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양궁 훈련을 보면서
1.
한국 양궁 훈련 과정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 야구장에서 응원단들 소음 단련은 오히려 귀엽다. 탱크 타고 심장 박동수 체크하며 담력을 키운다는 소리에 쩔었다.
언젠가 현대카드 정태영 대표가 학부에서 경영학이 아닌 인문학을 공부한 사람이 훨씬 일을 잘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실제로 몇 달 전에 클럽하우스에서 20대 학부생이 디자인 전공을 하는데 무슨 공부를 해야 하고, 무슨 책을 읽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책을 보면서 기술을 익히는 공부 말고 많이 돌아다녀라, 고 조언하더군요. 기회 닿으면 외국도 나가 보고, 평상시에도 간판부터 작은 동네 가게도 들어가 보면서 거기에서 트는 음악, 거기에서 일하는 분들 복장, 등등 눈으로 보고 몸으로 익혀야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게 디자이너의 감각이라고(정확한 워딩은 아니나, 그런 뜻으로 이야기했다).
사장의 인문학, 이라는 책을 봐도 잡스가 경영학으로 접근했으면 지금의 애플이 없었을 것이다고 한다. 인정이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3개를 거치면서 애플 특유의 문화가 나왔고, 그것을 소비자들은 즐겼다. 마케팅 소구점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 양궁 훈련 이야기를 하면 탱크 체험이니 야구장 소음 체험이니 그런 디테일과 본질에 집중하니 세계의 넘사벽이 되는 것이다. 활을 잘 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시합장에서 풀어내는 자신만의 줏대, 같은 것. 그런 훈련을 했다는 것. 중요하게 들여다봐야 부분이다.
누가 나더러 홍보마케팅에 집중하느냐고 하는데, 아니다. 절반만 맞다. 본질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 본질을 끌어내어서 빛나게 하는 것으로 홍보와 마케팅이 같이 연결된다는 뜻이다. 그게 다르게 표현하면 수요에 집중하고, 그 수요의 본질을 찾는다는 뜻이다.
2.
기업교육할 때 제일 집중했던 것은 내부에 유능한 인재(특히 대기업들) 있는데 외부 강사를 왜 찾느냐,에 집중해서 내가 무슨 공부를 하고 들어가면 되는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홍보마케팅의 큰 틀에서 홈피는, 영상제작은, 디자인은, 왜 하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홈피에서 메인 카테고리 하나 넣는 것도 누가 볼 것이고,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은지 그거 따져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기획이 나오는 것이다. 동네 구멍가게 같은 작은 업체에 홈피나 영상제작으로 홍보를 한다면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 보다,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은지가 먼저 나와야 한다는 소리이다. 이게 참 어려운 지점이다.
강의 몇 시간 하겠다고 현장에 핼맷 쓰고 돌아다닌 몇 년이 있었다. 제조기반 현장의 용어를 몰라서 그거 이해하겠다고 청바지, 티셔츠, 운동화 신고 돌아다녔는데, 또 몇 년을 그래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보이겠다.
3.
어쩌다 글을 길게 쓰고 있는데 핵심은 내가 몇 년 동안 들여다본 문화예술의 좌충우돌이 분명 도움이 되고 있다는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이다. 한국 양궁의 다소 엉뚱해 보이는 훈련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처럼 내가 몇 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경험했던 그 문화예술 현장이 나한테는 보약으로 남았다는 소리이다. 더 분명한 것은 나는 마케터보다 기획자라는 소리이다. 내 정체성이 선명해졌다. 판을 짜고 투입하는 기획자가 내 색깔 맞다.
엔터와 미디어, 그게 나한테 또 다른 실험이다!!’ 
2021.9. 5
페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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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양궁 훈련 영상
https://youtu.be/cWPwy-Xg-d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