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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동환 Feb 10. 2022

“고독사” 남의 일이 아니다.

죽은 지 2년이 되도록 아무도 몰랐던 한 사람의 슬픈 이야기

  

오늘 한 일간지에 뉴스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세상에!"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이탈리아의 한 집에서 식탁 의자에 앉아 숨진 채 2년이 된 독거노인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뉴스였다. 이탈리아의 경찰은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한 주택에서 식탁 의자에 앉은 채로 숨진 올해 70세의 마리넬라 베레타 씨의 시체를 발견한 것이다.


  강풍이 불어서 정원의 나무가 뽑힐 우려가 있어서 그것을 알려주러 경찰이 베레타 씨의 집에 갔다가, 아무도 나오지 않자, 이상히 여겨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그 집에 숨 진지 2년이 넘은 베레타 씨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동네 사람들은 베레타 씨가 보이지 않아서, 코로나 19로 인해서 마을을 떠나 다른 곳에 가있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


  고인은 평소에 그를 찾는 친인척도 없었고, 사회복지 지원 대상에도 들어가 있지 않아서 아무도 그에게 연락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이 소식은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부모를 자녀가 봉양했으나, 이제는 부모가 따로 사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고, 결혼을 하지 않고 1인 가구로 살아가는 분들이 많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의하면 2020년 8월 기준 독거노인 수는 158만 9371명이고, 매년 약 5-6%씩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고독사도 2016년에는 1,820명, 2017년에는 2,008명, 2018년에는 2,447명, 2019년에는 2,536명이었다고 한다. 고독사를 한 사람 가운데 43%가 65세 이상의 노인이라고 한다. 부부가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고, 둘 중의 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서 혼자 살아가다가 고독사를 하거나, 결혼을 하지 않고 1인 가구로 살아가다가 노년에 고독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고독사를 막을 수 있을까?


  일본의 고령자가 많은 한 마을에서는 노인복지의 차원에서 각 가정마다 동작 센서를 설치하여 집에서 노인이 오랜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자동으로 알람이 가서 구청에서는 그 가정에 전화를 하거나 방문을 하여 노인에게 문제가 없는지 체크한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고독사를 막기 위해서 요양 보호사 제도를 잘 활용하는 것도 좋다. 한국의 경우 노인이 되어 장애나 중병이 있는 경우 요양 등급을 받아서, 요양 보호사가 가정을 방문하여 도울 수 있다. 이런 경우 위중한 상태가 될 때 요양 보호사가 유관 기관에 연결해서 위기의 시점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동네에서 독거노인을 위한 “독거노인을 위한 봉사팀”을 만들고 노인들과 동네에 사는 이웃들과 자매결연을 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동네에서 한 가정이 한 노인과 자매결연을 하고,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자녀가 없거나, 아예 친인척이 없고 혼자 사는 독거노인의 경우에 동네에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자녀가 있더라도 관계에 문제가 있어서 자녀와 부모가 왕래하지 않는 가정도 해당된다. 봉사자가 일주일에 한 번씩은 의무적으로 전화를 해서 독거노인이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을 하고, 가능하다면 가끔씩은 직접 들려서 안부도 물어주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으면 독거노인의 건강에도 더욱 좋을 것이다. 노인이 되면 외롭기 때문에 누군가 친구가 되어 준다는 것은 건강한 삶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된다. 여기서 조심할 것은 남성은 남성이, 여성은 여성이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연세가 많으신 독거노인의 경우에 돌아가신 후 어떻게 주변의 정리를 할 것인가를 미리 의논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평소에 본인의 의지를 받아서 시청이나 구청 사회복지과와 연결해서 돌아가셨을 때, 고인의 유품을 어떻게 정리하며, 재산 등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를 미리 사전에 의향서나 유언장을 받아두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도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이런 시기에 우리는 고독사의 문제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다가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고독사를 하는 것도 가슴 아픈데, 돌아 가신지 2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방치된다는 것은 너무 심한 일이 아닌가? 우리는 이웃들과 서로 손을 잡고 서로를 지켜주자. 고독사를 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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