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
이 글을 읽고 있는 동국대학교 학생, 특히 남학생이라면 대부분 군 복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마쳤을 것이다. 우리는 입대를 앞둔 이들에게 나라를 지켜줘서 고맙다며, 건강히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전한다. 필자는 ‘건강히’, ‘다녀오라’는 말에 특히나 힘을 더한다. 그 짧은 말 속에는 정말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2023년, 대학교 1학년을 마친 뒤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채상병은 돌아오지 못했다.
2023년 7월, 경북 예천 지역에 쏟아진 폭우 속에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된 해병대 채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채상병은 구명조끼도 없이 물속에 들어 갔고,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지휘관의 무리한 명령은 결국 한 생명을 앗아갔다. 이 사건은 곧바로 해병대 내에서 수사되었고,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이하 박대령)은 해당 사건이 군 내 3대 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조사 결과 보고서를 국방부에 보고했다. 그러나 2023년 7월 31일 예정되었던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언론 설명 브리핑이 돌연 취소되었고, 8월 2일 박 대령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던 사건을 국방부가 경찰청에 사람을 보내 취소시켰으며, 같은 날 오후 오히려 박 대령이 ‘집단항명의 수괴’ 혐의로 입건되고 보직 해임되었다. 이에 더해 국방부는 해병대 수사단이 작성한 초동 수사 결과를 무단으로 수정했고, 관련 책임자인 임성근 대령을 보직 해임하기 까지 했다. 이후 국회는 채상병 특검법을 세 차례나 통과시켰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은 세 차
례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다.1)
이는 국가를 위한 복무가 개인에게 어떤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를 다시금 보여준 사건이었다. 채상병의 죽음은 단지 하나의 안타까운 사고가 아니라, 군대 내 뿌리 깊은 위계 문화, 책임 회피 관행, 권력의 무책임함이 만든 제도적 타살이었다. 당시 채상병 특검법을 세 차례 모두 거부했던 윤석열은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발언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되묻고 싶다. 한 청년의 목숨을 빼앗아 간 사망 사건도 수사를 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군대를 가려고 하겠는가? 젊은 세대가 청춘을 바쳐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동안, 국방 조직은 과연 그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국민에게 의무를 물으려면 국가는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 글은 채상병 사망 사건을 시작으로 강제적으로든, 자발적으로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입대한 국군 장병들이 왜 죽어나며, 왜 그 비극이 되풀이되는지, 징병제 사회 속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구조적 질문을 던진다.
다행히도 채상병 특검법은 2025년 6월 10일 공포되었다. 그러나 아직 ‘다행히’라는 부사어를 쓰기에는 이르다. 채상병 사건뿐만 아니라, 군대에서는 사건·사고가 매년 끊이질 않고 있다. 국방부 내부 행정 자료에 따르면 군기 사고 및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 인원은 매년 50명이 넘는다.2) 군 사망사고는 관련 규정에 따라 ·형으로 분류된다. 형은 군기 사고(총기 강력 사건, 폭행치사, 자살, 음주운전 교통사고 등) 와 안전사고(일반 교통사고, 총기 오발 사고, 폭발물 사고, 화재, 추락, 익사 등)로 나뉜다. 지난해부터 집계를 시작한 형에는 병사(病死), 민간인에 의한 피해, 적군·외국군에 의한 피해, 재해 사고, 변사가 포함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사망사고 원인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자살’이라는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22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육해공군과 해병대에서 복무 도중 숨진 장교와 부사관, 병사는 852명에 달했다. 그중 70%는 군기 사고로 사망하였고, 또 그 가운데 ‘자살’이 96.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3)
우리는 자살이 군 내 사망사고 원인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만 주목해서는 안 된다. 국군 장병이 왜 자살에 이르게 되었는지, 무엇이 그를 사망에 이르도록 했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이예람 중사는 2021년 5월 21일, 선임으로부터 성추행 및 2차 가해를 입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해군 제2함대사령부 소속 A 중사는 2021년 8월 12일, 성추행 및 괴롭힘, 2차 가해를 입은 후 부대 내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2022년 11월 28일, 육군 12사단 GOP에서 경계 근무하던 한 이병은 폭언, 강요, 협박 등에 짓눌려 스스로를 겨냥한 채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모두 성범죄나 가혹행위로 인한 사망이 아닌, ‘자살자’ 통계에 포함되었다.4) 군 사망자 통계 존재하는 허점이다. 사망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통계에 반영해야 해당 장병을 사망으로까지 이르게 한 책임 소지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하지만 군 내 사망사고의 은폐 및 조작이 근본적인 사망 원인 해결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경우 국군 장병 사망사고가 비단 징집 대상인 남성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징집당한 남성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입대한 군인도 군 내 가혹행위 및 부조리로 인해 세상을 떠났고, 그들은 정확한 사망원인도 밝히지 못한 채 묻혀야 했다.
