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끝! 다시 바다를 건널 때..
1. 글을 다시 SNS에 남기면 방학이 끝난 걸 인정하는 것 같아서.. 자유를 하루라도 더 만끽하려고 버텼습니다. 이젠 <라이프 오브 파이>의 뗏목 장면처럼 호랑이 태우고 바다를 다시 건널 때.. 냉담하고 시기 많은 자도 만나겠죠. 거칠고 무례한 자도 만나겠죠. 그렇지만 소망('겨울방학')으로 인내하며 출발 준비!!
2. 하마터면 일만 할 뻔 했는데 다행히 올 여름에 좋은 핑계가 많았어요. 비가 많이 왔고, 아주 더웠고, 올림픽 중계도 있었고, 17년만에 새 TV와 에어콘을 구매했고, 복시 현상을 고치려고 시력 재활 센터도 다녔고, 식단을 관리하면서 저녁마다 운동하고 감량도 성공했습니다.
3. 6월말인가 성적 입력 마친 날엔 마치 세상을 구원할 원고를 쓸 것만 같았는데 읽는 재미에 빠져 글 쓰는 일은 쬐금만 했습니다. 그래도 '언어차별'에 관한 논문 초고를 만들었고 '대화의 소멸'에 관한 책 원고도 좀 고쳤습니다.
4. '폼이 좋다'란 말이 유행인 것 같은데 열악한 상황에서도 1인연구자로 좋은 폼을 지켰고 학술문헌을 여럿 발간할 것만 같았는데요.. 해오던 일이긴 하지만 앞으로 몇년 동안은 교회 일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5. 누가복음 5장에 베테랑 어부인 베드로가 밤새 수고하다가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내리라'는 예수님의 말을 듣는 장면이 있습니다. 학자의 인생을 포기하는 건 아니지만 폼이 한참 좋을 때 (거창한 마음으로 일하려고 덤벼들 때는) 깊은 곳을 바라보며 그물을 내릴 때이기도 합니다.
6. 페북에서 교회 활동에 대해선 글을 올리지 않는데 (큐티 노트는 혼자만 아는 트위터에 매일 올립니다) 앞으로는 기도와 동역을 부탁드리며 신앙적인 글을 올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7. 예를 들면 양육 프로그램 글로벌팀장도 맡고 있는데 여러 언어로 양육 교재를 번역하는 사역을 돕는 것입니다. 우즈베키스탄어로 선교사님이 번역하는 작업도 있는데 전기가 하루에 2-3시간 밖에 안들어오는 상황이라 진척이 더딥니다. 그런 나눌만한 소식도 나누고 도울 방안도 찾고 싶습니다.
8.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제가 10여년 전에 전문인 선교사 과정도 마쳤습니다. 25여년 전에는.. 시카고에서 코스타 집회 마지막 날, 김동호 목사님이 설교 마치면서 단기선교사로, 하나님의 일에 헌신하겠다고 작정하는 분은 무대로 나오라고 도전했을 때 씩씩하게 달려나가 무릎을 꿇은 기억도 납니다.
9. 여름/방학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가을엔 가을의 인생을 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