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Feb 13. 2017

고양이와의 조우(D+1)

오후 2시부터 1일 째(집사일기)

그는 나를 경계한다.

봄베이. 를 닮은 코숏 올블랙

반응을 보며 이름을 지어야 하는데

첫날이라 나를 경계해서 부를 수도 없다.

내 입장에서만 다가가서 너무 귀찮게 한 것만 같다.

(그래도 가스비 의식해서 보일러 동파예방정도만 켜고 잤는데, 고양이 춥지 말라고 빵빵하게 틀어놓음. 전기장판 고장난 것 A/S신청함)

고양이 화장실에서 잠을 자길래

그건 고양이 가오가 아니라며 유인했더니

책상 밑, 냉장고 뒷 틈, 구석이란 구석은 다 가더니

내 눈치를 보고선 결국

집을 나갈 참이었나보다.

현관문을 향해 달려가더니

자신이 고양이임을 잊고서 문을 두드렸다.

아이가 가장 안락함을 느끼는 처음 있었던 이동장에 다시 유인했고, 지금은 코를 골며 잔다.


그래 내일보자.



구조냥이. 봄베이 닮은 코리앗 숏트헤어 올블랙 단모종. 까만색. 약 7개월 남아.

2017년 꼭 이루겠다는 것이 반려고양이와 함께 살고싶다는 것이었다. 나름 공부도 하고 준비도 되었다고 생각해서 구조된 고양이를 입양했다. 예전에 포스팅했던 사람들 많은 공원에서 나를 간택한 고양이와 똑같이 생긴 아이다. 그때 여건이 안 되어 1시간여 동안 내 품에서 잠들었던 아이를 평상벤치에 두고 왔지만 워낙 강아지 데리고 공원에 나오는 사람들도 많고 밝은 대낮이어서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몸을 부비던 그 아이는 아니지만 똑같은 검은 고양이(코숏 올블랙)종이라서 묘연인가 싶다. 처음엔 어떤 종인지 모르고 입양생각있다고 고양이 카페에 올리니 연락이 왔고, 한참 얘기하다가 사진을 보여주니 그때 그 아이와 똑같았다. 쭉 마음 속으로 그 아이를 생각했는데, 너무 신기했다.



p.s: '고양이가 좋아하는 음악'이라고 클래식을 틀어주었다. 근데 정작 내가 클래식을 싫어한다. 들으면 두통 증세가 있다. 두통약을 두 개나 먹고 서야 새벽 4시에 눈을 붙였다가 아이가 움직여서 깨기를 반복했다.

작가의 이전글 나에게 하는 말 출간 이벤트 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