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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디자인씽커, 에디슨. H3-R4

H3-R4, 혁신, 디자인, 마케팅, 고객경험, 스티브잡스

by 김동주 Don Kim



전구에게 전기가 없다면...


전구는 얼마나 유용한 물건이 될까?



에디슨은 우리에게 전구를 발명한 과학자로 기억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물론 그는 전구를 발명했지만, 전력 생산 및 공급 시스템 없는 전구는 쓸모없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에, 전기의 생산과 공급 시스템도 함께 디자인했다.


에디슨의 진짜 재주는 완벽하게 시장을 형성한 능력에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기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생각을 현실화하는데 재주도 있었지만, 항상 정확하게 미래를 내다본 것은 아니다.


그가 발명한 축음기에 대한 그의 주요 수요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말을 녹음하고 재생할 도구로 주로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중요한건, 그는 항상 사용자의 니즈와 선호를 중요시 여겼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최근 등장한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의 초기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 씽킹이란 혁신을 유도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고,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제품 생산, 포장, 마케팅, 판매, 지원 등과 관련하여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을 유도하는 것이 디자인 씽킹이다.


사람들은 실험실에서의 연구가 에디슨이 훌륭한 발명가가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과학자보다 사업가에 가까웠다. 그는 주로 엔지니어, 크리에이터, 실험 전문가등으로 그의 뉴저지 연구소를 팀 단위로 묶어 구성했다. 발명가 특유의 고독한 천재 타입이 아니었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뤄진다’는 그의 말처럼 시행착오는 반복됐지만, 그의 실험 방식들은 사전에 생각한 가설의 검증보다는, 다양한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아내는 방식에 가까웠다.


에디슨의 혁신을 가설의 검증이 아닌 기술, 과학, 고객과 시장에 대한 이해, 비즈니스 등 여러가지의 조합으로 성취했는데, 디자인 씽킹은 바로 이런 방식을 말하는데, 고객의 니즈를 기술적으로 개발 가능하도록 하는 디자이너의 감각과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Jeff Koons 역시 작품 제작은 인부에게 시키고 자신은 사업을 하는 아티스트로 유명하다.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그가 혁신을 이뤄낸 것처럼 디자인 씽킹에도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여러 사례를 통해 디자인 씽킹을 통해 혁신을 이룬 이야기들과 방법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등잔 밑이 어둡다.


지금까지의 디자인은 혁신이나 개발의 초기 과정보다는, 아이디어를 예쁘게 포장하는 후순위의 보조적 역할을 담당해왔던게 사실이다. 물론 이로 인한 멋진 외관의 신제품, 신기술이 나왔고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었고, 여기에 마케팅을 더해 브랜드를 폭넓게 홍보할 수 있었다. 디자인이 시장 성장에 많은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자 거의 모든 제품에 있어 디자인의 역할은 확대되었지만,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디자인의 역할은 여전히 개발 이후의 예쁜 외관과 패키징에 신경 쓰는 것 뿐이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기업은 디자이너에게 포장과 외관에 공들이라는 주문 대신,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요구한다.


과거에는 전술적 역할만 요구하였기에, 디자이너가 만드는 가치의 규모도 제한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가치 창출에 큰 폭으로 기여하는 전략적 역할을 요구한다.


거기에, 선진 경제의 무게가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과 서비스로 이동하면서 혁신의 폭과 분야가 매우 넓고 다양해졌다. 물리적 제품이나 모양에만 디자인 씽킹의 개념이 머물러 있는게 아니다.


혁신은 새로운 형태의 프로세스와 서비스, IT 기반 소통, 엔터테인먼트, 협업 등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곧 '사람 중심'의 디자인 씽킹인 것이다.




도의 대형 병원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ente)는 환자와 의료진의 경험의 질을 개선하기로 했다. 서비스 기업의 경우 (병원도 당연히 서비스업이다.) 고객 서비스나 배송 등의 부분에서 혁신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우선 카이저는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병원 근무자들에게 디자인 씽킹에 대해 교육했다.


몇 달간의 전문가가 참여한 워크숍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제안들이 나왔고, 직원간에 전파되었다. 우선, 간호사 교대 근무 조정에 대한 의견이 나왔는데, 조정 프로젝트를 맡은 팀은 HR 전문가, 기술 전문가, 프로세스 디자이너, 조합 대표, 외부파견 디자이너 등이 있었고 이 팀은 네 곳의 병원에서 의료진과 함께 작업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교대시의 문제를 관찰했는데, 근무 교대시, 이전 근무자로부터 환자 상태에 대한 인수인계에 45분이나 걸렸다. 전달 내용을 녹음하거나 직접 전달하는 등 인수인계 방법도 제각각이었다.


