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비
버스 안에서 또 글을 쓴다.
나의 오지랖이 하늘을 찔렀다.
광역버스 대전역 앞에서 탄다고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어떤 사람이 지갑이 없다면서 버스 어캐 타고 가지? 라며 심각하게 전화로 이야기한다. 기사님에게 계좌이체 한다고 할까??? 등등 오만방법을 다 이야기한다. 나도 참 우연히 들었다만 해결 방법이 없는 대화로 계속 이야기하게 생겼더라고.
“어쩌다 엿듣게 되었어요. 그 버스비 내가 태그 해 줄게요”
그 순간 통화하는 사람이 “잠시만”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했다.
“제가 태그 할게요”
그랬더니 계좌번호를 달란다.
“아니, 무슨 버스비로 계좌이체냐. 나중에 혹이나 이런 상황을 목격하게 되면 대신 한 번 내주세요”
아니란다. 자신의 맘이 안 편하단다. 고집이 어찌나 센지 안 먹힐 상황이라 내가 계좌를 줬다. 그랬더니
5,000원을 입금했다. 버스비 얼마냐 해서 잘 모르겠다고 답변한 것이 화근이다. 여하튼 갑자기 불로소득을 획득하게 된 셈이다.
다시 전화해서 “해결했다”라고 보고 아닌 보고를 하더라. 그 사이 버스가 와서 나는 태그를 해 주고. 각자 자리 잡아서 앉았다.
내가 그동안 학생들 버스비 태그 몇 번 해 준 적 있다. 충전하는 카드 “잔액이 부족합니다”라는 기계음이 들리면 내가 벌떡 일어나 태그 해 준 적이 있다만 오늘처럼 버스비로 불로소득이 된 적은 없어서 얼떨떨하다. 캬 ㅋㅋㅋ
내가 이건 너무 과하다 했다. 그랬더니 손사례를 치는데 서로 아니라 하다가 또 정리가 안 될 듯하여 그냥 불로소득 챙기기로 했다. ㅋㅋㅋ 이게 무슨 일????
오지랖이 하늘을 또 찔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