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뉴스를 보면서 내 눈과 귀를 의심했다.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제94회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미국의 영화배우 윌 스미스가 무대에 올라서 진행자의 뺨을 때린 것이다.
당시의 진행자였던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탈모증세로 삭발을 한 윌 스미스의 부인 ‘제이다’의 삭발을 주제로 농담을 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그는 제이다를 향해서 삭발한 여군이 나오는 영화 ‘지 아이 제인’의 속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윌 스미스는 그 이야기를 듣고 단상으로 올라가서 진행자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린 것이다. 처음에는 무슨 이벤트가 있는가 하고 사람들이 생각했으나, 곧이어 큰 소리로 윌 스미스가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것을 보며, 이벤트가 아니라, 진짜 윌 스미스가 크리스 록을 폭행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미국의 한 매체에서 독자를 대상으로 이 사건에 대하여 설문을 조사했다. 제이다를 향한 록의 농담이 충분히 할 수 있는 농담이다(62%), 도를 지나쳤다(38%). 스미스가 록을 때린 것은 공격이며 구타다(83%), 록이 맞을만했다(17%). 스미스의 행동은 오스카 시상식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71%), 더 좋게 만들었다(29%)의 결과가 나왔다. 문항마다 12만에서 13만 명이 응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이 윌 스미스의 행동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윌 스미스는 다음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자신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미 사건을 벌어졌고, 아카데미 측은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윌 스미스에게 시상된 상을 박탈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왜 윌 스미스는 그 분노의 순간 참지 못했을까?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가족을 조롱하는 것을 참는다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런 크리스 록의 반응에 대하여 뺨을 때리기보다는 얼마든지 말로 그가 얼마나 값싼 농담을 하고 있는지 말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윌 스미스는 분노가 몰려오는 순간 폭력으로 반응하였다. 우리는 평소에 분노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도 누군가에게서 무시를 당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 분노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 것인가? 제임스 롬은 철학자 세네카의 'De la' 중 일부를 발췌하여 지은 책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How to keep your cool)?”라는 책에서 우리가 분노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분노를 다스리려면 자신이 누군가에게 분노했을 때 분노의 피해자는 다름 아닌 자신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라는 것이다. 분노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분노가 다가올 때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일단 화가 났으면 화를 멈추는 것이 중요하고, 다른 사람들의 화를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분노는 사치보다 더 나쁜 죄라고 말한다. 사치는 자신의 쾌락을 즐기는 것이지만, 분노는 남의 고통에서 기쁨을 얻기 때문이다.
분노를 이길 수 있는 것은 평소에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너무 많은 일이나 혹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해서 마음을 어지럽히거나 지치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마음의 평정을 잃어버리면 쉽게 분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을 지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지만, 스트레스의 정도를 낮추라는 것이다.
분노를 유발하는 원인을 살펴보아야 한다. 가장 큰 원인은 누군가에게 무시를 당했다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모욕적인 말을 듣거나 말로 상처를 받을 때 분노한다. 윌 스미스의 경우가 이런 경우이다. 그러나 누군가를 모욕하는 사람은 대게는 농담으로 모욕을 하거나 그 결과가 어떤 결과를 나올지 모르고 모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누군가가 모욕적인 말을 하거나, 농담으로 모욕할 때 다른 사람이 하는 모욕적인 평가에 자신의 가치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누군가 모욕을 하더라도 그 사람의 말에 가치를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내가 이 말을 할 때 사람들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하는 고려를 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함부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쉽게 상처를 준다. 이런 사람을 만날 때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생각이 다르고, 표현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에 마음을 두지 말아야 한다.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모임에 초대를 받아서 참석을 했는데 상석이 아닌 낮은 자리에 배정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자. 그럴 때 분노가 생기는가? 왜 그런가? 무시당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식탁의 자리 위치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자신에 대한 가치를 테이블의 위치나 의자의 위치에 두지 말라.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여 어느 자리에 배정을 해 두었다고 해서 그것이 나의 가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에 자신에 대한 가치를 바로 세우고, 마음에 있는 열등감을 치유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에 열등감이 있으면 누군가가 그것을 조금만 건드려도 아프다. 그리고 그 열등감을 건드리는 것에 대하여 분노하는 것이다. 열등감이 나를 조정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윌 스미스의 분노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지탄을 하고 있고, 본인도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이런 일이 생기고 나면 분노한 사람은 많은 것을 잃게 된다. 이런 일이 생기기 전에 자신을 살펴보고 먼저 자신의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열등감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자. 분노로 많은 것을 잃기 전에 먼저 분노를 조절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