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서평
* 본 글은 동물책을 취급하는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의 서평단이 올려준 글입니다.
인간이 자연에 개입하여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착각은 인간을 더욱 거만하게 만들었고, 이러한 태도가 생태계의 파괴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비자림로의 훼손이 얼마나 큰 영향을 불러일으킬지 걱정이 앞선다.(벌써 터전을 잃은 동식물들이 조사, 보고되고 있다.) 자연은 서로의 네트워크를 통해 세밀한 균형을 이루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인간이 개입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미 인간의 개입으로 네트워크와 균형이 무너진 곳이 얼마나 많은가.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이 책은 친절하게 알려준다.
‘나무 수업’이라는 책으로도 잘 알려진 저자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자연의 힘을 설명한다. 늑대와 연어, 노루, 개미, 나무좀, 너도밤나무와 참나무 등 일상에 치여 관심을 두지 못했던 동식물의 이야기 덕분에 생태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짐을 느낀다. 또 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영역까지 자연의 힘이 담겨있음을 알고 나면 인간의 모습을 한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 과연 인간이 거대하고 경이로운 자연의 질서를 거스를 수 있을까?
인간이 자연에 개입하여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착각은 인간을 더욱 거만하게 만들었고, 이러한 태도가 생태계의 파괴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 늦기전에 우리는 겸허해져야 한다. 인간이 개입하지 않으면 생태계는 본연의 질서와 균형을 되찾게 된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잊지 말자.
나에게 온 문장
- 이 네트워크는 워낙 촘촘하게 짜여 있어서 자연의 일부에 불과한 인간이 자연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식물과 동물의 관계를 경이의 눈빛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이 조금이라도 섣불리 자연에 손을 대면 엄청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연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이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 생태계는 인간의 무례한 개입에 대응할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 숲에 더 많은 나무를 남기면, 즉 산림관리 차원의 벌목을 중단하면 된다. 나무가 많아지면 숲은 더 어두워진다. 빛은 차단하여 너도밤나무와 참나무에게 원래의 서식 환경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사냥꾼들이 자신들의 사냥감을 관리하기 위해 겨울에 먹이를 주지 않는다면 숲의 상황은 현저히 개선될 것이다. … 하지만 인간이 자연에 개입하기 시작하면 오랫동안 존재해온 자연의 시계 장치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 천편일률적으로 한 종류의 나무만 심으면, 한 종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숲 공동체 전체가 사라진다. 지금까지 시계의 톱니바퀴 하나하나에만 신경 쓰느라 전체를 보지 못하고, 하나의 시계 장치인 생태계를 통째로 바꾸려고 해왔다. 새 시계가 헌 시계처럼 잘 돌아갈지 의문이다.
- 나무좀이 건강한 나무에서 대량으로 번식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이 자연의 룰을 마음대로 어기거나 바꿨을 때만 일어나는 일이다. 계획적 조림 시스템이나 기후변화를 초래한 유해물질 방출이 원인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자연의 미세한 균형을 깨뜨리는 존재는 나무좀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다.
- 생태계는 쫓고 쫓기는 관계가 미세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각 구성원에게 걸맞게 기회가 주어진다. 그런데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조명이 생태계의 민감한 균형을 깨뜨리고 있다. 어두운 밤을 밝히는 자연조명은 달뿐이다. 동물들은 밤하늘에 비치는 달빛에 의지하여 길을 찾는다. 달이 동물들에게는 일종의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밤하늘을 헤집고 다니는 밤나비들은 별자리와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는 데 주의하며 직진 비행을 한다. 밤나비들의 비행 각도는 기가 막히게 정확하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밤나비들이 조명등 불빛을 가로질러 날아다니기 전까지의 일이었다.
- 우리가 자연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 아닌가? 나는 우리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 나무는 인간이 초래한 변화에 단기적으로 반응을 보일 수 없다. 나무의 시간 개념은 우리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새로 태어나는 세대에는 유전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도 모수가 죽고 후손들이 성장할 공간이 마련된 수백 년 혹은 수천 년이 지나야 가능한 일이다. 나무의 일생에서 변화는 예외라기보다는 규칙에 가깝다. 여기에 맞춰 나무는 균형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 수백만 년 동안 인간이 손대지 않아도 자연은 잘 돌아갔다. 대체 사람들은 왜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자연의 메커니즘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일까?
글쓴이. 동반북스 서평단 박에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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