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간 40권의 일기를 써본 경험자의 이야기
1. 매년 새해가 되면 많은 결심들을 세운다. 운동, 다이어트, 영어공부, 책읽기 등등.. 나 또한 새해가 되면 자연스럽게 의욕이 솟고 새로운 결심과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매번 같은 목표를 다짐하고 결국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굳은 결심은 어디 가고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을 보면서 '역시 그렇지, 뭐.. 내가 언제 이런 걸 해왔다고..' 하면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곤 한다.
2.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자신을 보면서 아쉬워하고 계실 분들께 나의 일기쓰기 습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3. 내가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고등학교 기숙사에 있으면서 집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 검은색 대학노트를 사서 쓰기 시작한 것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일기쓰기는 올해까지 총 39년간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쓴 일기장은 총 40권. 지금도 내 가방에는 40번째의 일기장이 들어있다.
4. "일기를 39년이나 썼다고? 40권이나 썼다고?" 내 일기쓰기를 말하면 다들 놀란다. 다들 대단하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사실, 일기는 매일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된다. 매일 밤에만 써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일기를 하루에 두 번 쓴 적도 많다. 아침에 도서관에서 쓰기도 하고, 약속장소에 일찍 가서 친구 기다리면서 쓰기도 하고. 반대로 꽤 오랫동안 안 쓴 적도 있다. 6개월간 안 쓰기도 했었다.
5. 그런데 인생을 돌아보면 거의 40년간 일기를 쓴 셈이 되었다. 끊어지지 않은 것이다. 39년간 지속하게 한 힘이 무엇일까?
6. 그건 "잠깐 안 하더라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쓱~ 다시 하기"라는 마음가짐이었다. 일기 쓰기를 결심하고 2~3일 열심히 쓰다가 한동안 못 쓰더라도 괜찮다. 몇 개월 지나서 문득 일기 생각이 날 때 그냥 쓰면 된다. 정말 그냥 쓱 쓰면 된다. 그냥 일기장 꺼내고 한 줄 쓰면 된다. 그러면 다시 이어진다. 그렇게 나의 일기쓰기는 39년이라는 시간을 이어져 왔다.
7. 중요한 것은, 아무리 오랫동안 일기를 쓰지 못했더라도, 다시 '쓱~' 시작하는 것이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한 줄이라도 다시 일기를 쓴다면 그때부터 계속 이어질 수 있다. (감사하게도 나의 이런 마음가짐과 일기쓰기 습관은 김호 작가님의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라는 책에도 사례로 소개되어 있다)
8. 새해도 벌써 20일이 지나고 있다. 이제 슬슬 굳은 결심은 허공으로 날아가고 지칠 때가 다가오고 있다. 그래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으로 인해 자신에게 실망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도 괜찮아. 지금 다시 하지 뭐"라는 마음으로 그냥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시 하면 된다. 그렇게 매일 작은 실천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지금 다시 하지 뭐!"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작은 한 걸음부터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