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쯤 일어났다. 어제도 알람 시간보다 일찍 일어났는데 오늘도 그랬다. 재택 근무일이어서 컴퓨터를 켜고 업무 시늉을 좀 하다가. 다들 출근 안 한 것 같아서 나도 그냥 대충 했다. 새로운 팀장과 덕담을 나누고, 침대로 돌아가 낮잠을 좀 잤다.
저녁은 마장동에 있는 born & bred 라는 고깃집에서 먹었다. 오늘이 케이와 만난 지 2000일 되는 날이어서 그리고 2021년 마지막 날이어서 케이가 돈을 좀 썼다. 집에 들어와선 금쪽같은 내새끼를 봤다. 요즘은 성격파탄 아이들만 나와서 예전만큼은 재미가 없는 것 같다. 침대에 누웠다가 씻고 누우라는 케이의 성화에 샤워를 하고 소파에 앉아서 내년부터는 다시 일기를 써볼까 하다가. 그냥 오늘부터 하면 되지 않나, 싶어 적어본다.
올해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커밍아웃을 했고 어쩌다 보니 가족에게도 했고 엄마에게는 매몰차게 거절당해 상처를 받기도 했다. 회사에서도 큰 변화가 있어서 멘탈이 나갔다가 이직 준비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사람과 경제 공동체가 되어 집을 사기도 했지. 케이와 저녁을 먹으며 올해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 하며 얘기를 나누었다. 정말 그랬는데 이상하게도 마음만큼은 고요했던 것 같다. 나이를 먹어가기 때문인지 케이와의 관계가 단단해져서인지 그런 건 아직 모르겠다.
내년도 그저 이처럼 고요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