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의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알고리즘을 꼽으라면 단연 '역전파(Backpropagation)'일 것이다. 수백만 개의 파라미터를 효율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게 해주는 이 알고리즘은 현대 인공지능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이다.
역전파란 이름 그대로 '정보를 역으로 전파'하는 과정이다. 포워드 패스(Forward Pass)가 입력에서 출력으로 정보를 전달한다면, 역전파는 출력에서 발생한 오차를 다시 입력 방향으로 되돌려 각 파라미터가 얼마나 잘못됐는지 계산한다.
이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인공신경망은 수십만, 수백만 개의 파라미터를 가지고 있다. 각 파라미터가 최종 오차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효율적으로 계산하지 않으면, 학습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계산량이 방대해진다.
역전파의 핵심 원리는 미적분학의 '체인 룰(Chain Rule)'이다. 신경망에서 한 파라미터가 최종 오차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려면, 그 파라미터에서 시작해 오차까지 이어지는 모든 함수의 미분값을 연쇄적으로 곱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단일 레이어 퍼셉트론에서 가중치 w_i가 코스트 함수 C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려면:
여기서 z는 가중합(weighted sum), y_hat은 활성화 함수를 통과한 출력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계산된 값들을 재활용하는 간단한 사칙연산으로 구현된다. 이것이 역전파의 효율성이다.
역전파의 진정한 가치는 계산 효율성에 있다. 각 파라미터의 그라디언트를 계산할 때, 원래대로라면 매번 전체 네트워크를 다시 계산해야 하지만, 역전파는 이미 포워드 패스에서 계산된 중간값들을 저장해뒀다가 재활용한다.
몇 백만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모델에서도, 역전파는 단 한 번의 포워드 패스와 한 번의 백워드 패스만으로 모든 파라미터의 그라디언트를 계산할 수 있다. 이는 마치 한 번에 수백만 개의 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은 효율성이다.
다층 신경망(Multi-layer Neural Network)에서는 역전파가 더욱 강력해진다. 레이어가 많아질수록 계산 복잡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 같지만, 역전파 알고리즘은 이런 복잡도를 선형적으로 만든다.
각 레이어에서 필요한 계산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패턴을 따른다:
현재 레이어의 오차를 계산
이 오차를 이전 레이어로 전파
현재 레이어의 가중치 업데이트
이 과정이 입력 레이어까지 반복되면서, 모든 파라미터가 효율적으로 업데이트된다.
역전파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메모리 효율성이다. 포워드 패스에서 이미 계산하고 저장해둔 중간값들(활성화 값, 가중합 등)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계산 없이 그라디언트를 구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이미 만들어둔 요리 재료를 다양한 요리에 재활용하는 것과 같다. 같은 재료로 여러 요리를 만들 수 있듯이, 같은 중간값으로 여러 그라디언트를 계산할 수 있다.
실제 딥러닝 학습에서는 미니배치 그라디언트 디센트와 역전파가 함께 사용된다. 미니배치로 데이터를 나누고, 각 배치마다 포워드 패스와 역전파를 통해 파라미터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은 직관적으로 볼 때:
1) 현재 모델로 예측 (포워드 패스)
2) 오차 계산 (코스트 함수)
3) 각 파라미터가 오차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계산 (역전파)
4) 파라미터 업데이트 (그라디언트 디센트)
이렇게 단순한 단계들이 모여 복잡한 패턴을 학습할 수 있는 강력한 알고리즘이 된다.
딥러닝 혁명의 중심에는 역전파 알고리즘이 있다. 이 알고리즘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복잡한 신경망 모델들은 실용적으로 학습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수학적으로는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역전파는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똑똑한 계산법'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