환자 간호 정보를 저장도 제각각... 심지어 아무 종이에나 대충 적는 경우도 관찰 되었는데, 환자 상태 파악에 노력을 기울임에도, 중요한 내용을 놓치는 경우는 다반사였다. 환자 설문 결과, 근무조가 바뀔 때마다 치료에 공백을 느끼는 환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근무 조정 프로젝트는 '1. 사물/현상의 관찰, 2. 토론 3. 프로토타입 개발'의 순서로 진행되었다.(서비스의 특성 상, 프로토타입이 물리적이진 않지만, 눈으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혁신의 성취 여부를 평가하고 인지할 수 있어야 하기에, 카이저 병원은 서비스 내용을 비디오로 저장했다.)


프로토타이핑이 (시제품, 샘플 만들기) 꼭 어렵고 투자가 많아야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안과 수술 관련 기기 개발에 관련된 의사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외적 특성에 대해 의사들이 설명하자, 한 디자이너는 바로 마커펜과 필름통, 집게를 테이프로 붙여 하나로 묶고는 "이런 모양요?”라고 묻자 의사들은 외관에 대해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프로토타이핑에는 훌륭한 피드백을 유도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 비용 등이 따른다. 프로토타이핑의 목적는 아이디어 개발만이 목적이 아닌, 아이디어의 장단점을 파악과 미래 개발 방향까지 탐색해야 한다.


병원 근무 교대를 사무실이 아닌 환자 옆에서 하자는 방안이 제안된 후, 일주일 만에 교대 관련 인수인계 정보 공유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새로운 프로세스가 추가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간호사들이 인계 시점에 임박하여 다음 근무자에게 전달할 내용을 휘갈겨 적는 대신, 근무시간 동안 환자 관련 정보의 저장이 원활해졌다.


정보의 품질은 높아졌고 업무 준비 시간은 줄었는데, 간호사 업무 개시 시점부터 첫 환자를 만나기까지 소요 시간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환자를 돌보는 총 시간은 매우 증가한 것이다.


업무의 질도 개선되었는데, 한 간호사는 “한 시간 동안 할 일을 모두 마쳤는데 이제 45분 지났네요.” 또 다른 간호사는 “근무 끝나기 전에 일지 작성을 다한 건 처음이네요.” 환자의 사용 경험, 간호사의 업무 만족도와 생산성이 모두 상승했다.


사람 중심 디자인 덕에, 작은 프로세스의 개선만으로 큰 효과가 가능했던 것이다. 환자에 대한 정보 기록 방식도 새로운 전자 의료 저장기록 프로젝트에 적용되었다.


만약에 병원의 직원 스스로에게 이같은 방식의 문제해결 권한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병원은 혁신 센터(Garfield Innovation Center)를 설립했다. 이 센터에 주어진 일은 조직 전체를 위한 컨설팅을 하는 것인데, 그 목적은 환자의 '더 나은 경험', 나아가 ‘미래의 병원’이라는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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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씽커의 특징


Design Thinker가 꼭 희한한 신발에 터틀넥 입는 것은 아니며, 전문적인 디자인 학교를 졸업해야만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디자인 씽킹을 타고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런 사람들을 찾아 능력을 개발하고 경험을 쌓도록하면 잠재 능력이 빛을 발휘하게 된다.


이들의 몇 가지 특징은...


공감

Empathy

디자인 씽커들은 (동료, 사용자, 현재 및 잠재 고객) 다양한 관점으로 상상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사람 중심’의 접근을 통해 드러난 욕구와 숨은 욕구의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다.


비범한 디자인 씽커는 세상을 세밀하게 관찰한다. 이들은 일반인이 보지 못하는 영역을 볼 수 있으며 관찰에서 도출된 인사이트를 매개로 혁신을 유도한다.


통합적 사고

Integrative Thinking

디자인 씽커는 분석 프로세스에 의존하는데 그치지 않고 복잡한 문제와 관련된 모든 측면을 (그리고 서로 상충하는 지점까지) 발견하는 능력이 있으며, 현재의 대안보다 훨씬 뛰어난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낸다. [Roger Martin의 (The Opposable Mind: How Successful Leaders Win Through Integrative Thinking) 참고]


낙천성

Optimism

그들은 당면한 과제에 걸린 제약의 난이도를 떠나, 적어도 현재의 대안보다 나은 솔루션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험주의

Experimentalism

대단한 혁신은 점진적인 개선으로부터 오지 않는다. 디자인 씽커는 완전히 새로운 창의적인 방향으로 질문을 던지고 장애물을 가늠한다.


