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 글. 마쓰다 나나코 그림. 임경선 옮김 <나비>
* 본 글은 동물책을 취급하는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의 서평단이 올려준 글입니다.
이 책을 만난건 여름의 끝 자락 이었고 이 책을 따라 이제 가을이 온 것 같다. 가을이 왔다는건 가을의 노오란 빛이 함께 온다는 것인데 이 책의 표지가 내 눈에는 그렇게도 가을 스러울 수가 없었다.
<나비>를 선택한건 순전히 제목과 표지 때문이었는데 작가나 목차 또는 간략한 책소개도 보지 않고 책을 고르는건 내게 흔한 일은 아니었다. 처음 본 그 순간 표지에 그려진 노오란 나비와 두개의 긴 더듬이가 손으로 쓰다듬어 보고싶은 충동을 일으켰다. 마치 마트 계산대 앞에 진열된 작은 젤리를 그냥 지나치기 힘든 아이의 눈빛과 다르지 않았을것 같다.
<나비>는 핸드폰 액정으로 보는 빛보다 더 선명하고 화사했다. 노란색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 인데도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뭔가 안정감을 주고 따뜻함을 주는 그림이었다. 불면증 치료용으로 안방 침대 위 천장에 붙여볼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빠져드는 표지에 단아하게 찍힌 두 글자 나비. 그 아래 작은 글씨로 쓰여진 에쿠니 가오리 글ㆍ마쓰다 나나코 그림ㆍ임경선 옮김.
마쓰다 나나코라는 작가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었다. 그림만 보고 걸출한 작품을 여러개 출판하거나 유명한 작가일 거라 생각했는데 한국에는 그렇게 많이 알려진 이름이 아니었기에 에쿠니 가오리나 임경선 이라는 익숙한 이름 사이에 마쓰다 나나코라는 이름이 더 궁금하고 기억에 남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이 책을 접한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이책의 작가가 내가 아는 에쿠니 가오리 인걸까? 하고 생각했을것 같은데 나역시 그랬다. 동화작가? 에쿠니 가오리? 그런데 이게 첫 동화책도 아니었고 우리나라에도 이 나비는 두번째 출간된 그녀의 동화책 이었다. 책을 펼쳐 한장한장 넘길 때 작가의 간결하지만 힘있고 힘있지만 부드러운 문체에 웃음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스토리 작가보다 더 나를 흥분시킨건 옮긴 이였다.
내가 일본어를 몰라 원작을 본다한들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제2외국어를 해봤던 경험으로 이 글을 이렇게 한글로 표현을 한다는게 얼마나 기막힌일인지는 알고 있다. 단순이 번역이 아니기에 나는 옮긴이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좋았다 참좋았다.
글 내용처럼 ‘기분 좋고말고 기분 좋고말고요 기분좋다 기분좋아’ 이 한페이지의 글이 지금의 내 모든 감정을 표현해 준다. ‘좋고말고 좋고말고요’ 이 한 문장은 꽤 여러날 나를 웃게 할것 같다. 이 가을이 끝날 때 까지도 말이다.
글쓴이. 동반북스 서평단 최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