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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맘 Mar 01. 2019

세 아이 엄마가 된 기쁨

셋째를 출산하고,
나도 드디어 다둥이 엄마 대열에 들어섰다.

두 아이만을 키웠을 때,
느끼지 못한
또 다른 차원의 행복감을 셋째를 통해 느끼고 있다.

첫 아이 때는
모든 순간이 처음이라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실수도 많이 했다.

아이마다 성향이 다르고
육아에 정답이 없음을 깨닫지 못하고
주변 엄마들의 육아 코칭을 그대로 따라한 적이 많았다.

육아책에서 좋다고 한 것을 그대로 해보기도 하고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아이를 편안하게 키우지 못했다.

한 번은,
수면교육을 시킨다며 7~8개월 된 아이를 방 안에 혼자 두고
자장가를 틀어주며 한 시간 가량 가두어 두기도 했다.
그렇게 하기를 일주일.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아이를 보며 일주일 되던 째,
수면 교육과 내 잠을 포기하고
품에서 재우기도 했다.

그렇게 첫째 아이
엄마가 처음이어서
아이에게 고생을 많이 시켰다. ㅎㅎ

그리고 둘째 아이 때는
그래도 한 번 해봤다고
조금은 수월해졌다.

아이를 안고 달래는 법부터
아이를 씻기고 재우는 것까지
이미 능숙해졌다.

그리고 첫째 아이 때보다
아이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았다.

구강기를 지나는 첫째 아이 때는
무조건 입으로 가져가는 거는 내 손을 거쳐 깨끗하게 씻긴 것들이었다.

둘째 아이는 그저.. 내버려두었다.
사실 셋째와 연년생이라 둘째 아이를 쫓아가며 돌 볼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둘째 아이는 면역력이 생겨서 그런지 잔병 없이 튼튼하게 자랐다.
오히려 깔끔하게 키운다고 애쓴 첫째 아이는 잔병치레가 많았다.

그리고 셋째 아이.때는 엄마가 어떨까?
첫째, 둘째를 다 거친 엄마는 이미 노련한 장수와 같다.
그때는 아이 존재 자체가 눈에 들어온다.

첫째 아이 때처럼 엄마로서 내가 무얼 해줘야 하는 부담감이 없고,
둘째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생긴 육아에 대한 여유로움과 아이에 대해 내려놓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즉, 셋째 아이 때는 엄마가 육아를 하기에 가장 최상의 여건이 된다.

셋째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다.

'내가 진짜 엄마가 됐구나.'

세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성향이 모두 다르다.

첫째 아이는 자극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고, 눈치가 빠르다. 자기 주도적인 성향이 강하고 성취욕구가 크지만 두려움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둘째 아이는 일단 밝다. 매우. 둥글둥글한 얼굴처럼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남자아이지만 감수성이 풍부해 꽃과 나무를 좋아하고 가끔 시적인 표현을 해서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감수성이 풍부한 것은 좋지만 잘 삐지기도 한다. 하지만 1분이면 금방 잊어버리는 남자아이의 특성도 가지고 있다.

셋째 아이는 늘 코알라처럼 사람들 품에 안겨있다. 눈치가 빠르고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어 한다. 얼굴도 인형처럼 생겨서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많이 받는다. 반면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뭔가 세 아이들 중에서 가장 자아가 세지 않나 싶다.

이렇게 세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
그리고 나와 신랑은 그걸 받아들이고 있다.

아이가 하나였다면
아이를 나한테 맞추기 위해
아이를 고군분투하며 키웠을 것 같다.

아이가 둘이었다면
이분법적인 생각으로 아이들을 분류하고
2:2로 신랑과 나와 편 가르기를 했을 것 같다.

아이가 셋이어서.
아이에 대한 이분법적인 생각을 내려놓고
셋 이상의 다양함에 대해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이의 성향, 기질에 대한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나의 통제권도 사실상 약해졌다.
어쩌면 애초부터 아이를 통제하려고 했던 내 생각이 잘 못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아이가 둘이면 양보를 배우고,
아이가 셋이면 사회를 배운다고.

내가 굳이 개입하지 않아도
세 아이들은 서로 치고받고 싸우고, 화해하며
자기들끼리 나름의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집은 더 소란스러워지고,
집안인은 배가 되고,
생활비는 늘어나고,
내 개인적인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좋다.
세 아이들 소리가 가득한,
북적북적한 우리 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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