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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림IC빠름 May 01. 2023

선수

지음이가 또래의 습관을 습득하고 있다.

가끔씩 지르는 고음, 그리고 고음에서 자연스럽게 미끄러져 나오는 짜증이 대표적이다.

당연한 일이니, 당연하게 훈육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잘못을 했을 때, 단호하게 이런 일을 하면 안 된다고, 잘못을 했으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일러두었다.

지음이는 자존심을 한참 동안 내세우다가 울음과 함께 잘못을 인정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지음이는 엄마에게 나에게 했던 실수를 범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지음이가 오늘 엄마에게도 훈육을 받으리라 예상했다.

그 순간, 지음이가 고음과 짜증이 결합한 형태로 말했다.


"미안해, 사과를 하는데 왜 뭐라 하는 거야."


그 말을 들은 엄마는 훈육을 시작하지 못하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무릎을 탁 치며 생각했다.


'그래! 선수는 저렇게 치는 거구나!'


선수를 치고 싶다면 빠른 인정이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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