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e the music 002
King Gnu의 대표곡 백일(白日)을 듣고 있으면, 자학처럼 다가오는 위로가 있다. 마치 거친 바람처럼 스며들어와, 잊고 지내던 얼굴 하나를 떠올리게 한다. 만화 <배가본드>의 주인공 무사시다.
자신감으로 가득하던 그의 눈빛은 시간이 흐를수록 삶의 무게에 눌려 점차 빛을 잃어간다. 그 눈빛이 시리도록 아프다. 그건 어쩌면 끝까지 버텨내기 위한 눈빛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온전히 통과해 낸 자만이 지닐 수 있는 자유.
킹누의 리드 보컬, 이구치 사토루의 투명할 정도로 처연한 음색은 어느새 전신을 타고 흐른다. 허허벌판에서 홀로 하늘을 향해 울부짖던 무사시가 된 듯한 기분이다.
‘… 그럼에도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숙명이란 걸 알면서도
후회뿐인 인생이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
한두 개쯤, 누구에게나 있는 거겠지
그런 거겠지
지긋지긋하다’
<백일(白日)>이 이끄는 대로 마음속 깊이 침전하다 보면, 결국 답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저 날 것 그대로 끈질기게 살아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무사시처럼 날 선 무도를 휘두르지는 않더라도, 나는 나대로 웃으며 달려 나가야 한다. 눈이 세차게 내리더라도. 다시 봄바람이 불어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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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비 링크) King Gnu_백일(白日) https://www.youtube.com/watch?v=rjiyzxCzzjc&start_radi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