협업

Collaboration

제품, 서비스, 사용자 경험 등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는데, 기존에 가졌던 선입견적 이미지인 한 명의 창의적 천재 대신 여러 분야의 협업가의 조합으로 발전되고 있다. 진정한 디자인 씽커는 한 분야의 오랜 커리어가 아닌 두 가지 이상의 영역에서 경험을 쌓아온 경우가 많다.


이것은 고정관념과 형식주의가 아직도 만연한 모든 한국의 단체 인력들이 꼭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한국은 한 분야의 오랜 경험을 새로운 사고방식과 접근법보다 더 중요시하는 측면이 있는데, 이는 관리자들이 내세울만한게 경험외에 별로 없어 그런건 아닌지 되돌아 봐야한다.


될성 부른 싹은 잘라내어 내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좁은 범위의 사고밖에 못하는 사람들은 디자인 씽커가 되기 어렵다. 진정한 관리자와 리더십은 새로움을 지향하고 조직원들에게 일의 의미와 인사이트를 북돋움으로써 도출되는 결과를 차별화함으로써 증명해야한다.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여 더욱 입체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을 이루는데 효과적인 디자인 씽커들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디자인 컨설팅 회사에는 엔지니어링과 마케팅, 인류학과 산업 디자인, 건축과 심리학 등 단조로운 경력을 탈피한 입체적 경험과 경력의 인재들을 훨씬 선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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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씽킹

How it happens


한 명의 크리에이티브한 천재가 혁신을 만든다는 것은 거의 허구에 가깝다. 사람들은 소수의 천재들이 한번에 완벽한 아이디어를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위의 병원 교대 근무사례와 같이, 혁신은 갑작스럽게 스치고 가는 완벽한 아이디어로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사람 중심의 탐색과 프로토타입 개발, 테스트, 수정 등을 반복한 산물이 곧 혁신이다.


디자인 프로세스를 비유하자면 ‘사전에 정해진 단계적 절차가'아니라 ‘다양한 공간에 대한 하나의 시스템'(a system of spaces)에 더욱 가깝다. 여기서 하나의 공간(space)이란, 혁신을 이루는 여러 관련 활동들을 각자의 특성으로 나눠 구분한 것이다.


디자인 씽킹에 대해 처음 들으면, 무질서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는 점진적이며 (linear) 목표에 기반한 기존 비즈니스 특유의 프로세스와는 다르지만, 프로젝트 과정을 경험할수록 이 프로세싱이 원하는 결과의 도출에 매우 합리적이고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체험할 것이다.



The 3i

디자인 프로젝트는 3가지의 공간을 거쳐 완성될 수 있다.


제1 공간: 영감 (inspiration).

솔루션에 대한 동기부여를 촉진하는 환경 (환경; 해결할 문제, 고객 욕구 충족의 기회 등).


제2 공간: 아이디어 (ideation). 해결에 도움되는 아이디어를 제안, 개발, 시험하는 과정이다.


제3 공간: 실행 (implementation). 시장으로 진출하는 경로를 기획하는 과정.


대부분의 혁신적인 디자인 프로젝트는 (특히 제1, 2 공간) 아이디어와 방향 재수정등을 통해 이 3단계의 공간을 지나고 다시 되돌아감을 반복하면서 다듬어진다.




회사에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혁신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2004년, 미국 고가 자전거 시장을 공략해온 일본 자전거 부품 업체 시마노(Shimano)는 미국내 일반 및 산악자전거 시장의 매출 둔화를 발견했다.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성장한 이 회사는, 이번에는 어떤 기술로 어려움을 이겨낼지 생각한 끝에, 베이비 붐 세대가 좋아하는 고급 자전거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제1 공간에 해당하는 영감 단계에서 디자이너, 행동 과학자, 마케터, 기술자 등, 디자인 컨설팅 그룹과 회사내의 여러 인원이 모여 이 프로젝트에서 발견한 문제는, 고가 자전거 시장이 유일한 시장은 아니며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프로젝트는 고가 시장에 집중하기보다 다양한 시장에 관심을 갖는데에서 시작되었다.


