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친구들 8호] 으네제인장의 추천도서
* <작은 친구들>은 동물책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와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입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준 털복숭이 작은 친구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정기 간행물입니다. 월1회 발행되며 4컷 만화와 크루들이 추천한 도서를 비롯해 채식레시피, 일상의 온기를 담은 에세이를 싣습니다.
산호초, 맹그로브숲은 아름다운 모습 그 자체로 사람들의 감탄을 일으키는 것 외에도 대량의 탄소를 흡수하여 온난화의 가속화를 막고, 바닷속 생물에게는 풍부한 생태계를 제공하며 태풍과 해일로부터 육지를 보호하는 일도 하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최근 몇 년 산호초와 맹그로브숲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위기를 대처하는데에 산호초와 맹그로브숲의 역할이 크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 바다에서는 그러한 역할을 하는 생명군이 없을까. 이 책에서는 거기에 대한 해답으로 우리에게는 식재료로 익숙한 해조류를 내놓는다. 해조류 또한 산호나 맹그로브처럼 광합성을 하므로 그들과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예상은 했지만, 대산호초나 맹글로브숲처럼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있었다. 그것은 대산호초나 맹그로브숲에 비해 해조류 환경은 너무 협소하지 않나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책에 의하면 전문가들에게 해조류가 주목받지 못하는 더 큰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해조숲을 살펴보면 어떨까. 책은 ‘해조숲에 의해 격리된 탄소의 양은 블루카본인 맹그로브, 염습지 및 해초밭의 세 서식지 모두의 양과 비슷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간과되어 왔다.’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킹압둘라 과학기술대학의 두아르테(Carlos Duarte)교수의 주장을 인용하고 있다. 그러고보면 해양 다큐멘터리 속 물범이 헤엄지는 해조숲(영상에서는 주로 켈프숲이라고 번역되는 경우가 많지만 더 정확히 번역하자면 다시마숲이다)의 규모를 떠올려보면 해조숲 환경이 협소하다는 나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
책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조류가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라고 한다. 해조류의 역할이 산호초나 맹그로브 숲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해조류가 산호나 맹그로브에 비해 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지금껏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해서 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줄어드는 개체수를 염려하며 보호에 앞장서고 있지만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돌과 같은 무생명체로 여기거나 식물로 분류 했던 산호를 떠올리면 해조류에 대한 연구는 조금 늦게 시작되었을 뿐 앞으로의 대우는 산호나 맹그로브처럼 달라질 수도 있다.
부산대학교 교양총서라는 타이틀을 단 이 책은 산호 안에 서식 하기도 하고 흔히 식물 프랑크톤이라 불리기도 하는 미세조류부터 우리에게는 식재료로 친숙한 해조류까지 전반적인 설명을 할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해양전문가들의 다양한 활동과 절차를 간단히 소개하고 있다. 기후변화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기후 위기라는 말이 더 걸맞은 현재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열리고 있는 국제적인 행사나 관련 용어들도 따로 분류하여 정리해두었기 때문에 해양 환경 문제나 기후 위기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역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해조류를 중심으로 살펴보기에 좋은 책이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주목받는 생명군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인정을 받고 보호 받게 되는지 알기 어려웠는데, 아시아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부산대학교 연구진들이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새로운 방안으로 내놓은 해조류가 세계의 전문가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어떠한 과정을 겪고 있는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어 좋았다. 부산대학교 연구진들처럼 NGO단체들이 국제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떠한 연구와 자료가 필요한지 궁금하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겠다.
글쓴이. 으네제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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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친구들> 웹사이트 : http://littlepal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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