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쓰기 (2)
「さよなら」
저는 처음에 당신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했어요. 물론 잘 들리지 않았다거나 무슨 말인지 몰랐다는 소리는 아니에요. 그저 당신이 하는 말 그대로 믿었지요. 그래서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내가 당신에게 아무 의미가 없나? 내가 지금 여기 서 있는데, 당신 손목을 잡고 가지 말라고 하는데. 하지만 당신은 내 눈을 쳐다보지도 않고 텅 빈 것처럼 보이는 검디검은 밤하늘에 시선을 고정시킬 뿐이었어요. 그래선가? 여름 같은 봄날이지만 당신 손은 차디찼어요. 가슴속 냉정함이 온몸에 펴져 있어야 할 온기를 다 삼켜버린 느낌이었지요. 이제는 진짜로 그만 보내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 순간이 바로 그때였어요. 내 눈에는 당신만 보이는데, 당신은 내가 보지 못하는 걸 보고 있어요. 당신이 "안녕"이라고 말할 때마다 이처럼 버림받는 느낌을 뒤집어쓰는 것도 이제는 지쳤어요. 마치 나도 "그래, 안녕"이라 말하고 손을 놓아주기 바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二人だけの空が広がる夜に。」
내가 바보였지요. 당신이 말한 "안녕"은 내가 알고 있는 그 말이 아니었어요. "내 손을 놓지 말아 줘. 언제까지나 꼭 움켜쥐고 말이야." 그걸 그렇게 짧게 말해버리다니, 당신은 참 신기한 사람이에요. 내가 당신 말을 알아들을 거라고 믿었다니, 당신은 참 대단한 사람이에요. 내가 당신 손을 놓아 버려 당신 혼자 밤하늘 속으로 사라지게 두었다면 어쩔뻔했어요? 내가 당신처럼 "안녕"이라는 한 마디만 하고 돌아섰다면 말이에요. 아마 당신은 오래전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나 봐요. 내가 그랬죠. "당신이 내 손을 먼저 놓지 않는다면 나는 결코 당신 손을 놓지 않아." 그리고 당신은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죠. 그래서 내가 그 약속을 꼭 지킬 거라고 생각했던 거였어요. 참 바보네요. 참 미련해요. 맞아요. 당신 혼자 어두움 속으로 가라앉게 두지는 않을 거예요. 이 손을 놓치지 않는다면, 마치 가라앉는 것처럼 녹아 흐르는 밤하늘은 끝없이 펼쳐질 거예요.
"그곳으로 같이 가자."
그때 당신이 웃는 얼굴을 처음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