다음으로, 미국 성인의 90%가 자전거를 안타는 이유(문제)를 찾기 위해 팀원들이 다양한 고객들과 시간을 보낸 끝에 알아낸 사실은, 거의 모든 미국인은 어렸을 때 자전거를 탔고 행복한 기억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성인 중 자전거 타기를 껄끄럽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껄끄러움의 요인은 매장 경험(매장 방문시 타이트한 사이클 복장의 젊은 직원 응대 스타일), 복잡한 구조와 높은 가격, 액세서리, 의류, 전용 도로가 아닌 곳에서 자전거를 탈 때의 위험성, 자주 타지도 않는 하이테크 자전거의 유지비 등 이었다.


회사는 기존 핵심 고객층 밖의 의견을 수렴하는 사람 중심 연구 결과, 기존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자전거 타기 경험을 제공하면 어렸을 때의 즐거운 경험을 떠올리고 껄끄러움도 제거하는 거대한 미개척 시장이 열린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고객 경험을 담당한 디자인팀은 ‘코스팅(Coasting)’이란 자전거 컨셉 브랜드를 개발했다.


코스팅은 예전에 자전거를 탔고 지금은 타지 않는 사람들이 간편하고 재미있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운동보다 놀이에 더 어울리는 이 자전거 핸들에는 아무 추가장치도 없고 바디에 부착하는 케이블도 없애버렸으며, 어린이 자전거처럼 바퀴를 거꾸로 돌리면 멈추도록 설계했다. 또 온보드 컴퓨터가 속도 증가와 감소를 인지하는 자동 기어 방식, 푹신한 시트, 간편한 조작과 유지보수 등 편리한 장점을 구현했다.


대형 업체 세 곳이 시마노 개발 부품으로 새로운 자전거를 개발했는데, 디자인팀은 자전거에서 멈추지 않고 마니아가 주 고객인 매장에서 초보자가 느끼는 껄끄러움을 줄이는 판매 전략도 개발했다.


팀은 또한 인생을 즐긴다는 인식을 심는 방향의 브랜딩을 하며 지방 정부 및 사이클 단체들과 협력, 자전거 타기에 안전한 장소를 알리는 공공 캠페인을 실시했다.


프로젝트의 실행 단계에 많은 사람이 참여했지만, 혁신의 초기부터 디자인 씽킹을 적용했기에 완전한 솔루션 제공이 가능했다.



디자인 팀이 담당하는 가장 본질적인 일은 역시 자전거의 외형 디자인일 것이다.


외관 디자인 단계는 의도적으로-디자인팀이 사내 디자인팀에 참고 디자인을 제안한-개발 과정의 후반에 착수했다. 2007년 제품 출시 후, 추가로 일곱개의 제조업체가 2008년에 코스팅 자전거 생산 계약을 맺었다.



시스템적 관점


대부분의 성공하는 브랜드는 소비자 삶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획기적인(breakthrough) 아이디어를 창조하고 혁신을 만드는 원칙을 활용하여 가치를 만들고 있다.


성공적인 혁신에는 다양한 문화적, 사회경제적 조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런 다양한 이해가 필요한 상황에서 디자인 씽킹은 선진 사회에서 만든 가정들에 대한 창의적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인도의 아라빈드 아이케어 시스템(Ara-vind Eye Care System)은 거의 세계 최대 규모의 안과 병원이다. (2006년 4월부터 2007년 3월까지 1년간 230만 명의 환자 치료와 총 27만여회의 수술 실시)

G. 박사가 1976년에 세운 아라빈드 병원은 빈곤한 시골 지역민을 포함한 '모든 인도인의 시각 장애 퇴치'를 병원의 사명으로 한다.


집에 11개의 병상을 놓고 시작한 아라빈드는 현재 다섯 곳의 병원, 안과용품 생산 공장, 연구 재단, 교육 센터를 소유한 대규모로 성장했다.


병원의 사명을 다하려는 노력은 전기 공급에 대한 에디슨의 전체적 컨셉과 닮은 점이 있다.


아라빈드 앞에 놓인 도전은 물류(logistics, 보급)였는데, 도심에 있는 병원에서 아주 멀리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서비스를 최상으로 전달할지 문제였던 것이다.


아라빈드의 혁신 중 상당 부분이 시골 지역 환자의 예방 치료와 검사를 확대하는데 집중되었다. 1990년 이후 병원은 시골 지역에서 환자를 찾고 돌보는 '안과 캠프'를 운영, 2006년부터 2007년 초까지 캠프에서 50만 이상 환자를 진찰했는데, 그중 11만3000명은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시골의 열악한 교통 사정을 감안, 추가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태워서 도시의 병원으로 이송하고, 치료 후 데려다줬다. 원격진료가 가능한 트럭의 위성 장비를 이용, 도시의 병원에 있는 의사가 현장의 환자 치료에 참여했다.


