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내려놓았을 때 행운이 찾아오기도 한다.
기도를 했다. "신이시여, 제가 게을러서(사실 최근에 좀 아팠었음) 청소를 미룬 바람에 오피스텔 방이 난리도 아닙니다. 방 좀 깨끗하게 만들어 주세요."
얼마나 흘렀을까.
정말 갑자기 오피스텔 관리실에서 전화가 왔다.
"OOO호시죠? 위층에 물이 샌다고 해서, OOO호 욕실 좀 가서 천장을 볼 수 있을까요~?"
얼떨결에 네..라고 대답했고, 내일 오후 2시 이후에 오시라 했다. 어제 그 전화를 받고부터 2시 전까지 청소한 양이 최근 6개월 동안 청소한 양보다 많았다. 마치 신이 나를 내려다보며 "거 봐, 잘할 수 있잖아." 하는 듯했다.
신은 기도에 응답할 때 대신 뭘 해주진 않는다. 갑자기 자고 일어나서 짠 깨끗해졌지? 하는 일은 SF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다. 다만, 신은 내가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이 비밀만 알면 세상에 못할 일은 없다.
신이라 하든 운이라 하든, 그것은 내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난 준비해 두거나 곧바로 몸을 움직여 실행할 의지만 있으면 된다. 지레 포기할 일도 없고 두려울 것도 없다. 가끔 절실함 혹은 마음을 비우는 힘 빼기에 더불어 기회를 붙잡을 의지만 있다면 충분하다.
연애를 하고 싶을 때 갑자기 "자기야!" 하고 카페 옆자리에 나타나는 일은 없지만 인연을 만나는 뜬금없는 기회는 마련된다. 돈을 벌고 싶을 때 갑자기 로또 1등 당첨은 못 되더라도 돈을 벌 시발점이 될 기회는 마련된다.
먼저 바라고, 늘 실행을 대비하는 마음가짐이 기회를 붙잡는 방법이다. 간혹 예외도 있다. 정말 간절하게 달려왔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잘 안 풀릴 때, 이번이 마지막이다 하고 내려놓으면 풀리는 경우도 있다.
신은 장난을 치지 않는다. 내가 그 기회를 더 잘 붙잡아 날개를 달길 바란다. 그렇게 믿어 보자. 신이 부담스럽다면 운으로 바꿔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