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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G Mar 22. 2021

온라인 학회 및 강의 녹화

코로나 이후 학회 출장을 가지 못한게 벌써 1년이 넘었다. 다행히 요즘 대부분 학회는 온라인으로 열린다. 소규모 학회의 경우는 Zoom이나 Gather 등의 플랫폼을 이용해 라이브로 발표를 하고, 참가자가 여러 타임 존에 걸쳐있는 대규모 학회는 녹화한 발표를 업로드한다. 후자의 경우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연사는 각자의 발표를 미리 녹화해 업로드하지만, 질의응답 세션은 따로 정해진 시간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아무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봉쇄조치가 길어짐에 따라 강의를 녹화하고 영상을 편집하는 기술은 학계에서도 꼭 익혀야 하는 일이 되었다. 나는 지난주에 두개의 발표를 녹화했는데, 하나는 4월에 있을 국제학회에서 발표할 나의 새로운 연구 결과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연구소에서 개최하는 워크샵에서 내가 맡은 강의이다. 대부분의 국제학회에서는 발표 녹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손쉽게 녹화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연구소 워크샵에서 맡은 강의녹화에 대해서는 특별한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각자가 알아서 녹화를 하기로 했다. 우선 검색을 좀 해보니 여러가지 소프트웨어들이 나왔는데, 나는 OBS(https://obsproject.com)라는 무료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특히 OBS는 내가 주로 사용하는 리눅스와 맥을 모두 지원한다는점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OBS의 사용법은 매우 직관적이었다. 무슨 스크린을 공유할지를 선택하고, 카메라, 마이크 등 input devices를 추가한 뒤 녹화를 시작하면 됬고, 녹화가 끝나면 자동으로 mp4 파일이 저장된다.


프로그램의 사용법은 10분만에 익힐 수 있었지만, 강의를 녹화하는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청중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혼잣말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 5분가량의 도입부가 자연스럽지 않아서 녹화하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결국 오후 4시 정도에 시작한 녹화 작업은 오후 7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내가 녹화한 강의는 조만간 유투브 및 우리 연구그룹 홈페이지에 업로드 될 예정이다.


한가지 유의사항이 있다면 발표자료를 만들때 이미 내 카메라가 화면의 얼만큼을 차지할지를 생각해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오른쪽 상단에 내 카메라 화면을 위치하게 했는데, 녹화를 하고나니 카메라 화면이 발표자료의 상당부분을 가리는 경우가 많아 발표 자료를 다시 수정해야 했다. 또 다른 팁이 있다면 책상 근처의 조명을 생각보다 많이 밝게 해야 녹화를 했을때 얼굴이 어둡지 않게 나온다는 점이다. 나는 책상의 스탠드 조명이 얼굴을 비치게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직접 학회를 가서 사람들을 만나진 못하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강의를 녹화하고 공유하기 때문에 수준 높은 강의를 집에서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다. 이 점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온 긍정적인 측면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보통 국제학회에 참가하는데는 항공료와 숙박비 등 많은 비용이 든다. 온라인 학회에 참가하는데는 등록비(오프라인 학회보다 훨씬 저렴하다)를 제외하고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연구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연구자들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온라인 학회가 오프라인 학회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학회에 참가하면 발표 뿐만 아니라, 발표가 끝나면 저녁에는 학회장 근처의 식당과 바에 모여 다른 연구자들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 부분이 꽤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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