 두세 마리 값을 벌고 있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작가 응원댓글로 소액후원받는 수준이다.
3. 강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연재한다(10년 정도 하면 시간당 100만 원짜리 강의 섭외가 들어온다).

- 나는 이 세 번째로 주업과 생계를 이어간다. 앞서 네이버 블로그 자체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블로그에 글을 올려서 나를 '브랜딩'하거나 내 상품(서비스 등)을 브랜딩 하면 수익으로 전환되는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해 '글 써서 돈 벌었어요'가 아니라, '글 써서 (그 글을 보고 나를 찾아주는 타깃 고객 덕분에) 돈 벌었어요'가 맞겠다. 나에게 고객은 강사를 섭외하는 교육 담당자이다.


나는 글쓰기 플랫폼의 운영 목적이 뾰족하다.


브런치스토리에서는 작가 브랜딩을,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강사 브랜딩을 해서 수익과 연결시킨다. 이건 전략적이다. 처음부터 전략적이진 못했고 중간에 피봇팅이 되었다. 여러 가지 시도 끝에 통계를 분석해서 나온 산출이 이것이었다.


1. 브런치 스토리 운영 목적: 출판사 제안받아 출간
2. 네이버 블로그 운영 목적: 강사 섭외받아 출강

 채널 모두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눈에 띄는 작업(노출화)'을 하고 메인으로는 콘셉트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한다.

노출은 메인이 아니라 전략이다. 조회수나 구독자수 자체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말이다.


글쓰기로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답은 Yes가 맞다. 다만 전략적이어야 하고, 글로 먹고 산다는 말 안에 서브텍스트가 있으니 표면에 속아 넘어가선 곤란하다. 글을 올려서 바로 수익이 되는 게 아니다. 중심 타깃 고객, 그 독자의 반응을 통해 수익으로까지 전환이 이뤄지는 거다. 그러니까 조회수나 구독자수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뾰족한 타깃 고객 설정과 궁극적 운영 목적 설정에 따른 전략 실행이니까.


책 쓰기로 돈을 번다가, 블로그로 돈을 번다가 했을 때 괜한 돈 애먼 강의에 버리지 말고, 이 글을 떠올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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