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어 다행
사람들이 문자와 톡에 매달려 사는 것 같다. 구두 약속은 머릿속에 오류를 남기는 것 같다. 그래서 일정은 오류 나고. 매주 가는 운동이 있다. 저번 주부터 토요일로 바꾸었는데 저번 주만 토요일이라고 생각했단다. 그것도 오늘 나가기 전에 다음 주 토요일은 일정이 있어서 못 간다고 미리 문자 보냈고, 오늘은 10시 30분에 간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랬더니 자신은 한 번만 토요일로 바뀌었다고 착각했단다. 그런데 그 문자를 나는 이미 버스를 탄 상태에서 봤다.
이미 버스 탄 상태에서 일정 오류를 확인했다. 내심 카페 가서 책이나 읽다가 와야지 했다. 혹은 대전역 가서 가장 빠른 무궁화호 타고 위쪽이든 아래쪽이든 가야지 하기도 했다. 코레일톡 열어보니 무궁화, 새마을호는 매진. 그렇다고 고속열차 타고 가는 것은 안 내킨다. 고속 열차는 일 하러 갈 때 타야 할 것 같은 마음.
목적지에서 내려서 두리번거리다 습관적으로 길을 건넜다. 어디 갈까 머리 굴리는데 세종 가는 빨간색 버스가 지나간다. 무의식적으로 그 버스를 따라 뛰었다. 그리고 정류장에 섰다. 그 버스를 탔다. 집으로 가는 것이다. 김윤아의 고잉홈이 떠오른다.
https://youtu.be/gR4_uoJdOr0?si=Iv3UCK0P6FUlqNRR
페북을 열었더니 지인의 동네책방에서 믹스커피 준다고 오란다. 아깝다. 이 참에 거기 가 보는 것인데. 이미 버스를 탔으니. 대전역 카페맛집 추천해 주실 분?이라고 페북 피드에 썼거든. 이것도 타이밍 오류.
일정이 뻐그러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 지인이 때맞추어 보내준 다큐 영화. 포스터를 본 시간이 오전 10시인데, 영화도 오전 10시에 상영. 그것도 시간이 안 맞네. 아쉽다. 그다음 시간은 오후 5시. 그때까지 뭐 하겠노. 집으로 가야지.
카페도 안 갔고. 무궁화 완행열차표도 매진이고. 길거리에서 몇 분 서성이다 다시 집으로 간다. 음악 하나 클릭하면서 귀에 에어팟 꽂는다. 김윤아의 고잉홈이 생각났지만 정작 노래는 이승윤의 <꿈의 거처>. 정말 어디쯤인지 알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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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거처> 이승윤 가사 일부
내겐 멀쩡한 나침반이 없어
따라가 봐도 북극성은 없어
어디쯤인지 대체 알 수가 없어
희한한 것은 이젠 걱정이 없어
바늘 끝엔 항상 네가 있어 있어
이제 와 영혼의 방황 같은 건 됐어 됐어
https://youtu.be/DaamNm-n-WY?si=_Jzwv2GrMy_lycg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