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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Feb 04. 2017

책은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독서입문자 권장독서법

참고: 제목은 이 글의 화두입니다. 소제목이 주제입니다. <독서입문자 권장독서법>
당신의 독서를 응원합니다.

1. {추천도서 100}보다 나에게 '닥치는대로'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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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책은 처음부터 좋은 책(이라고 알려진 책)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이야기잖아요. 예를 들면 {서울대추천도서100} 이런 거로 독서입문부터 지치지 말자는 말씀이지요.


글을 쓴다는 사람이 부끄럽지만 저도 독서력이 워낙에 짧아서 어떤 책이 나에게 맞는 선택인지 영 분간을 잘 못했는데요. 얼마전부터 '남독'을 즐기다보니 이젠 좀 알겠더라구요. 어떤 책이, 어떤 글이, 어떤 작가가 독자인 나에게 좋은 기준이 되는지. 결국 제가 내린 답은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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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독(닥치는 대로 마구 읽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그래야 나름의 기준점이 명확해집니다. 처음 단계에서는 자기 독서수준에 맞춰서 읽는 것도 독서의 접근성 면에선 좋을 거라고 봐요. 어려운 책을 억지로 읽을 필요는 없어요.


2. 동기부여가 확실한데 어렵다면 반복해서 읽어보자.

다만 궁금한 분야이거나 왜 베스트셀러인지 궁금하거나 책선물을 받았다면 '예의상' 끝까지 읽어보려는 노력을 할 수는 있는 거잖아요. 그땐 읽고 처음에 이해가 안 가면 또 반복해서 읽는 방법(백독)을 실천해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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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독(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반복해서)으로 읽으세요.


단, 이 경우엔 동기부여가 확실한 책에만 적용하세요. 간혹 1년에 1만권 읽기 같은 많이 읽는 걸 강조하는 독서법이 유행하기도 하는데요. 보통 사람이라면 금세 질려요. 도전해봄직한 것이긴 하지만 '나 책을 이만큼 많이 읽고 삶의 변화가 일어났어요-하고 직접 강연을 하거나 독서법 책을 따로 내지 않을 이상 크게 의미는 없다고 봐요. 자연스러운 꾸준함의 산실은 '하다보니'의 기적이거든요.


3. 책을 읽지 않은 자는 하나도 두렵지 않다는 심리로 무장해 정신승리하자.

책을 읽는 것에도 부끄러워 마시고, 읽지 못한 것에도 부끄러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는 특이하게 책 좀 읽는다 하면 '재수없는' 분위기를 풍기는 것으로 낙인찍히는 폐습이 있어요. 선진국형 문화는 아닌 것 같죠? 그러니 개의치 마세요. 왕따를 당하더라도 책 읽는 사람이 몇 년 지나서는 승리할 확률이 더 높을테니까요. 지금은 정신승리부터!


4. 나에게로 온 그 책, 그 작가, 그 문장을 가슴으로 품자.

아 그리고, 어떤 시인의 시가 나에게 딱 찾아 올 때가 있어요. 그게 단순히 내가 힘든 '시기'에 찾아온 것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 위로가 되는 느낌이 든다면 그 시인이 나랑 맞는 거예요. 시인이 아니라, 작품으로 그칠 수도 있어요. 한 편의 시일 수도 있고, 한 권의 시집일 수도 있죠. 저에게는 시인 최승자 님이 그런 시인이세요. 그 분 시를 읽고 있으면 굉장히 암울하고 허무한데, 오묘하게 위로가 돼요. 밝은 시로는 받을 수 없었던 독특한 감정에 이끌리게 되더라구요. 소설은 김애란 작가님의 '침이 고인다'나 김훈 작가님의 탁월한 문장력에 감탄하는데, 글 쓰는 입장에서는 자격을 돌아볼 정도로 맥이 빠지긴 하지만, 이때 책을 놓아버리기 보다는 필사를 하는 것도 좋은 습관인 것 같아요.

또 황정은 작가님이 그리는 매우 현실적인 허구 등장인물의 구체적 에피소드를 이야기로 표현해내는 단편소설도 좋고, 시인 안도현 님, 시인 도종환(현 국회의원)님, 그리고 작품만 보면 김영하 작가님의 '살인자의 기억법'은 제 난독증을 치료해주셨죠 ㅎㅎ 너무 재밌어서 거의 이틀~사흘만에 다 읽을 거 같아요. 정말 소설은 진도를 못 빼는데 말이죠. 저는 글을 쓰지만 책은 많이 안 읽는 편이라서 시도 좀처럼 이해를 못해요. 근데 시를 사는 시인들의 시에서 오는 건 이성이 아니라 감성,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이해하게 되더라구요.


5. '시간이 나서'가 아니라, '시간을 내서' 읽어보자.

이런 독서법에 대한 글은 왠만하면 잘 안 쓰는 이유가 그만큼 독서를 못하기 때문인데요. 그런 저 조차도 읽다보면 정말 눈이 조금씩 뜨인다는 느낌을 받아요. 그러니 용기내어 읽어보세요.


TV를 끄고, 스마트폰을 잠시 잊고.

시간이 있어서가 아니라, 시간을 내어서 읽어보세요.


읽다가 글을 쓰고 싶어지면 몇 자라도 꼭 쓰시구요. 작가는 그러다 탄생하거든요.

당신의 독서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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