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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다는 감정도 가끔 머물만합니다

책 «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소개

by 이동영 글쓰기

사람이 꽃처럼 드러나는 순간!

저자가 사람을 꽃에 비유하는 건, 외로움이란 정서가 자신이 피어 있음을 바라봐 주길 바라는 열망의 이면이라는 이유에서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듯, 자신의 존재감을 타인에게 확인받고자 하는 우리의 꽃말은 외로움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어져 있다. 저마다의 모양과 저마다의 색깔, 저마다의 향기로 채워진 화원 속의 ‘그들 각자’이자 ‘우리 모두’이다.

SNS적 자아를 아바타 삼은 가상에 몰입하는 현대인들. 그에 대한 이런저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나만 외로운 게 아니’란 사실의 확인은 어떤 연대감과 공감의 단서이기도 하다. 외로움은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한 결핍이다. 그러나 외롭기에 그 텅 빈 마음 안에 잉태되는 것들도 있다.

저자는, ‘당신이 외로운 것처럼 나도 외롭기에’, 우리가 공유하는 외로움 덕분에 이 책이 출간될 수 있었다고 적고 있다. 꽃 같은 존재감을 잃지 않기 위해 부대끼는 일상의 것들에 대한 소소한 사유를 담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 분들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조금씩의 해방감을 느끼길 바라며, 외로움은 같은 외로움으로 해방된다고 말한다.

꽃처럼 흔들리고, 꽃처럼 아름답고, 꽃처럼 향기롭고, 꽃처럼 피었다가 시들어갈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바람을 이겨내면 좋겠다고... 꺾이지 않는 그 모습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책 목차

01. 우리는 언제든 서로를 먼저 떠날 수 있다

02. 너와 내가 부지런히 사랑했음 좋겠다

03. 오늘 하루 잘 보내는 연습을 합니다

04. 당신은 결국 당신이 바라는 사람이 됩니다


실망은 최소한의 믿음이 자아낸 결과다. 믿었던 나를 원망할 필요도 없고, 믿은 그것(상대)을 탓할 것도 없다. 내가 가진 정보나 감정이 앞서간 건 인간적인 바라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관계가 남았는데, 겨우 이걸 가지고 실망하려 하는가. 나를 갉아먹을 시간에 내 관점을 달리하는 수밖에. 기대를 비우고 호구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베풀면 그만이다. 그럼 떨어질 사람은 알아서 떠나간다.
--- p.36


어쩌면 단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것. 사랑의 대상이 바깥에 있든 안에 있든 상처를 무릅쓰고 사랑하는 것이다. 상처가 있는 나를 포용하고, 상처를 주어도 좋을 이를 허락하는 것, 사랑은 인생의 유일한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고통을 겪고 고독을 지나온 이는 자연히 인생의 깊이를 내뿜는다. 어떤 사람에게서 빛이 나는 건 깊은 어둠을 지나온 까닭이다.
--- p.112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고 싶어 한다. 좋은 사람인 것과는 결이 좀 다르다. 좋은 사람으로 남는 건 이미지이지만, 필요한 사람으로 남는 건 존재감이다. 이미지로 남는 건 살아있음을 느끼는 정도보다 레벨이 낮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건 살아있음에 다행함을 만끽하는 일이다. 누군가 나에 대해 존재감을 느낀다는 말은 내 생이 쓸모 있다, 영향력 있다, 계속 살아도 좋다는 인정을 받은 것과 같을 테니까.
--- p.105


인지심리학자들은 조언한다. 우울하거나 불안한 감정이 올라올 때는 성찰하지 않는 편이 더 좋다고. 어느 정도 감정에서 좀 멀어졌을 때가 나를 돌아볼 좋은 타이밍이다. 가끔 ‘내가 다 그렇지 뭐’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떨쳐 버려야 한다. 그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 나 자신을 버리게 되는 지경에 이를 테니까.
--- p.192


역주행의 신화나 티핑 포인트가 눈에 띄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보면 거의 다 포기했을 즈음에 한 번 더 최선을 다해서 반전을 겪은 에피소드가 많다. 재능이 없는 열정의 비극은 빨리 깨우쳐야 하겠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도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면? 희극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끝까지 믿어 보자.
--- p.213


무기력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반복되는 주변의 무시와 미치지 못하는 인정 기대치, 그 결핍으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까. 나의 문제임에도 세상이 다 재미없게만 느껴진다. 내가 곧 나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무기력이 찾아왔을 땐 휴식이고 마음 챙김이고 뭐고, 결과가 그대로라면 때려치울 것을 과감히 때려치워야 답이 있다.
--- p.196


내가 느낀 철든 사람의 공통점이다. 변화에 민감하기에 인간 사이에서도 지혜로운 공감능력을 발휘한다. 자기 이야기만 내세우기보다 상대의 이야기에 더 시간을 내어 귀 기울인다. 소통할 땐 답변을 목적에 두지 않고 이해를 목적에 둔다. 상대의 가면 속에 감춰진 고통이 오롯이 느껴지면 말없이 듣고 토닥여 준다. 민낯마저도 아무렇지 않게, 그대로의 모습이 부끄럽지 않게, 자신의 기운을 기꺼이 나눠 준다. 곁에서 자기 존재의 온도로 지켜 준다.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여유가 있다. 자신은 고통이 전혀 없어서 생긴 여유가 아니다. 그 고통을 겪는 개별의 사연을 타자를 중심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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