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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지 마라(데드라인)

마감효과라는 게 있다.

by 이동영 글쓰기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아무리 게으른 사람도 움직인다.


혼신의 힘과 지혜를 다해 그 불을 끈다. 우리에겐 모두 그런 능력이 있다. 발휘가 안 되는 건 위기의식이 적거나 절실함의 결여일 때가 많다. 데드라인의 기원은 포로가 총살을 당하는 경계선, 죽음의 선이다. 오늘날 작가에게는 원고마감일을 의미한다.


마감효과가 작용하면
잠재력이 폭발한다.


개인적으로는 원고마감일이 다가오고 있다. 아마도 2026년 상반기 중에는 에세이 한 권이 출간될 예정인데, 아직 원고가 미완성 단계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고칠 게 보여서 그야말로 환장할 노릇이다. 뭘 빼야 할지도 문제이고 뭘 보태야 할지도 문제다. 책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면 뭘 써야 할지가 더 문제일 거다.


브런치에서 알림으로 근육 어쩌고 하며 알림을 보내와도 도대체가 글이 안 써지는 브런치 작가 역시 상당수일 거라 생각한다. 남들은 어쩌면 저렇게 글을 꾸준히 잘도 생각하고 정리해서 올리는지 참 신기할 노릇이.

이때 마감일을 정하고 쓰는 훈련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글을 꼭 매일 '발행'할 필요는 없다. 그저 정한 시간 내에 성실히 '완성'한다는 태도가 중요하다. Finish를 perfect보다 더 우선순위로 여기면 된다. 어차피 완벽할 수 없다면 시작한 글을 끝마치는 연습을 반복해 보는 거다.


다시 강조하지만,
모든 습작 글을
매일 공개 발행할 필요는 없다.


인간관계에서도 선을 넘는 건 예의가 아니다. 글쓰기를 일상으로 하는 브런치 작가도 마찬가지다. 선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브런치는 연재 플랫폼이다. 책을 쓰는 예비 출간작가를 위한 곳이다. 연재를 하겠다고 O요일 연재 브런치북을 만들어놓았다면, 나와의 약속은 물론이고 독자와의 약속을 지켜내야 한다.


브런치에서 원고마감의 압박을 간접체험해 볼 수 있다. 사서 고생하는 느낌이 들지만, 브런치 작가라면 사서 고생해야 마땅하다. 작가라는 타이틀의 무게를 감당하려거든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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