군 내 가혹행위 및 부조리는 군 내 자살 사건 대부분의 원인일 뿐만 아니라, 많은 장병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심각한 문제이다. 2014년 4월 6일, 온 국민의 격분을 사게 한 ‘윤 일병 사망 사건’은 군 내 가혹행위로 인한 사망사고의 대표적 사례이다. 선임병들의 지속적인 구타와 가혹행위로 윤 일병이 사망에 이르렀는데, 처음에 군 당국은 윤 일병이 냉동식품을 먹다가 질식사하였다고 발표했다. 이후 한 상병이 자기 자식이 군에서 억울한 일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사건의 진상을 밝혀 해당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 사건이 국민에게 알려지고, 가해자들이 처벌받게 된 데에는 한 개인의 진술과 국민의 관심이 있었다. 그 가운데 국가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2014년 윤 일병 사망 사건 이후 지금까지도 군 내 가혹행위 및 부조리는 잊을만하면 보도되고 있다. 앞서 살펴봤듯이 통계에 허점이 있을뿐더러 2차 피해 우려로 인한 고발의 어려움마저 존재함을 고려했을 때 군 내 가혹행위 및 부조리 문제는 여전히 과거에 머무른 채 해결된 것이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가혹행위 및 부조리를 겪은 장병이 외부에 알리거나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는 현실도 문제이다. 군대라는 폐쇄적인 공간의 특성상 가혹행위를 고발하더라도 누가 고발했는지 쉽게 특정될 수 있다. 이는 고발에 대한 2차 보복 및 피해라는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진다. 만약 한 병사의 고발이 발각되어 보복을 당한다면, 다른 병사는 보복성 처벌을 받는 모습을 보고 더욱 함구하고 침묵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고발 자체를 꺼리게 만드는 구조적 장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애초에 고발 가능성이 작을뿐더러, 공간의 폐쇄성 때문에 외부와의 연결이 쉽지 않아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다. 군대 내 가혹행위 및 부조리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한 것이 아닌, 두려움으로 점철된 위계질서가 피해자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있는 군 전체의 구조적 문제다.
국군 장병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건강권조차도 보장받지 못할 때가 많다. 군대 내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대다수이다. 2011년 4월 고 노우빈 훈련병은 뇌수막염에 걸렸으나 타이레놀을 처방받고 사망에 이르렀다.5) 2021년 공군 훈련소에서는 고관절이 괴사한 훈련병이 군의관에게 엑스레이 촬영을 거부 받았으며 폭언까지 당했다.6) 2020년 인권위에서 군 건강권 관련 실태조사를 진행해 보니 ‘아플 때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미충족 의료율)’라고 답한 사람이 응답자에 24.8%에 달했다. 우리나라민간의 미충족 의료율이 2019년에 6.4% 정도인 것을 고려했을 때 장병은 건강권까지도 심각한 수준으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국군 장병을 ‘인간’이 아닌 ‘부품’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기본적인 건강권조차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군인 자살률이 높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지금껏 살펴봤던 군 내 가혹행위 및 부조리가 일어나는 가장 거시적이면서 포괄적인 이유는 권위주의적 문화일 것이다. 군대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권위주의적 문화가 자리 잡고 있으며, 그 문화 속에서 위계가 남용되는 것이 문제다. 어떤 이는 ‘나만 당할 순 없지’, 라고 생각하며 부조리를 대물림하거나, 어떤 이는 ‘후임들까지 당하게 둘 순 없지’라며 악습을 끊어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군부독재 시절부터 뿌리 깊게 자리 잡아온 이 권위주의적 문화는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 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권위주의적 문화를 타파하려는 인식 변화뿐만 아니라 군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건의 은폐를 방지하며, 가해자를 엄중하게 처벌하는 법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책이나 군사법으로는 부족하다.
