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W. 로스, '우리 시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회폐
삼단논법을 역사상 처음으로 제시하여 논리학의 기초를 닦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그의 사상의 연역 체계를 확립시켰다. 귀납의 정신으로 구축된 자연철학을 통해서 지상의 운동과 천체의 운동을 기술하고 기상학조차 제시하였다. 생물학과 심리학으로 방대한 동물 분류, 생식 등 체계적인 수많은 업적을 세운 인물이다. 논증을 위한 으뜸 원리를 제시하여 형이상학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편 인물이다. 윤리학, 정치학 및 연설/창작술 등 가히 수많은 저작을 통하여 후대의 학문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은 300쪽의 책으로 쳐도 대략 45권으로 구성되어 있을 만큼 방대하다. 그런데 모두가 어느 것 하나 쉽게 읽어 내릴 수 있지는 않다. 어려움의 정도를 상중하/상중하로 나눌 때 모두 상중의 하 이상이다. 그는 당대의 거의 모든 연구 주제를 다뤘다. 그의 업적은 경험적 탐구를 비롯하여 개별 학문에 관한 이론 및 형이상학을 다루어 자연과학, 사회과학, 문학, 윤리학, 논리학 및 철학의 고유 영역이 방대하고 포괄적이며 심층적이다. 우선 그의 저작은 학문적 지식이 가지고 있는 형태로서 논법, 변증법, 수사학 및 시학을 다루고 증명의 방법론을 다룬다. 자연철학과 형이상학은 거대한 카테고리의 하나로서 물리학, 생물학, 심리학, 형이상학, 존재론과 언어를 다루며 이데아론에 대한 본격적 비판을 담고 있다. 세 카테고리의 마지막으로 윤리학과 정치학은 행복의 원리를 강조한 실험 철학으로서의 윤리와 불평등과 민주 또는 시민국가의 정의를 다룬다. 이러한 카테고리가 가능한 것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최초로 학문별로 자신의 창작물을 나누었기 때문이다.
그의 사상의 주요 부분은 스승인 플라톤의 관점에 반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사유를 입증하는 확실한 논증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는 사상을 논하기 전에 준비되어야 할 논리적 형식을 또한 제시한다. 논리 형식 체계 역시 또 다른 커다란 학문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논리학은 매우 특별한 지위를 차지한다. 17세기 말부터 그에 대한 비판이 점점 더 커졌을지라도 논리학만큼은 칸트의 절대적인 찬사나 20세기 초의 프레게의 논리학에도 그의 영향은 독보적임을 볼 때도 그러하다. 특히 삼단논법은 탁월한 독창성의 산물이다. 언어가 논리적으로 오류가 없게끔 요소가 정립되었다. 논리를 위한 텍스트의 엄격한 배열과 본질의 집중성은 텍스트도 완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추론 형식의 논리가 전제를 통하여 결론에 이르는 탁월한 설명은 인간 언어도 보편적으로 얼마나 타당하게 묘사 가능한지를 보여준 것이다. 변증법은 결론에 이르는 보완적 요소로서의 방법이다. 이를 통해 증명, 공리, 귀납과 연역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논리학이 토론의 장으로 나왔으니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을 제외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반 플라톤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시가 인간 오성을 흐리게 하고 정오에 대한 잘못된 표상을 만들어낸다고 믿었던 플라톤 같으면 고개를 내저었을 법한 시에 대한 저술도 그는 시학을 통해 시 자체의 기준에 따라 평가하여 시를 통해서도 하나의 지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비록 그가 ‘형이상학’에서 학문의 순위를 정하여 감각, 응용 및 순수 순으로 정의했지만, 그는 다양한 기준의 판단을 존중했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도 저술서로서 전혀 만만치 않다.
자연학과 형이상학은 지식과 학문의 논리를 바탕으로 꾸려간 그의 역작 중의 역작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감각을 중시하였으나 이성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의 자연학은 물리학, 생물학, 우주론, 존재론 등을 망라하는데 그의 관심은 이들 모두를 어떤 통일된 체계로 구성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리학이든 생물학이든 우주론이든 진리의 전제 위에 구성되어야 할 것인데 플라톤의 이데아론으로는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생물학은 실로 모든 감각으로부터 나왔고 물리학 또한 관찰을 통해 형성된 것이고 우주론은 천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겉으로 부는 것은 허상이라는 이데아론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천재적 노력은 4 원소와 4원인 것으로 이 모두를 체계적이고 포괄적으로 자연철학을 구축하게 했다.
