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파악 전에는 판단 금지!

by 진동철

종강을 하면서 2개의 해프닝이 있었다.
사실은 나만의 해프닝, 내 마음 속의 해프닝이긴 하다.

1. 제곧내의 메일을 연달아 받고...

이번 학기 학부 수업에서 제곧내의 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
제곧내... 들어보셨을 것이다.
제목이 곧 내용.
정말 메일 본문에 아무 것도 없었다.
제목에만 어느 학과 누구인데 과제 제출한다는 것만 적혀져 있다.
첨부파일만 달랑 하나 있고.
충격 아닌 충격을 받고 고민고민하다가 그 다음주 학생들에게 이메일 작성법을 알려주었다.
몰라서 그런 걸 수 있다는 대딩 1 둘째딸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그랬는데... 이번 종강 후 기말과제에 또 제곧내 메일이 왔다.
자세히 보니 또 그 학생이었다.
엇? 뭐야? 나를 X 먹이려는 거야? 내가 말한게 같잖다는거야? 한번 해보겠다는거야?
머리 속에 오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옆에서 듣던 큰딸아이가 "아빠, 그 학생은 이메일 작성법 알려줄 때 결석해서 못 들은 거 아녀?" 라고 했다.
혹시나 해서 확인해 보니, 정말 그랬다.
그 학생이 한 학기 동안 딱 한 번 결석했는데 바로 내가 이메일 작성법을 알려준 날이었다.
만약 그 학생이 내 이메일작성법을 들었더라면 제곧내 메일은 안 보냈겠지.

그렇게 첫번째 해프닝이 지났다.

2. 기말과제 제출기한은 지났는데...

이번 학기 대학원 수업의 기말과제는 한 회사의 리더십 이슈를 설문/인터뷰해서 해결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졸업논문을 써야 하는 4학차 선생님들은 이 과제가 부담스러워 다른 과제로 바꿔드렸다.
한 학기 동안 리더십 개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듣고 토론했으니 그걸 자신의 언어로 한 페이지 정리해서 제출하는 것이다.

어제가 제출마감일이었다.
그런데 한 선생님께서 제출하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 그 선생님에게 메일을 보냈다.
과제 제출하셔야 내가 성적을 드릴 수 있다고.
그랬는데도 오후가 되도록 반응이 없었다.
뭐야? 이제 졸업이니 과제 제출은 안 하겠다는 건가? 그냥 점수 달라는 건가?
또다시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오후 늦게 카톡을 드렸다. 메일 확인해 달라고.
그랬더니 카톡이 왔다.
얼마전 회사를 이직해서 이전 직장 메일로 갔을텐데 네이버 메일로 다시 보내달라고.
네이버 메일로 다시 과제 안내메일을 보내고 카톡 드렸다.

두번째 해프닝이었다.

두 번의 해프닝을 겪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상황 파악 전에는 판단 금지!"라는 생각.

내 입장에서는 온갖 이유와 상황이 상상되고 내 입장에서 서운함과 불만이 들 수 있지만 사실을 알게 되면 그게 다 사라진다.
내가 모르는 상황과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굳이 내 감정을 소모하고 스스로를 힘들게 할 필요가 없다.
그냥 뭔가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하면 그만이다.
그렇게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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