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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Oct 28. 2023

사랑의 진정한 가치는 뭘까?

 Something’s wrong. 가수 권진아가 부른 ‘뭔가 잘못됐어’라는 노래인데, 음악에 집중하니 이런 구절이 들려온다. ‘지구가 달을 돌고, 모든 게 다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어’. 지구가 달을 돌고, 모든 것이 제멋대로인 상태. 이런 느낌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 가사말이 묘하게 아름다운 이 상태는 바로 ‘사랑’을 의미한다. 참으로 아름답고, 가슴 시리고, 또 때로는 황홀하기도 한 사랑. 예나 지금이나 인류가 행해온 사랑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었고, 모두에게 권장할 만한 소중한 가치에 해당했다.    

    

 하지만 그렇게 바람직한 가치를 지녀오던 사랑마저도 현시대에 접어드니, 어째 성격이 원래 방향과는 다르게 점점 바뀌는 것만 같다. 사랑이 지니던 순수한 가치가 점차 사라지고, 지나치게 이해타산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랄까? 얼마 전에 모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중매술사’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프로그램의 요지는 대략 이러했다. 한 명의 고스펙남 또는 고스펙녀가 메인으로 나와, 자신에게 구애하는 몇 명의 이성이 자신의 조건과 합치하는지 맞춰본 후, 최종적인 한 명을 선택해 짝을 결정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끝내 커플이 맺어지긴 했다. 하지만 계속 보고 있자니, 시청자의 입장에서 내 마음은 어쩐지 편하지가 않았다.     

 

 이유인 즉슨,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사랑에 빠질 권리가 있는데, 사랑을 쟁취해 내기 위해 쌓아야 하는 스펙들이 이리도 많다니 참으로 ‘놀랄 노’자였다. 그 조건들의 치열한 경쟁을 헤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이성을 위해 끊임없이 구애를 해야만 했다. 방송에서는 대놓고 색깔 입힌 자막들을 동원해 서로의 ‘스펙’을 여과없이 보여 주었다. 아, 이토록 남녀간의 사랑이 어려운 것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현실을 잘 몰랐던걸까? 과연 이렇게 맺어진 커플이 진정한 만남을 기반으로 하여 결혼이라는 축복의 길을 걸을지 심히 의문이 들었다.  

    

 과연 사랑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 사랑은 전혀 다른 두 개의 세계가 만나 하나의 세계로 깊게 융화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하는 두 사람이 만나, 처음에는 외모에 끌리다가도 점점 지낼수록 서로의 내면을 이해하고, ‘이 사람이 이렇게 세심한 사람이었구나’를 생각하며 의외의 부분에서 사랑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호수에 물결이 잔잔히 퍼져나가듯, 사랑도 그렇게 커져 나가는 성질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즘 시대에는 순수한 사랑이 굉장히 귀해진 것 같다. 30대에 접어드니 나조차도 상대방의 외모가 어떤지, 상대방의 지위가 어떻게 되는지, 상대방의 재력이 어떤지를 은연중에 보고 있으니 말이다. 현시대의 사랑이 조금은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던 사랑이란 등 뒤로 꽃다발을 가린 채,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릎을 꿇고 건네주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너무 유난스러웠나보다(?). 뭐 어쨌든, 머지않아 이뤄낼 미래의 사랑을 생각해보며 나는 오늘도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가 보려고 한다.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결말이 아름다운 성공으로 끝나길 바라며, 모두들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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