군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중 하나로 군인권센터의 ‘군 인권보호관’ 제도가 있다. 군 인권보호관이란, 군대 내 인권 침해 및 차별 행위를 조사하고 시정 조치와 정책 등을 권고하는 전담 기구이다. 이 제도가 생기면서 이전보다는 훨씬 적극적으로 군의 인권침해를 통제할 수 있게 된 점은 긍정적이다. 군 인권보호관이 직접 부대를 방문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면밀히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시 방문이 불가능하다는 것, 긴급한 경우엔 12시간 전까지 가능하지만 그마저도 국방부 장관은 특별한 사정을 이유로 방문 조사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 강제수사 권한도 없고 수사 중인 사건 자료도 받을 수 없다는 점 등 문제점이 다수 존재한다.7)
이 밖에도 군 내 사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사망사고와 같은 중한 사건들의 효과적인 수사를 위해 2022년 7월, 「군사법원법」이 개정되었다. 그중 제7조는 성범죄, 입대 전 범죄, 범죄에 의한 군인 사망 이 3가지 사고를 군대 내 3대 사망사고로 명명하고 이 3대 사망사고에 해당하는 경우 지체없이 대검찰청,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또는 경찰청에 사건을 이첩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8) 그러나 글의 가장 처음에 언급했던 채상병 사망 사건을 다시 보면, 군사법원법이 2022년에 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일어난 채상병 사건은 현행법과 제도의 문제점 아직까지도 그 누구도 책임지고 있지 않다. 개정된 군사법원법에도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개정 「군사법원법」은 위와 같이 3대 사망사고를 원칙적으로 일반 형사사법 절차로 이관하도록 규정했으나, 구체적인 수사·재판 절차와 기관 간 협조 방안은 미비하다. 특히 경찰·검찰·법원 단계에서의 피의자 소환, 피해자 조사, 법정 출석, 호송 등 업무를 군 수사기관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계할지 명확하지 않아 시행령 등을 통한 세부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 군에서 수사 기록을 공유해주지 않는다면 수사는 시작조차 될 수 없다. 또한 제2조 제4항에서 국방부 장관이 군사기밀 보호를 이유로 사건을 다시 군사법원에 기소하도록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기관 간 권한 충돌과 절차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일반 수사기관으로 이첩된 사건을 다시 군으로 회수하는 절차, 국방부 장관의 직접 기소 권한 범위 등도 불분명해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이처럼 「군사법원법」에서 군사법원이 독립적인 사법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헌법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있다. 헌법 제110조 제1항에서 “군사재판을 관할하기 위하여 특별법원으로서 군사법원을 둘 수 있다”라고 하여 헌법상 군사법원을 설치할 수 있는 근거는 있다. 그러나 헌법 제110조는 헌법 편제상 ‘제5장 법원’에 규정되어 있어 군사법원을 설치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사법부의 영역이어야 한다. 이와 같이 군사법원이 본래 사법부의 영역에 속해야 함에도 군사법원법에 따라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운영됨으로써 행정부가 사법권을 행사하는 구조를 만들어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는다. 평시 군사법원 존치는 북한과의 휴전 상황에서 군 기강 확립과 보안 유지라는 특수성을 이유로 정당화되지만, 실제로는 군 내부에서 수사와 재판이 모두 이루어지는 구조 때문에 사건 은폐, 피해자 회유와 협박, 조직적 2차 가해 등으로 군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을 키워왔다. 지휘관에게 사법권을 부여하는 방식은 군 기강 확립이 아니라 권력 남용을 가능하게 하며, 진정한 기강 확립은 엄정하고 독립적인 법 적용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평시 군사법원의 존치 논리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군사법원법은 변혁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만의 군사법 개혁 사례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대만의 군사법 제도는 지휘관이 경험에 의존해 판결과 형량을 정하는 구조로, 1999년 군사 심판법 개정 전까지 사법부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대만은 1997년 사법원이 구 군사 심판법이 행정권의 개입을 허용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내린 뒤, 1999년 군관의 심판 참여 배제, 심판·검찰 분리, 군사 장관의 판결사정권 폐지 등을 담아 군사 심판법을 개정했다. 이후 2013년 홍중추 상병 사건을 계기로 평시 현역 군인도 군사재판이 아닌 일반 형사소송법으로 기소·처벌하도록 법을 전면 개혁했다. 홍중추 사건은 홍 상병이 군기교육대에서 과도한 훈련으로 사망하고 국방부가 이를 은폐하려다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사건이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군사 사법권이 완전히 민간 사법부로 이관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마잉주 총통의 사과와 국방부 장관 경질, 50만 명 시민의 청원 등이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이후 우리나라의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와 유사한 성격의 ‘군사 원안 조사위원회’가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국군관병권익보장위원회’가 상설 기구로 설치되어 군사재판의 외부 개입과 장병 권익 보호를 강화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또한 이를 참고하여 국군 장병 사망사고에 대한 조사가 군사법원이 아닌 사법부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 이상의 사건 은폐가 반복되어선 안 된다.
