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생각 해본 적 있나요?
만약 약속이 취소되지 않아 그 해 크리스마스이브엔 우리의 계획대로 각자 시간을 보냈더라면. 통화를 끊기 전 좋아한다고 말하자는 우리의 소소한 약속을 끝까지 지켰더라면. 지인의 결혼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나누지 않았더라면. 나의 생일 선물로 다른 선물을 골랐더라면. 지하철을 타고 고향 내려가는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줬다면. 그리고 만약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그 말을 내뱉지 않았더라면..
이런저런 핑계는 제쳐두고, 만약 내 자존심을 조금만 내려놨다면. 고맙다고 말하는 당신의 눈을 조금 더 마주쳤더라면.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이 있었기에 내가 더 빛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일찍 깨달았다면.
영화 패밀리맨의 엔딩 크레딧처럼, 우린 어떠한 모습으로 마주하고 있었을지, 당신은 그런 생각 해본 적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