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동일 Oct 09. 2023

스타트업에서 살아남기 - 3

인생은 타이밍

2022년 4월, 이전에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기로 하고, 마지막 남은 휴가를 몰아 쓰고 있던 시점이었다. 먼저 시작한 선배는 내가 합류하기 전에 외주를 통해 제품에 대한 개발을 맡겨둔 상태였고, 그 제품의 프레젠테이션 날 내가 처음으로 합류하기로 하였다. 


필자는 대학교, 대학원 시절에 간단한 개발 경험은 있지만, 팀 단위, 기업 단위의 개발을 했던 적은 없다. 그래서 사실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게 있을까? 내가 과연 팀에 도움이 될까?'라는 두려움이 항상 머릿속에 있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첫 회의에 참석했다. 


필자는 이젠 회사에서 QA라는 직책을 맡아서 근무를 했다. QA(Quality Assurance)는 품질보증이란 뜻이고, 제품에 대해 검수를 하는 직책이었다. 그런데 처음 오자마자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처음 나온, 아직 오류가 많은, 아직 기능이 완성되지 않은 제품이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처음에는 각자 파트를 나눠서 각자의 방법으로 검수를 시작했다. 필자는 QA 할 때의 경험을 살려 나름 깔끔하고, 체계적으로 검수를 진행했고, 맡은 모든 기능을 테스트를 완료했고, 검수 시나리오와, 오류 내용과 분석 내용을 엑셀에 작성하였다. 다른 QA 툴을 사용할까도 생각했지만, 다 같이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엑셀만큼 쉬운 것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2주 후, 각자가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였다. 각자의 방식대로 검수를 진행했고, 각자의 방식대로 정리를 해서 발표를 했다. 모든 발표가 끝나고, 나는 내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내 의견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난 내 QA의 능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내 방식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였고, 다들 그 의견을 받아들여 주었다. 그리고 내 방식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해주었다. 내가 갖고 있던 두려움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잘할 수 있을까?'라는 나의 두려움은 이 팀에 합류한 시기가,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을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시기였고, 팀원들이 그 능력을 인정해 줌으로써 모두 사라졌다. 


필자가 팀에 합류하겠다고 했던 시기, 그때 당시 팀에서 가장 필요했던 능력이 우연찮게 잘 맞아떨어졌기에 나의 스타트업 합류가 매끄럽게 이루어졌다. 만약 내가 조금 더 일찍, 아니면 조금 더 늦게 합류하였다면 이렇게 매끄럽게 합류할 수 있었을까? 확신할 수 없다. 그렇기에 나의 이 타이밍은 정말로 좋았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에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스타트업에서 살아남기 -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