최근 병원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취학 아동, 산업계와 정부 노동자 등 인구통계적으로 특화한 캠프와 당뇨 관련 안과 캠프를 운영하며, 환자의 60% 가량인 치료비 지불 여력 없는 환자를 위해 무료 제공하고있다.




병원의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디자인 씽킹의 특징이 발견되었다. 우선 두 가지 제약이 있었다.


첫째, 주 고객층이 가난하고 병원에서 멀리 있으며 둘째, 병원 재정이 비싼 치료를 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서양에서 만든 렌즈 한 세트를 구입하려면 200달러가 드는데, 이 방법으로는 병원이 도울수 있는 환자 수가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납품업체들에게 기존 방법의 수정을 설득하는 대신 직접 해결책을 마련했는데, 바로 병원 한 곳의 지하에 자체공장을 세우는 것이다. 렌즈의 생산과정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술 적용시, 렌즈 한 세트 당 $4달러에 생산 가능함을 발견했다.


나는 아라빈드의 혁신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가난과 무지 그리고 치료를 기다리는 엄청난 숫자의 니즈 등 매우 해결하기 어려운 제약과 어려움 속에서도 병원은 복잡한 사회 의학적 문제를 상대로 체계적인 시스템적 솔루션 구축에 성공했다.


다시 등잔 밑으로.


디자인 씽킹은 제품의 외양이나 모양 등에 갇힌 디자인의 개념을 초월한 혁신에 필요한 개념이다. 그러나, 외형이나 겉모양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잡지가 멋진 신제품 사진들로 가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름다운 제품은 소비자의 감정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나아가, 하나의 위대한 디자인은 소비자의 요구(needs)와 욕망(desire)을 모두 만족시킨다.


제품이나 이미지에 대한 감성적인 교감이 처음부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 출시된 첫 제품은 아니지만 기능성과 감성, 이 두 가지 모두 우리를 만족시켜 성공한 제품은 많다.


제품 본연의 임무를 잘 수행하면서 고객이 사랑하는 제품...아이팟이 최초의 MP3 기기는 아니지만, 즐거움을 주는 MP3는 아이팟이 처음이다. 할인마트 타겟(Target)의 제품들은 디자인을 통한 감성과 가격을 통한 실용성, 두 가지로 어필한다.


미래에는 이런 생각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Daniel Pink의 책 'A While New Mind'에서 말한 것처럼, “수백만의 물질적 니즈를 충족시킨 풍요로움은 이제, 아름다움과 감성, 의미 등을 더욱 중요하게 하고 있다." 기본적 니즈가 충족될수록 우리는 감성의 만족과 의미, 세련된 경험을 더 원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단순한 제품에서 얻지는 못할 것이다. 제품, 서비스, 공간, 정보가 함께 더해져야만 가능하다. 교육의 방식, 오락의 (entertained) 방식, 건강관리의 방식, 공유와 소통의 방식 등 말이다. 디자인 씽킹은 사람들이 원하는 경험을 멋진 형태로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런 경험을 미리 상상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소비자 경험을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experiential innovation)혁신을 이룬 금융 서비스 회사가 있다. 2005년 Bank of America(BOA)는 ‘거스름돈 보관’(keep the change) 이라는 새로운 저축 계좌를 출시했다.


우리가 물건을 현금으로 살 때 현금 지불 후 받은 거스름 돈을 저금통에 넣고 나중에 저금통이 가득 차면 동전을 은행에 저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습관은 꽤 간편하고 자연스럽다.


BOA는 이 습관을 이용한 현금카드 계좌를 출시, 이 카드로 물건 구매 시 전체 금액 중 달러 이하 금액을 반올림해서 달러 단위로 딱 떨어지게 결제하고 잔액은 계좌에 저축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쉽고 간편하게 저축해두려는 본능적 욕구에 기반한 이 혁신은 성공했다. 사람들이 이미 하고 있는 익숙한 행동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BOA는 첫 3개월간의 저축액이 잔여연간 총 저축가능액의 5%가 되도록 한도를 정하여(연 최대 저축액 $250달러)고객을 유치했다.


하지만 이것의 핵심은 ‘감성’을 이용한 점이었다.