형이상학은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데 우선 인간의 알고자 하는 욕구가 본성인데 그 가장 낮은 단계가 ‘감각적’, 그 위 단계가 기억의 사용 단계, 다음 단계가 ‘경험’으로 이 단계부터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분해 준다. 그 위 단계가 ‘기술’인데 실천적인 목적과 관련되어 있고 가장 으뜸인 단계는 ‘앎 자체를 위해 아는 것’으로 이것이 문명의 최후이자 최고의 산물이라고 피력한다. 이 부분이 감동을 자아내는 것은 가장 으뜸의 단계로서 매우 기초적인 진리를 언급하기 때문이다. 이 단계를 가장 중요시함으로 더 나아가 최고의 단일 학문이 존재하는가를 반문한다. 이때의 단일 학문이란 세부적 의존성이 없는 특성 존재의 본성 탐구가 아니고 존재 자체의 본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이런 학문은 가능하다고 못 박는다. 사실 형이상학에서 사상의 결정체를 볼 수 있어도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상은 매우 체계적이고 잘 정돈되어 있고 원리를 바탕으로 기술하는 그의 방법에서 적합한 논리를 엿볼 수 있다.
보다시피 저술은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그에 따라 분류하여 오늘날의 학문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다. 저작은 매우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비록 오늘날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체계성과 논증을 통한 적확성으로 말미암아 후대에 그의 사상을 거치지 않은 학자들은 거의 없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대단하다. 가히 모든 저작은 2400년 전에 나온 것치고는 양과 그 세밀함에 놀라며 체계적인 논증의 구조로 말미암아 정독하지 않고는 그 의미하는 바를 놓치기 쉽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은 12세기에서 16세기 정도까지 이해를 위해 번영을 누렸으며 이 때문에 그의 사유가 혁신이 소진된 것처럼도 여겨졌다. 설상가상으로 1697년의 뉴턴의 과학혁명은 자연학이 비판받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윤리학, 수사학, 시학 등은 여전히 중요했다. 과학과 근대 철학이 많은 영역에서 파괴로 나타났을지라도 그는 여전히 중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철학자는 다름 아닌 헤겔이다. 헤겔의 체계, 특히 법철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이며 그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
소개하는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한 두 책 중에 W. 로스의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술을 바탕으로 사상에 관한 총설이라 할만하다. 우선 저작으로 알려진 모든 것들을 꺼내 놓고 진위 여부를 판단하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대부분이 그의 것임을 논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물론 저작 중에는 당시에 내려오는 어떤 지식을 바탕으로 한 것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자신의 사상에 기초한 것으로 획기적이다. 유기체적 관점에서 모든 것을 파악하려 한 그의 관점은 모든 분야에서 일관성이 있으며 그러므로 첫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뒤를 놓치기 쉽다. 더군다나 움직인다는 것 자체를 모두 운동으로 간주한 관점은 필연적으로 궁극적 원인을 으뜸으로 삼게 했고 목적인이 궁극적 원인이나 작용인이 원인일 경우도 있다는 등 매우 논리적으로 세밀하게 모든 움직이는 현상을 네 가지 원인, 질료인/형상인/작용인/목적인, 으로 모두 설명을 시도한다. 그러므로 운동이 단순히 물리의 영역임에 비해 그에게는 물체 운동, 생식, 자연의 변화 등 모두를 포괄적으로 설명하려 한 독창성이 대단히 독보적이다.
또 다른 책 ‘우리 시대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학문 세계를 축약하여 조망한 오트 프리트 회폐의 저술이다. 회폐는 ‘임마누엘 칸트’를 저술한 철학자로 그의 탁월한 해석에 매료된 나는 칸트 이해에 크게 도움받은 것처럼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서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회페는 아리스토텔레스 일생에 세 가지 변곡점, 첫째는 아리스토텔레스 휘하로 들어간 시기, 둘째는 그를 떠난 시기, 마지막으로 다시 돌아오고 제자였던 알렉산더가 죽고 한 그의 후기를 얘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플라톤의 사상에 반한 관점을 가지게 되었던 시점은 아마도 후반부가 아니었나 싶다고 한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을 셋으로 나누어 각각의 장을 형성하였다. 크게 지식과 학문, 자연학과 형이상학, 윤리학과 정치학이다. 지식과 학문은 지식 체계의 형식을 위한 논리 형태, 증명과 원리, 방법론 등을 다룬다. 그의 방대한 저작은 섞여 있으므로 이 부분에 맞는 부분을 발췌하여 논한다. 물론 논리학이 주된 관심이다. 그러므로 제목인 지식과 학문은 지식과 학문을 구성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논리를 뜻한다.
구성 방법이 다른 두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이해에 상승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아리스토텔레스 사상 정체를 조망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책들로 여겨진다. 반면에 둘 다 쉽게 읽어내려 지진 않는다. 우선 입문서를 읽고 도전해보면 좋은 결실을 볼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