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2대 동국교지
- 지원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이 사회에 많은 환상을 품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사회의 기반들은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그 환상을 깨고 현실을 마주하며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동국교지 87집을 통해 우리 사회에 불합리한 것들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환상을 깬 자리에는 우리가 반드시 마주해야 할 진실이 남을 겁니다.
- 유라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 한다” -『모순』, 양귀자 우리는 한낱 인간이기에 모든 것을 볼 수 없고 또 모든 것을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채로 품은 '환상'은 수많은 것을 배제하고 간과한 추상일 테지요. 그렇기에 우리가 당연하게 품어온 '환상'이 무엇을 외면하고, 누구를 희생시키고 있는지 이쯤에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합리함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아름다운 환상으로 덮어버리려는 모순. 동국교지는 이 모순적인 '환상'을 해체하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실제’를 마주하기로 했습니다. 87집과 함께하는 탈환상의 과정이 그리 낭만적이지는 않겠지만, 그리 외롭지만은 않기를 바랍니다.
- 민주
검색 한 번이면 알 수 있는 정보들이 많습니다.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밀려오는 정보량이 감당이 안 될 때도 있죠. 그럴 때 우리는 ‘다 알고 있다’, 혹은 ‘웬만큼은 알고 있다’는 오만을 저지르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이번 87집을 통해 ‘알고 있다’는 환상에 균열을 내고 싶었습니다. 저희 교지 편집위원들의 환상에 균열을 내는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자, 무주의(無注意) 맹시 상태에서 벗어나 봅시다. 아, 이 또한 오만일까요.
- 정원
무지는 편리하지만 편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설픈 무력과 어렴풋한 환상에서 벗어나 마주한 현실에, 함께 놀라고 애틋해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선택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 지운
아름다운 것만 보고 좋은 이야기만 듣고 싶었을 당신을 위한 글. 지독한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에게 바칩니다. 당신이 꿈꾸는 순간 틈 사이로 무엇이 밀려 들어오는지 똑똑히 바라보기를. 아름다운 잔상이 당신을 집어삼키기 전에, 한시라도 일찍 감았던 눈을 뜨길 바라며. 더 오래 함께하고 싶으니까.
- 현아
저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바라본다’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볼 때 이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외면받는 사람이 없는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시각은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동국교지 87집을 읽으며 환상을 탈피하는 과정이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