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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

자상하다는 말의 주어는 어른에게만 어울린다.

by 이동영 글쓰기

어른이 되면 닫을 것은 닫고 열 것은 열어야 한다고 배웠다. 입은 닫고 귀를 열어야 한다거나, 자존심의 문은 닫고 지갑의 문은 열어야 한다는 식이다. 10대엔 농담처럼 들렸지만, 사회화된 지금은 진리처럼 다가온다. 더군다나 스스로 ‘이래야겠다’는 필요를 느끼는 순간이 찾아오면서, 내가 어른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자각한다.


나는 올해 서른아홉(86년생)이다. 불혹이라 부르는 마흔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하는데, 막상 가까워져 보니 알겠다. 그 시대 공자 정도 돼야 미혹이 없지, 나는 2025년을 사는 범인에 불과하다는 걸. 어느 날 주민등록증을 받고 군대를 다녀오면서 어린이에서는 벗어났지만 어른다운 어른이 못 된 나는 ‘어른이’에 머물러 있다고 느낀다.


나이답게 사는 건 나답게 사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남들만큼 사는 게 아니라 내 어제보다 나은 만큼 오늘을 살아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다면 꽤나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성장과 성숙은 엄연히 다르다. 성장은 어느 정도까지 자연스럽게 이뤄지지만 성숙은 부단히 애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더 나은 경험을 지향하고 어제의 나를 덜어내는 마음가짐 없이는,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채 나이만 먹는다. 과거 영광의 순간에만 정체하고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혹은 비련의 주인공이 되어 상처받은 어린아이를 어쩔 줄 몰라한다. 거듭되는 고통에 머물러 성숙의 다음 스텝을 밟지 못한다. 몸은 자랐지만 내면은 자라지 못한 어른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성장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멈추지만, 성숙은 내 의지로 죽는 날까지 멈추지 않는 미션이다. 내 추구미이기도 한 성숙한 어른이란 무엇이 다른 걸까. 오늘 내 메모장에 문득 이렇게 적어두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양보와 책임이 많아지는 것


이 글의 시작이 된 문장이었다. 내가 아는 좋은 어른들을 떠올려 보니 답이 나왔다. 마치 '어른'의 과정을 다 같이 교육 이수한 것처럼 공통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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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강사 | 이동영 작가 | 글쓰기 강의 12년 차(2025) | 기업·대학 등 1000여 회 출강 | 에세이 특강 | 홍보 글쓰기 Lhh2025@naver.com(강의·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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