별다른 노력 없이 저축하면서도 액수가 증가하면서 고객은 만족을 느낀 것이다. 해당 상품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아 고객은 250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70만 개의 당좌계좌와 100만 개의 저축계좌가 새로 생겼다.


현재 이 상품의 가입자 수는 500만, 예치금은 5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Keep the Change 캠페인은 디자인 씽킹의 인간 행동 특성 발견과, 그것을 고객 혜택과 사업 가치 창출로 전환하는 사례를 잘 보여준다.



디자인 씽킹, 혁신에 적용하기


처음부터 시작하기


어떠한 방향도 정해지기 전, 혁신 프로세스의 시작 시점부터 디자인 씽킹 전문가를 참여시켜야 한다.


디자인 씽킹은 더 빨리, 더 많은 아이디어를 발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소통을 강조하는 공간을 디자인 씽킹으로 창조하려고 하는데 이미 대략적인 배치가 정해지고 가구를 주문했다면,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결과가 올 수 밖에 없다.


비즈니스와 프로세스의 맨 처음 단계부터 디자인 씽킹을 적용해야 한다.


사람 중심 접근


좋은 혁신은 비즈니스와 기술에 대해서만이 아닌 인간 행동, 니즈, 선호 등을 입체적으로 함께 생각해야 한다. 사람 중심 디자인 씽킹은 (특히 직접적 관찰 바탕의) 예상못한 통찰을 얻는 기회가 되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더욱 정확히 반영하는 혁신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빨리 그리고 자주


신속한 실험과 프로토타입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프로젝트의 첫 주 내에 프로토타입을 만들도록 구성원을 자극해야 한다.


첫 원형을 개발하기까지의 평균 시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첫 시제품까지 평균 소요시간, 시제품을 접한 고객 수 등의 진행 사항에 대해 수치로 측정해야 한다.


외부 도움 요청하기


고객 및 소비자와 함께 창조하는 기회를 찾아서 혁신 생태계를 넓히고, 온라인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혁신 조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크고 작은 프로젝트의 동시다발적 진행


단기간 소요되는 점진적 발전 아이디어부터 장기간의 고혁신적 아이디어까지 확장하여 혁신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한다. 점진적 혁신의 독려와 재원의 조달은 각 부서단위에서 가능하지만, 혁명적 혁신은 최고위에게 솔선수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혁신의 속도에 맞는 예산 집행


디자인 씽킹은 바로 시작할 수 있지만, 시장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성가신 예산 집행 사이클 때문에 혁신의 속도가 제약받아서는 안된다.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혁신이 제공할 기회가 얼마나 큰지 인지한 상황이라면 기존의 예산 집행 방법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혁신의 기회가 매우 크고 프로젝트 진행이 꽤 진척되었는데, 여전히 보수적 예산 집행으로 적재적소 적시에 투자 집행이 어렵다면 경쟁자와 트렌드 등에 의해 기회를 날려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인재 발굴


경영과 디자인, 공학과 예술, 심리와 통계 등 다면적인 지식을 갖춘 인재를 찾는 것이 디자인 씽킹을 통한 혁신에 가장 효과적이다.


전통적 디자인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생각한 것과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디자인 씽킹의 역할이 충분히 기대되는 자질을 가진 인력을 교육, 디자인 씽커로 거듭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체 주기를 고려한 디자인


일정 기간(예, 12개월 또는 18개월) 단위로 담당 직책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실행 까지 오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디자인 씽커가 처음부터 끝까지 영감, 아이디어, 실행의 모든 단계에 참여 가능하도록 처음부터 업무 할당에 대해 계획해야 한다. 모든 사이클에 참여한 담당자는 더 나은 판단이 가능해지고 장기적으로 회사에 이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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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은,

미국의 이노베이션 황금기, 즉 새로운 아이디어가 우리 삶의 모든 면을 변화시킨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지금, 변화의 필요성(need for transformation)은 유래 없이 어느 때보다 크다. 비싸거나 이용할 수 없는 헬스 케어, 하루 몇 달러로 연명하는 수십억의 사람들, 지구가 제공 가능한 수준을 넘는 과도한 에너지 사용, 실패 학생을 양산하는 교육 체계, 신기술의 등장과 인구 통계적 변화로 시장을 잠식당하는 기업 등...


혁신을 통해서만 해결 가능한 문제들이 목격되고 있고, 이런 문제의 핵심에는 사람이 있다. 최선의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찾으려면, 창의적이고 반복적이며 실용적인 사람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


디자인 씽킹은 혁신에 거의 유일한 접근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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