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저지른 로또 사랑
조상님이 친히 꿈에 나타나 로또 번호를 가르쳐주시사, 로또 1등이나 당첨되기만 하면 좋겠단 생각이 보다 간절해진다.(그럼 정말 '한가위만 같아라'노래를 부를 텐데)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취준생이든 아침에 즐겁게 눈을 뜨는 사람이 얼마나 있으랴. 특히 직장인은 출근 전 아침마다 지겨움에 쩔어서 상쾌한 로또 1등 인생역전, '대박' 복권 당첨을 꿈꾸곤 한다.
이 글에는 어차피 답도 없는 하소연으로만 그치지 않고 로또당첨에 대비하는 소소한 희망고문 꿀팁도 함께 제공할 것이다. 매주 토요일에는 오후 8시 40분마다 추첨하는 로또방송 단 몇 분간을 통해 인생이 역전되어 새로이 거듭나는 사람들이 있다. 추첨일인 토요일은 오후 8시까지만 판매를 마감하여 다음날인 일요일 새벽 6시까지는 판매가 중지된다.
로또 구입의 기본
일단 로또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라면 1천 원을 내고 살 수 있는 6개의 숫자가 있다는 것만 기억하면 쉬워진다. 45개 중에 추첨되는 6개의 숫자를 맞히면 되는 것. 이는 내가 직접 OMR에 수능 치듯이 선택(수동)할 수도 있고, 기기에 운명을 맡겨 자동으로 1천원당 운명의 숫자 6개가 랜덤선택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동으로 천 원 값만 주세요."라고 하면 숫자가 6개씩 1줄이 나오는 식이다.
보통 어른(?)들은 자동으로 만원 값(10줄)을 구입하거나, 수동으로 구입하거나 한다. 또한 나름 패턴을 분석한다는 재야의 고수들은 '반자동'이라는 스킬을 시전 하기도 한다. 반자동이란, 숫자 1개 이상을 수동으로 직접 선택하고 나머지 숫자는 기기에 자동(랜덤선택)으로 맡기는 것.
자동 vs 수동
실제 당첨자 분석에 따르면, 수학적 확률로 보았을 때 로또 1등 확률은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같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끊임없는 조작의혹 속에 늘어나는 인터넷 로또 예측 사이트에 대한 부담으로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듯 하다. 회사에서 내 옆에 앉은 의심쩌는 후배녀석이 실제 로또 추첨 방청을 다녀오곤 가짜일 수가 없다고는 하지만 서민들은 좀처럼 로또보다는 정부를 더 못 믿는 눈치다.
5월 기준이라 애석하지만, 9월 현재 기준으로 대략 통계를 내보아도 정부의 공식발표처럼 자동비율이 65%이상이라면 수동구매쪽 당첨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필자에게 잘 보여야 하는 이유: 당첨확률 높음
약 2달 전 필자가 영등포로 이사오자마자 제일 먼저 찾아갔던 곳이 집과 매우 가까운 거리의 로또 1등 판매점이었는데, 정확히 2주 전 회차에 이곳에서 '수동'으로 로또 1등이 당첨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로또 1등 당첨자 판매점'이라고 플래카드를 붙여놓고 최근 날짜를 써놓으면 많은 고갱님들은 그저 그것만 보고 '자동'으로 몇 만 원씩 구입해가곤 한다. 물론 사람들이 많이 사는 로또 판매점은 '당첨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1명이 사는(buy)집과 100명이 사는 집에서 1등이 나올 확률은 아무래도 후자쪽이 높으니까. 하지만 확률은 어디까지나 '확률'일뿐이라는 거.
숫자 45개 중 6개만 맞아도 평균적으로 몇 십억의 행운이 떨어진다면 '해볼 만하다'라고 하지만 이것도 중독성이 있어서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은 이 도박성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를 방지하여 1인당 10만 원은 초과 구입할 수 없다.(허나 난 로또에 쓸 10만 원도 없다)
실은 냉정하게 인생 80세로 두고 보아도 매주 7.5명씩 1등이 나온다고 가정했을 때, 80년 동안 행운의 1등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불과 3,200명 뿐. 매주 약 700만명이 구입하는 로또는 확률상 얄짤없는 희망고문이란 게 불편한 진실이며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알 수 없으니깐
나눔로또의 자료에 따르면 추석 로또는 평균 당첨금이 더 크게 터지는 잭팟임을 우연의 일치라도 좋다고 믿어본다. 또한 추석에 가장 많이 나온 행운의 번호는 지난 10년간 통계로 보았을 때 38과 21번이라는 행운의 번호가 있다고 한다. 내가 구입한 로또에는 골고루 이 번호가 퍼져 있어 안도했다. 어쩌면 가장 많이 나온 만큼 제외수가 될 지도 모를 일이지만.
기왕 저지른 거 당첨 되어라 얍
어쨌든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추석 시즌 로또복권 당첨현황에 의하면 1등 평균 당첨자 수는 4.8명, 1인당 당첨금은 평균 37억원이라는 사실이 제발 나에게 오는 행운이었으면 하고 간절하게 빌어본다.
필자의 '대학 사회복지학사 졸업'이력에 부끄럽지 않게 꾸준히 해오던 복권구입을 아주 오랜만에 하게 된 것도 가히 브런치에 기록할만한 일이다. 나눔로또로 기부를 실천하는 건 땅바닥에 돈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병맛같은 위안을 준다. 실제 쓰이는 돈은 복권 및 복권기금법 제 23조 1항에 따라 복권기금의 35%는 법정배분금사업, 65%는 공익사업(임대주택의 건설 등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 지원사업,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및 성폭력 피해여성 등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사업, 문화 예술 진흥사업, 재해재난 긴급구호 사업 등등등)에 활용된다니 알고 보면 나도 1인 가구 세대주로 따져봤을 때 임대주택이 필요한 저소득층 이건만 로또를 사서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과 문화예술 진흥사업에 쓰인다는데 그나마 꽝에도 안심이 된다(는 로또광고의 세뇌고, 그냥 내 돈이 졸라리 아깝다)
오늘 밤 8시 40분에 내 숫자가 '꽝'임을 확인하면, 난 더욱 글을 열심히 쓰고 직장에는 개처럼 충성하게 되겠지만. 하.
필자가 썼던 또 다른 로또에 관한 글이 있다. QR코드 찍는 법을 아신다면 실제 로또 1등 당첨의 벅찬 감동을 현실에서 잠시나마 누릴 수가 있으니, 브런치는 PC로 읽고 스마트폰으로는 QR코드를 켜놓고서 일생에 언제 찾아올지 모를 짜릿한 경험을 미리(?) 맛보는 것도 좋겠다.
로또는 토요일밤..이렇게 또 주말이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