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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어린 시절을 지내면서 신발 찾기 놀이나 신발 던지기 놀이를 하기도 했기에 더욱 그렇다. 우리에게 시발은 어떤 존재일까? 어린 시절에 신발로 얻어맞은 적 있는 이들은 얼마나 많을까? 신발 신고 벗는 것과 관련한 우리의 문화는 어떠한가? 집(구체적으로는 방)에 들어갈 때는 당연하게 신을 벗고 들어간다. 그래서 신발을 두는 작은 섬돌도 놓여 있었다. 지체 높은 대감들이야 하인들이 신발을 벗겨 주곤 하였다.
서양은 물론이고 중동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집에 카펫(양탄자)이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때 곤혹스러운 것은 신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신을 신고 들어가야 하는지 하는 것이다. 신을 벗고 들어가는 곳인데도 아이들은 신을 신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보게 된다.
오늘날 중동 지역의 일상생활에서 신을 벗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일반 가정을 방문하는 경우 신발을 벗어야 하는 경우와 신을 신고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거의 반반인 것 같다. 방문하는 가정의 기준에 따라야 한다.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일일이 묻기도 번거롭기는 하다. 그럴 경우는 일반 신을 벗으려고 하면 해결된다.
여기서 한국인은 신(발) 하면 구두나 운동화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아랍 지역에서는 샌들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양발을 신지 않고 맨발 상태로 샌들을 신고 다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물론 통풍이 잘되기도 하지만, 발에 땀도 많다.
집안에 들어갈 때 신을 벗는 상황이면 그대로 괜찮은 것이고 신을 신어야 하는 경우면 다시 신을 신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을 벗어야 하는 경우인데, 신을 신고 들어가는 것은 처음부터 무례를 저지르는 것이다. 이것은 피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지역의 집들은 그 지역에 따라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체적으로 보통 사람들의 집은 마당이 별로 없었다. 오늘날의 1층짜리 연립 주택이나 아파트(?)를 떠올리거나, 아니면 단칸방 집을 떠올려도 좋다. 또한 적지 않은 집들은 문지방이 없는 집들도 많았다. 집을 드나드는 모든 이들은 집(방)에 들어서기 전에 신을 벗어두어야만 하였다. 그래서 손님을 환대할 때는 발 씻을 물을 주는 것이었다.
아랍 지역에 사는 한국인들은 절대다수가 신을 벗고 집안에서 지낸다. 아랍인 이웃이 한국인의 집을 방문할 때, 한국인 주인들은 조심스러울 때가 있다. 신을 벗도록 요구하자니 상대방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고, 온종일 신을 신은 채로 다닌 아랍인 이웃의 경우, 자신의 발 냄새로 인해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신을 꼭 벗어야 하는 곳, 이슬람 사원
한국인들이 실수를 하는 경우나 주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이슬람 사원을 방문하는 경우이다. 한국인의 경우 기독교인들은 교회를 방문할 때 신을 신고 활동한다. 카펫이 깔린 아랍인 가정집을 방문할 때도 신을 신고 활동할 때도 있기에, 사원을 방문할 때, 신을 신고 들어가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엄청난 무례가 된다. 이슬람 사원에 들어가는 경우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신을 벗어야 한다. 조금 더 규칙을 지키는 이들은, 맨발로 출입한다. 그것도 사원 안에 들어가기 전에 손발을 닦고서 출입한다. 기도에 앞서서 무슬림은 물로 손과 발, 얼굴과 귀등 노출된 신체 부위를 닦아야만 한다.
발바닥 주의하기, 모욕감을 안길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 조심할 것이 있다. 아랍인 가운데는 다른 사람의 발바닥이 자신의 얼굴을 향해있는 것만으로도 수치를 당했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얼굴 쪽으로 발바닥(구체적으로는 신발 바닥)을 보여서는 곤란하다.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욕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오래전 카이로에 살던 시절, 카이로 지하철 안에서 발을 꼬고 앉아서 가고 있었다. 옆에 앉아 있던 승객의 표정이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속으로, 이 사람 무슨 일인지 했다. 그런데 내 발바닥이 조금 올라와 있었다. 하물며 신발에 얼굴을 맞는 행위는 상상할 수 없는 모욕당한 것이다.
신발로 치기, 상대를 최대로 모욕하는 것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개는 부정한 것의 대표적인 상징이었다. 신도 이와 마찬가지였다. 우리들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더럽고 추잡하고 경멸할 만한 모든 것과 항상 연결되어 사용되었다. 신발은 걸어 다닐 때 더럽고 지저분한 것이 발에 묻지 않도록 만들어진 것일 뿐이었다. 신은 이런 면에서 가장 더러운 것으로 간주되곤 하였다.
2008년 12월 14일 이라크 바그다드, 이집트 카이로 주재 이라크 텔레비전 방송국 '알-바그다디아' 기자인 문타다르 알자이디는,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기자회견장에서 그의 신발을 부시 대통령을 향해 던졌다. 구속된 그는 외국 원수를 공격한 혐의로 12개월 형을 받아 9개월을 살고 석방됐다.
성경 속 신 벗기, 신 던지기
그래서 고대 근동 시대부터 이제까지 거룩한 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더러운 신을 벗는 행위가 필요하였다. "내 신을 벗어라"라는 표현은, 상대방에게 신을 벗으라는 명령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곳은 거룩한 곳이다"하는 선언인 것이다.
또한 아래와 같은 성경구절도 같은 뜻을 담고 있다. '신을 던진다'는 것은 '모욕을 안겨주겠다', '응징하겠다', '짓밟아 버리겠다'는 정도의 뜻으로 읽을 수 있다.
모압은 나의 목욕통이라 에돔에는 나의 신발을 던지리라 블레셋아 나로 말미암아 외치라 하셨도다(시편 60:8) / 모압은 내 목욕통이라 에돔에는 내 신발을 벗어 던질지며 블레셋 위에서 내가 외치리라 하셨도다(시편 10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