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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잉 Aug 12. 2024

네빌 고다드

네빌 고다드는 20세기 미국의 자기계발 강사다.


네빌 고다드의 대표 키워드는 '전제의 법칙' 인데 전제의 법칙은 말 그대로 무언가를 먼저 '전제' 하는 것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만약 무언가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이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전제' 하고 그것에 맞춰서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서 그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재밌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면 지금까지 진지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더라도 자신을 '재밌는 사람'으로 전제하고 서슴 없이 사람들 사이에서 농담을 던지라는 것이다. 


전제의 법칙은 종교계나 비즈니스계에서는 이미 널리 통용되는 법칙이다. 


2000년 전 성경에 이미 전제의 법칙의 정수가 표현되어 있다.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줄로 믿으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 (마가복음 11:24)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에서는 주인공이 목숨 걸고 마약을 팔아 마련한 목돈을 주인공의 아내가 자신의 직장 사장의 파산을 막기 위해 사장에게 건네준다. 


상식적으로 사장은 그 돈을 당연히 빚을 갚는데 써야 할 것 같지만, 사장은 그 돈으로 신형 벤츠를 뽑는다. 그 모습을 본 주인공의 아내는 뒷목을 잡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도 뒷목을 잡는다. 


사장은 뒷목을 잡는 주인공의 아내에게 '비즈니스는 이렇게 해야 돼. 먼저 내가 건재하다는 걸 보여줘야 된다고.' 라고 말을 한다. 


이 사례는 전제의 법칙에 대한 비즈니스맨의 시각과 대중적 시각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비록 브레이킹 배드의 사장은 결국 회사를 살려내지 못했지만 애초에 그가 그런 회사를 만들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전제의 법칙 덕분이었다. 


실제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상식적인 판단을 하기 보다는 전제의 법칙을 차용하는 듯한 판단을 많이 보인다. 


그런 행동이 허풍이나 사기가 되는 사례가 없지는 않지만, 그것은 전제의 법칙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개인의 지나친 이기심의 문제에 더 가까워 보인다.


정주영 회장이 60년대에 해외 자본을 차입하러 갔을 때, 제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는 아무 것도 없었다. 선박을 만들어본 경험이 전혀 없고 실제로 선박을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도 확실하지 않은 회사를 가지고 무작정 영국으로 돈을 빌리러 간 것이다. 


당연히 영국 은행은 불신했지만 정주영 회장의 확신에 설득되어 결국 발주를 따낼 수 있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당시 현대를 대규모 공사를 해낼만한 회사로 볼 근거가 없었다. 그러나 정주영 회장은 '현대는 대형 선박을 만들 수 있는 회사'라고 객관적 증거에 앞서 전제하고 있었고 결국 만들어냈다.


전제의 법칙을 비롯해서 만약 무언가 일반적이지 않은 일을 할 때는 두 가지 기준 중 하나는 충족시켜야 한다. 


첫 번째는 그것이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둘 만큼 간절한가이다. 간절한 것은 악할 수가 없다. 악해질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말과 원칙에 따른 것이고, 자의식이 만드는 충동에 따른 것이다. 어떤 사람이든 간에 그 사람의 온 마음이 원하는 것은 악할 수가 없다. 누구에게나 양심이 있고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그것이 공익적인 동기에 기반했는가이다. 그것을 공동체의식이라고 표현하든, 자비심, 사랑, 신념이라고 표현하든 마찬가지다. 어찌 됐든 그 동기가 이마에 써붙이고 다녀도 될 만큼 부끄럼 없는 것인가가 중요하다. 


두 가지 기준을 충족하지 않고도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서 일반적이지 않은 성취를 이뤄낸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그렇게 이뤄내고 나서 역풍을 거세게 맞는 사람들은 대부분 위의 두 가지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네빌 고다드의 장점은 네빌 고다드는 '전제의 법칙'의 전문가라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전제의 법칙은 역사도 깊고 생각보다 널리 퍼져있는 마음가짐이다. 그러나 그것을 정확하게 집어내 설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0년대 말쯤 부터 꾸준히 유행하는 '시크릿' '꿈꾸는 다락방' '끌어당김의 법칙' 같은 것들은 전제의 법칙과 유사한 이야기를 한다. 애초에 그러한 이야기들이 '사이비' 라고 느껴진다면 네빌 고다드에 대해서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에 관심이 간다면 고다드에게서 좀 더 디테일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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