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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세요. 출간 작가를 꿈꾼다면

내 책을 냈을 때 뒤늦게 깨닫지 말고요

by 이동영 글쓰기

글을 잘 쓰고 싶고, '언젠가' 책까지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면
지금부터 할 일이 있습니다.

책을 사야 합니다.


읽는 것보다, 직접 골라서 구입하고 소장해 보는 경험을 주기적으로 하는 걸 말합니다. 글쓰기와 책 쓰기는 다릅니다. 책을 써서 시장에 내놓는다는 것을 책을 직접 사보는 경험으로 먼저 알아야 합니다. 내가 책을 내면 누가 내 책을 살 것인지 감이 잡히니까요.. 맞아요. 안 사요. 그게 현실입니다.


브런치에서 수상을 한 책도 우리가 기억하는 책은 소수입니다. 13회에 걸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수상작 중에 과연 우리에게 남아있는 책,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은 몇 권인가요? 브런치에서 출간작가를 꿈꾸는데, 반대로 나는 그들의 독자가 되고 있는가 자문해 보자고요.


읽지도 않을 책을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요? 책을 사는 건 문화입니다. 내가 책을 사는 만큼, 나 같은 출간 작가도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책 사는 사람이 늘어야 책 내는 사람도 허용이 되는 법이니까요. 여전히 책 내는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으로 이어지는 법이니까요.

김영하 작가 책 명언

한창 책 쓰기 강좌 열풍이 불었었죠. 책 쓰는 사람, 그런 욕구를 발현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거기까진 좋습니다. 근데 책 쓰는 사람만 늘고, 책 사는 사람은 안 늘었다면 이건 시장 불균형이 되는 거 아닌가요? 책 쓰기 강좌에서는 책 사는 문화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글쓰기는 이기고 지는 경쟁이 아니지만, 책을 시장에 내놓은 이상은 순위가 매겨지는 승부가 있습니다. 엄연히 베스트셀러라는 게 존재하죠. 상위권과의 격차가 매우 큽니다. 무명작가 기준으로 기본 1쇄(2,000부~3,000부)를 넘어서 중쇄를 찍는 저자가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인데요. 과연 '책이 별로여서'라는 말로 다 덮을 수 있는 현실일까요? 설령 다 읽지 않더라도 다양한 저자의 책을 사서 소장해 보는 문화를 우리부터 만들어야, 나 역시 책을 낼 만한 세상이 된다는 생각을 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왜 사람들이 책을 해가 갈수록 쓰기만 하고 사는 것에는 인색해지는지, 스스로 경험해 보면 압니다. 책을 낸 다음에 허탈해 하지 말고, 미리미리...

나부터 책을 삽시다.


책을 내는 작가가 되기 전에 먼저 다양한 저자의 책을 구매하는 독자가 되어 봅시다.

«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 이동영 글 | 이슬아 그림


책은 누구나 쓸 수 있다.
아무나 팔 수 없을 뿐,

이동영,
«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중에서

«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 이동영 글 | 이슬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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