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기술, 그리고 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곳을 찾아서
2018년 6월, 일본 도쿄의 오다이바에 ‘경계 없는 뮤지엄’이 새로이 문을 열었습니다. ‘팀랩 보더리스(Teamlab Borderless)’라는 미술관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든 것이 자유롭게 확장되는 공간이지요. 화려한 빛과 색에 기술을 더해 상상 속의 세계를 구현하는 이곳은 예술작품을 다루는 뮤지엄이지만, 결코 어렵거나 무겁지 않습니다.
이러한 컨셉트는 오랜 기간 일본 내에서 문화예술을 활발히 지원해온 ‘모리 빌딩’과 디지털 아트 전문 아티스트 컬렉티브 ‘팀랩’의 합작품입니다. 도쿄 롯폰기 힐즈 모리 타워 53층에 위치한 모리미술관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모리미술관은 일본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현대미술을 활발하게 소개하며 일본 최고의 미술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는 모리 기업의 활발한 사회공헌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팀랩 보더리스 또한 모리 빌딩의 후원을 받는 만큼,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불과 몇 달 전에 문을 연 곳이지만 팀랩 보더리스는 이미 세계 곳곳의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를 하지 않으면 관람이 불가능할 정도이니, 역사상 유례없는 미술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미술관은 팀랩 애슬레틱스 포레스트(TeamLab Athletics Forest), 퓨처 파크(Future Park), 램프 포레스트(Forest of Lamps), 보더리스 월드(Borderless World), 엔 티 하우스(En Tea House) 등 총 다섯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다양한 인터랙티브 아트를 선보입니다. 한쪽에서는 빛의 궤적이 우리의 존재를 일깨워 주고, 다른 한쪽에서는 총천연색의 흐름이 시각을 자극합니다.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새로운 방을 찾게 되기 때문에, 이곳을 완벽히 즐기기 위해서는 마치 미로에 온 듯 건물의 구석구석을 탐험해야 합니다.
실내공간에서는 무엇보다도 드넓은 공간을 가득 채우는 인터랙티브 아트 작품이 눈에 띕니다. 경계가 허물어진 각 작품들이 하나의 세상을 이루면, 관람객들은 작품의 일부가 되어 예술을 살갗으로 느끼게 되지요. 이곳에서 직접 보고 느끼게 되는 것들은 청각과 촉각, 심지어 미각으로도 이어집니다.
500엔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티 하우스에서는 관람객의 위치를 인식하여 찻잔 위로 피어나는 꽃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 내에 카페가 없기 때문에, 이곳에서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며 또 다른 인터랙티브 작품을 감각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팀랩 보더리스는 미술관 그 이상의 공간입니다. 예술과 기술이 손을 잡고 인간을 신세계로 인도하지요. 이곳에는 그 어떤 한계도 없습니다. 기술이 무한한 발전을 이루어 현대의 세상을 확장시킬 때, 우리의 창의력 또한 끝없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여기에서 우리도 몰랐던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상상하는 모습이 무엇이든, 팀랩 보더리스는 그보다 더 환상적인 사색의 공간이 되어줄 거예요.
pearlgreen 씀
*주소: MORI Building DIGITAL ART MUSEUM: teamLab Borderless Odaiba Palette Town, 1-3-8 Aomi, Koto-ku, Tokyo
*홈페이지: https://borderless.teamlab.art/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