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흡혈귀
아래 글은 수정 및 편집 과정을 거쳐 2024년 2월에 출간된 다음 단행본 원고에 포함되었습니다: '버티는 힘, 언어의 힘' (신동일 저, 서울: 필로소픽)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228266
1. 아내가 유튜브 영상 하나 보내준 걸 봤는데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있는 ‘감정흡혈귀’를 조심하라는 중년을 위한 신간 소개네요. 그걸 보며 관계의 폭력과 종속적 삶에 대해 다시 한번 환기시켜드리고 싶습니다.
2. 관계친화성이 무기인 감정흡혈귀는 권력과 인맥을 활용해서 길들여야 할 사람들의 감정을 조종합니다. 구조적인 차이와 차별 때문에 어찌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누군가를 찍어두고 성격이나 태도를 지적하며 결핍을 탓하며 자신의 권력적인 관계질서를 유지시키죠. 그게 잘 되지 않으면 완전히 배척시키고 왕따시킵니다.
3. 그걸 당하는 사람이나 목격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알게 모르게 불안감, 죄책감, 열등감이 전염되죠. 그곳엔 부정적인 감정이 흘러넘치고, 차별과 부정적 감정이 구조화되면서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4. 가부장적 사회, 군사문화, 특정 학벌과 권력을 특별하게 보상했던 곳에선 그런 방식이 통했겠죠. 감정흡혈귀의 전략은 워낙 능숙하고 친밀해서, 많은 우리들의 삶이 그(녀)에 의해 사실상 종속되어 있어요. 나이가 들어도, 많이 배워도, 꼼짝 못하죠.
5. 혹시 지금 그런 곳에 계세요? 거기서 나오실 수 있다면 즉시 나와야 합니다. 당신을 계속 아프게 할겁니다. 시간이 지나도 온전한 위로가 없을겁니다. 게다가 당신은 누군가를 차별하는 가해자이고 동조자의 삶을 선택하는 셈입니다. 당신에게 던져지는 코딱지만한 권력이든 외로움을 덮던 친밀한 집단성의 떡고물을 버리세요. 차라리 외로움과 자유를 선택하세요.
6. 저도 자유, 통치성, 언어(담화/담론)에 관한 텍스트를 읽으며 자유의 삶을 선택하기 위해 애씁니다. 인간의 욕망과 집단의 다이나믹을 탐색하며 지배-피지배의 욕구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에굽의 살진 음식을 선택하느니 가나안으로 향하며 만나에 만족하고자 애씁니다.
7. 자유를 소망하시는 모든 분들께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