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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erun Mar 19. 2022

반값 할인에 눈이 멀었을 때 드는 생각

정신 차려 이 친구야

'아메리카노 50% 할인'

도서관을 다녀갈 때마다 길 건너 가게의 현수막이 눈에 띄었습니다. 며칠 째 붙어있는 할인 광고가 눈에 밟히기 시작했죠. 딱히 마시고 싶은 것도 아닌데 반값 할인에 신경이 쓰였습니다. 다음번에 지나갈 때는 들려서 한번 마셔봐야지 싶었어요.


할인이 언제까지인지 모르니 금세 다시 찾아갔죠. 카페 문고리를 잡으려다 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전에 못 보던 문구가 눈에 들어오네요.


'평일 오전 8시~10시'

. 지금은 11시가  되어  마시네. 제대로  읽고 올걸 후회하고 돌아갑니다. 며칠  오전, 할인 커피 생각이  시계를 보니 9 반이 넘었더군요. 자전거로 등에 땀이 나도록 달려갑니다. 10시를 8 정도 남기고 문을 열려고 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테이크 아웃'

네. 오전 두 시간 동안 커피를 테이크 아웃할 사람에게만 커피를 반값으로 준다는 내용이었어요. 세줄에 걸쳐 시원하게 쓰여있더군요.


평일 오전 8:00~10:00

아메리카노 테이크 아웃

50% 할인


가게에서 내용을 변경한 것도 아닐 테고 처음부터 그런 광고였던 거죠. 그런데 매번 볼 때마다 보고 싶은 정보만 쏙쏙 골라 읽었더군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뭐가 그리 급했길래 3줄짜리 단순한 정보 처리에 실패한 걸까 싶어요.


눈이 멀다. 맞아요. 눈이 멀었어요. 할인받을 욕심에 정보를 전체적으로 파악하지 않았어요. 평소에도 이런 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스스로 눈치  채고 상황을 지나 보낸 도 많았겠죠. 눈이  수도 있고 욕심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실수하거나 삽질을 계속하고 있을 수도 있겠죠.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하며, 나무보다 우선 숲을 바라볼 정도로 완벽할  없을 테니까요.


단지 바라는 것은 너무 깊이 엉뚱한 구멍을 파는 바람에 거기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 그것만은 피하고 싶네요. 앞으로는 세 번 찾아갈 것을 두 번째 찾아갔을 때 알아채는 것. 얼른 잘못된 것을 수습하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그리고 다시 방향을 잡고 시작하는 것.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을 것. 반값 할인에 눈멀고 삽질하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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