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
무언가 존재한다는 것은 보통 물질로 이루어진 사물을 생각한다. 하지만 반드시 사물에 국한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래서는 존재의 뜻을 모두 담을 수 없다. 일단 있다는 것을 불멸의 대표성을 띤 어떤 것이라 설정하면 존재 세우기가 가능하다. 문장에서 주어와 술어의 관계에서 변하지 않는 어떤 것을 찾을 수 있다. 사물 또한 보편성을 띤 무엇을 알아낼 수 있다면 가능하다. 수학의 도형 또한 이상적인 도형을 그릴 수 있다는 데서 우리는 불멸의 대표성을 띤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존재 세우기가 가능할 것이다.
문장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같은 특성의 술어를 다수의 주어에 적용하는 구조이다. 일례로, '판단이 옳다, 가격이 옳다, 누구는 옳다' 등 술어는 모두 '옳다'인데 주어는 다수이다. 주어는 술어에 의해 표현된 특성과 적확히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술어는 불변하는 속성을 가진다. 수식되는 주체나 상황은 변하지만 술어는 항상 불변이다. 더 나아가 술어가 표현하는 특성은 객관적이고 절대적이다. 그래서 모든 술어는 대상으로서 주어의 우선적인 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술어인 ‘옳은’은 그 자체로 옳은 것이다. 만약 주어가 술어가 묘사하는 특성을 100% 소유할 때는 특성과의 대체가 즉각적으로 가능해진다. 문장의 구조는 우리에게 문법 이상의 얘기를 해준다.
우리는 아름답다는 표현할 때 무엇이 아름답다고 한다. 같은 이름을 적용하는 많은 사물의 집합에 대해 어떤 단일한 단어를 상정한다. 주어는 변하지만 술어인 아름답다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좀 더 나아가 변하지 않는 술어인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화두를 던질 수 있다. 변치 않는 기준은 이상적이다. 그래서 아름다움은 단지 아름다움일 뿐, 다른 어떤 것과 비교된 것이 아니고 결합된 것도 아닌 완전한 그 자체를 의미한다. 우리가 꽃이 아름답다고 할 때, 개개의 꽃은 단지 아름다움에 참여만 하므로 아름다움의 완전한 실현이 아니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각각의 사물에 들어있지 않고 독립적으로 영원히 존재한다. 플라톤은 어떤 것을 아름답다고 표현하는데 변치 않는 술어 형태로 표현되는 단어는 이상적으로 존재하는 이데아라고 지칭하였다. 즉, 이데아 존재의; 증거로서 술어의 불변을 증거로 내세웠다. 이런 식으로 아름다움뿐만이 아니라 옳음, 선, 용기, 절제, 정의 등 단어도 이데아가 있게 된다. 주어와 술어의 쓰임에 대한 언어구조가 이데아 세계에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추상적 단어 말고도, 사물에도 이데아를 상정할 수 있다. 누가 저기 고양이가 지나간다고 말했다고 하자. 그가 지칭한 고양이는 어느 특정한 고양이를 이른다. 그러나 그가 말한 고양이라는 단어는 모든 고양이를 가리키는 이름의 단어로서 보편적이다. 고양이라는 이름은 세상의 모든 개별적인 고양이를 총칭하므로 그 동물의 공통적인 성질을 포괄하거나 결합한다. 사물들의 본질은 그들을 총체적으로 구분하는 보편성에 있다. 우리는 보편적 이름을 통해서 개별의 고양이를 가리킨다. 이때 개별 고양이는 당연히 존재하지만, 단어로서 보편성을 띤 고양이도 존재하지 않을까? 이것이 사물 이데아이다. 그렇다면 이데아는 어떤 사물을 총칭하는 이름일 뿐 실체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플라톤은 이데아를 실체를 가지고 스스로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데아는 항상 변하는 사물들과는 달리 변하지 않는 사물의 원초적이고 영원한 초월적 모형이다. 그러므로 이데아는 사물에 앞서 존재한다. 우리가 감각적으로 파악하는 각각의 개별자는 이데아의 불완전한 모사일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데아는 원본의 개념과 유사하다. 개별 대상들은 생겼다 사라지지만, 그것의 이데아는 하나이며 영원히 존재한다. 이데아는 실제로 존재하며 우리 세계의 개별자들은 그것의 단순한 현상이다. 이데아와 개별자는 일방성만 있으므로 일상 세계는 불완전한 이데아들이 한시성을 가진 상태의 연속이다.
삼각형, 원 등의 도형도 이상적 이데아가 있다. 삼각형의 이데아는 세 면을 가진 내각 180도인 도형의 정의와 완벽히 대체될 수 있다. 우리는 이데아 삼각형의 완전함을 떠올려 모사하여 삼각형을 그린다. 이데아는 실재하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하고, 불변이다. 우리 세상의 모두는 원본의 모사이다. 이데아의 세상과 현실 세상은 따로 분리되어 있다. 플라톤 이데아의 간단 개념이다.
플라톤은 이데아의 상정을 술어가 불변임에 주목하였다. 하지만 존재라는 관점에서 술어는 주어의 존재를 가리키는 보조적 수단은 아닌가? 무엇은 어떻다라고 표현하는 문장 구조에서 우리는 변치 않는 무엇을 여러 형채의 술어로 표현할 수 있다. 즉, 술어대신 주어에 존재의 방점을 줄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주어에 초점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