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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반북스 Sep 15. 2021

개를 가르치는 건 운동을 배우는 것과 같다

[작은 친구들 7호] 강태욱의 추천도서

* <작은 친구들>은 동물책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와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입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준 털복숭이 작은 친구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정기 간행물입니다. 월1회 발행되며 4컷 만화와 크루들이 추천한 도서를 비롯해 채식레시피, 일상의 온기를 담은 에세이를 싣습니다.




개를 가르치는 법을 배우기 위해 1년 정도 애견훈련소에 가서 일을 배웠다. 말하는 대로 개가 움직여주는 대단한 훈련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했지만, 1년 동안 한 일은 애견훈련소에 있는 개들 밥 주기, 청소하기, 관리하기였다. 옮기고 치우고, 쓸고 닦고, 버리고 채웠다. 초반에는 개를 훈련시키기는커녕 쓰다듬어줄 시간도 부족했다. 소장님은 먼저 알려주시는 법이 없었고 맨땅에 헤딩을 하다가 머리를 쥐어짜도 답이 안 나올 때, 너무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해주셨다. 여기서 개를 관리해보지 않은 사람은 개를 가르칠 수 없단 사실을 배웠다. 개를 관리한다는 건 개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거다. 이해하지 못한 대상을 가르칠 수는 없다.


 우린 개라는 동물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내 반려견의 품종, 나이, 살아온 경험, 성격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품종과 나이, 살아온 경험, 성격에 대한 건 개와 관련된 모든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더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이론들을 배우면서 머리로는 알겠는데, 개는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지. 배웠던 내용들은 그래서 어떻게 훈련하라는 건지 화가 난다. 확실하면서도 빨리 끝내는 방법은 없을까. 아쉽게도 그런 방법은 없었다. 연습하고 또 연습하기. 개와 함께 훈련하고 또 훈련하기. 계속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기. 개를 가르치는 방법은 우리가 악기를 배우고, 운동을 배우는 것과 똑같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책이 있다. 브랜든 맥밀란의 <나의 반려견 내가 가르친다>이다.



 브랜든 맥밀란은 야생동물 훈련사였던 부모에게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개를 포함해서 호랑이, 코끼리, 곰 등의 동물도 훈련시킨 동물 훈련 전문가다. 그는 <럭키 도그 Lucky Dog> 이라는 CBS 방송을 통해 “한 번에 한 마리씩” 유기견을 줄여나가는 걸 목표로 유기견을 구조하고 훈련시켜 훌륭한 반려견이나 무비스타로 만든다. 책이 생각보다 두꺼워서 당황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내용은 간단하기에 쉽게 읽을 수 있다. 7가지 기본 명령과 8가지 문제 행동을 수정하는 방법을 3가지, 5가지 등 간단하게 나눠서 실제 사례와 함께 적용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시도해보고 느낀 결과, ‘앉아, 엎드려, 기다려, 안돼, 내려가, 이리와, 나란히’ 7가지 기본 명령과 ‘대소변, 돌진하기, 씹기, 짖기, 구멍파기(or 탈출하기), 사람 음식 먹고 식탐 부리기, 분리 불안, 공격성’ 8가지 문제 행동을 외우고 완벽하게 한다면 우리가 개와 함께 하면서 생기는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운동이다 생각하고 해보자. 우리가 태권도를 배우면 540도 발차기, 뒤공중돌기 등 화려한 기술을 해보고 싶다. 그러나 그런 화려한 기술들을 잘하기 위해선 발차기를 잘해야 하고 발차기를 잘하려면 다리를 잘 찢어야 한다. 다리를 잘 찢는 방법? 매일매일 잘 찢어질 때까지 찢는 연습을 하고 또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


 나는 알고 있는데, 열심히 하는데 왜 안 될까 하면서 개를 탓하고 혼자 짜증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과 무술인이자 영화배우였던 이소룡의 명언을 읽고 반성하게 됐다.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적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의지만 갖고는 충분하지 않다.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나는 적용하고 행동하지 않았고, 계속 연습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개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고 지금도 없다. 책에 나온 훈련방법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다른 방법도 있고 더 쉬운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일단 나와 있는 방법을 연습해보자. 자연스럽게 나올 만큼 연습해보자. 그래도 안 된다면 그 땐 이미 다른 방법을 찾았을 거다. 우리는 반려견의 선생님이다. 선생님의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돌아보자.



글쓴이. 강태욱

© 동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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