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삶도 다른 존재의 죽음 위에 세워질 권리는 없다

<동물은 전쟁에 어떻게 사용되나?> 서평

by 동반북스

* 본 글은 동물책을 취급하는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의 서평단이 올려준 글입니다.


다른 종의 착취로 인해 세워진 우리의 일상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이제 ‘전환’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그로 인한 과오를 바로잡아야 할 때이다. 더 늦기 전에 …


알지 못했던 세상에 돋보기를 대고 자세히 보았을 때, 그 렌즈 안에 생각지도 못했던 세상이 펼쳐질 때, 세상을 보는 시각과 생각이 확장됨을 느낀다. 또 한편으로는 엄청난 충격을 받기도 한다. 이 책은 나에게 시각과 생각의 확장, 두통이 올 지경의 충격을 동시에 안겨줬다.


세계사 수업을 하며 영화 ‘300’의 일부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스파르타와의 전투를 위해 페르시아군이 앞세운 코끼리부대를 보고 모두 감탄했었다. 무기들을 장착하여 한껏 힘을 과시하는 코끼리가 남학생들 눈에는 멋있어 보였던 것이다. 또 육중한 코끼리가 전투 중에 절벽에서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모두 짧은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장면이 달리 보인다. 그냥 멋있다거나 당연하게 여길 장면이 아니었다. 인간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아니 끌려온 동물들의 착취가 담겨 있는 장면인데, 우리는 인간만 보았다. 인간의 욕심으로 전개된 전쟁만 보았다. 이기적이게도…


책은 전쟁에서 무기로 또는 실험용으로 ‘사용’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 행해지고 있을 그 이야기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기가 힘들었다. 사실 일상생활에서 동물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통해 마주한 새로운 세상의 면면은 충격과 혼돈 그 자체였다. 나의 일상이 얼마나 많은 죽음 위에 세워지고 있는지 부끄러워진다. 그 누구의 삶도 다른 존재의 죽음 위에 세워질 권리는 없다.


전쟁으로 인한 동물들의 피해는 비단 전쟁에 투입된 ‘무기화된’ 동물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쟁터에서 사는 동물들, 동물원의 동물들, 더 나아가 전쟁 지역의 식물들 즉, 전 지구적 환경문제로 확대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어느 일부의 변화가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의 사고와 태도의 변화를 통해 동물을 전쟁에 사용하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는 더 나아가 반전운동으로까지 확장된다.)


‘인간 쇼비니즘’. 인간 우월주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많은 착취를 일삼았다. 인간을 위한 다른 종의 희생은 당연하다고 여겼다. 인간이 다른 종에 대한 착취를 통해서만 살 수 있는 존재라면 그야말로 힘없고, 의존적인 존재라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현명하지 않은가. 똑같은 가치를 지닌 다른 종과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공감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사실, 다른 종의 착취로 인해 세워진 우리의 일상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이제 ‘전환’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그로 인한 과오를 바로잡아야 할 때이다. 더 늦기 전에 …


+ 혼자 알고 있기에는 더없이 중요한 주제라는 생각에, 책에 담긴 사례와 내용을 편집해 세계사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공부했다.(수능을 두 달 정도 앞둔 아이들이지만, 교과서의 내용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과연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동물의 생명을 경시하고, 마음껏 전쟁에 ‘사용’해도 되는지 깊이 생각하고 성찰한 시간이었다. 그 과정이 힘겹기도 했지만 힘겨움을 넘어서니 많은 배움이 있었다.


+ 2학년 학생들과 함께하는 인문학학습공동체(같은 책 읽고 생각 나누기) 시간에 읽을 다음 책으로도 선정!!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


나에게 온 문장


- “해마다 사회의 질적 향상은 위한 프로그램보다 국방비에 더 많은 돈을 쏟아 붓는 나라는 정신적인 죽음에 이르게 될 것이다.” - 마틴 루터 킹


- 진정한 진보는 저너머 적과 유사 종에 속한 동물, 즉 ‘타자’의 죽음과 고통 또한 거부할 때 비로소 이루어질 것이다.


- 완전한 해방이 이루어진 세계란, 어떤 존재의 젠더, 능력, 섹슈얼리티, 신체, 지적능력, 종(種)이 그가 어떤 대접을 받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이용되지 않는 세계다. 인간과 동물을 구별 짓는 존재론적 이원론이 거짓으로 폭로되고 거부되는 세계다. 이 세계는 구조적 폭력, 다시 말해 사회의 기본 토대 속에 착취와 폭력이 아로새겨진, 그래서 체제, 제도, 정책, 문화적 믿음이 일부의 욕구와 권리만을 충족시키고 그 대가로 다른 일부를 희생시키는, 그런 폭력이 없는 세계다.


- 인간중심주의는 인간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다른 모든 존재(동물과 자연세계를 아우르는 모든 것)를 희생시킨다. … 우리는 반드시 인간의 이익을 모든 종과 생태계를 포함하는 모두의 이익 속에 둘 수 있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동물보다 우월하지 않다는 것, 오히려 모든 종이 뒤얽혀 살아가는 생태계라는 혼합체의 일부라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인간중심주의를 재구성해야 한다.


- 결국 동물 기반 훈련은 군인이 살상과 죽음에 담담해지도록 길들이는 방편 중 하나다. … 동물을 해치는 경험이 동물의 고통에만 둔감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전쟁 피해자들의 고난에도 무뎌지게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 불행하게도 우리는 전쟁이라는 총체적 사회구조에 저항하기보다 항상 동물을 이용하는 편을 선호해 왔다. 하지만 진짜 원흉은 전쟁이다. 전쟁을 인간으로 하여금 동물과는 고사하고 같은 인간끼리도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막는 사고방식을 부추기고 강화한다. 동물을 동원하든 동원하지 않든 전쟁은 대가가 너무 크고, 너무 위험하고, 너무 끔찍하다. 우리는 포용하고 전환하는, 적극적인 평화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럴 때에만 전쟁 속에 내재하는 문제와 그 외 폭력의 징후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 전쟁에 의해 자연이 파괴되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진다는 것은 군대가 개별 생물과 생태계의 본질적 가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보통 전쟁 지역은 사람이 살기에 위험한 장소로 이해되지만 실제로는 전쟁 지역에 거주하는 다른 모든 생물도 위험에 처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동물을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 마하트마 간디


- “연민은 약한 게 아니며, 잔인성은 강한 게 아니다.”


- 전환은 모든 사람이 억압하는 자와 억압 받는 자의 복잡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 속에서, 우리가 지배체제와 개인을 향한 침해에 대해 저항하고 맞서 싸울 때에야 비로소 모든 사람이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전환은 제도와 구조를 포함하여 전 세계 모든 개인의 변화 역시 요구한다.



글쓴이. 동반북스 서평단 박에스더


블로그 https://blog.naver.com/esther1648/22165779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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