군대에서는 자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책 또한 여러 방면의 대책이 필요하다. 군인 사망 사건을 은폐하지 않고 그 사망 원인을 명명백백히 밝히기 위해서는 사법권을 군사법원이 아닌 사법부에 두어야 한다. 이를 통해 군대와 독립적인 기관인 군 인권보호관의 수사도 독립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 사망 사건뿐만 아니라 군 내 가혹행위 및 부조리, 건강권 문제에 대한 예방 및 처벌이 수월해질 것이다. 50만 명 시민의 청원 덕분에 군사법이 개혁된 대만의 사례처럼, 우리 국민 또한 법 개혁을 위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관심을 가져야한다 군대에서 전역했다거나, 군대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문제에 관심을 덜어서는 안 된다. 국방은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며 그러기에 국가를 뒤흔들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군대의 안전은 곧 국가의 안전이며, 이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다. 군대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국가의 안전도, 국민의 안전도 보장될 수 없다. 징병제 사회에서 군 내 사건·사고의 피해자는 누군가의 아들, 친구, 가족이다. 이 모든 것은 사람들의 인식 변화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고위 공직자들의 권위주의적 태도와 군인을 부품화하려는 인식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군대에서 인간에게 직책이라는 이름의 권위가 부여될 때, 그 권위가 곧 인간의 존엄성까지 결정짓는 것처럼 작동하고 있다. 위계질서의 위쪽에 있는 사람은 잘못을 해도 책임에서 벗어나고, 아래쪽에 있는 사람은 고통을 겪어도 참는 것이 당연시된다. 누구는 부품화를 하고, 누구는 부품화를 당한다. 군대 내 업무 효율성 및 질서를 위해 위계는 꼭 필요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위계는 필요하다. 그러나 질서유지를 위한 위계와 권력 남용을 위한 위계는 다르다. 인권까지도 위계화되어서는 안 된다. 군대라는 특수성이 모든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으며, 국군 장병도 장병이기 이전에 인간이다. 군대는 생명이 담보된 공간이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더욱더 높은 수준의 인권 보장이 필요하다. 국가가 국민에게 의무를 부여한 이상,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참고문헌
1) 2024.05.02. 채상병 특검 첫 번째 통과/2024.07.04. 채상병 특검 두 번째 통과/2024.09.19. 채상병 특검 세 번째 통과
2) 지표누리 E-나라지표, 군 사망사고 현황 2025.03.11.,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701
3) 김경준, 「사망 장병 10명 중 7명이 '군기사고'… 10년간 자살만 566명」, 『한국일보』, 2024.07.22.,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72213450000422
4) 김도균, 「10년간 가혹행위 사망자 1명? 군 사망자 통계의 허점」, 『오마이뉴스』, 2024.06.27., https://omn.kr/297x0
5) [공지] 4월 24일, 故 노우빈 훈련병을 추모합니다. (2020, April 24). 군인권센터. https://mhrk.org/notice/view?id=2332
6) 신준명, 「'고관절 괴사'인데...공군 군의관 "이게 응급실 올 일이냐" 진료 묵살까지」, 『YTN』, 2022.03.23., https://www.ytn.co.kr/_ln/0103_202203230459154908
7) 안혜민, 「[마부작침] 군대 속 인권, 어디까지 왔을까?」, 『SBS』, 2022.09.04.,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882650&plink=SHARE&cooper=COPY
8) 군사법원법. (n.d.).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EB%B2%95%EB%A0%B9/%EA%B5%B0%EC%82%AC%EB%B2%95%EC%9B%90%EB%B2%95
국가인권위원회, 「장병 건강권 보장을 위한군 의료체계 실태조사」, 2020.,. https://www.humanrights.go.kr/base/board/read?boardManagementNo=17&boardNo=7606420&menuLevel=3&menuNo=115
김용주, 오윤성. (2017). 「군사법제도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연구」. 『한국경찰학회보』19(2), 27-65, 2017.
이현정. (2021). 「군 사법제도 개선방안 - 「군사법원법」개정 법률을 중심으로」, 『법학연구』29(4), 143-166, 2021.
순직 2년 만에 특검 시작.. 채상병 사건 5분으로 한눈에 이해하기|크랩. (2025, June 13). Youtube, https://youtu.be/MKU0yMx34pA?feature=shared
대한민국을 1년 내내 뒤흔든 채 상병 사건, 15분 정리(Eng Sub)|씨리얼 익스플레인. (2024, July 19). Youtube, https://youtu.be/KW7HIsbAhpE?feature=sha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